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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암한의원 김이곤 원장 |
한약을 먹으면 새치나 흰머리가 난다는 속설이 있다.
이는 원래 한약을 먹을 때 흰무(생무)를 먹으면 머리가 하얗게 된다는 원래의 속설이 와전된 것이다.
더 엄밀히 얘기하자면 한약 중에도 숙지황이라는 약재가 있는데 이 숙지황이 들어간 한약을 복용할 때 생무를 먹으면 흰머리가 난다는 속설이다.
숙지황이라는 약재는 치료약으로는 물론이고 보약으로도 감초만큼이나 많이 활용되는 약재인데 "부족한 혈을 크게 보하고 수염과 머리털을 검게 하며, 골수를 보충해 주고 살찌게하며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허손증(虛損證)을 보하고 혈맥을 통하게 하며 기운을 더 나게 하고 귀와 눈을 밝게 한다"고 옛 의서에는 기록하고 있다.
숙지황은 흰머리도 검게 할 정도로 우리 몸의 부족한 영양분을 보강해 허약해진 상태를 개선한다고 이해 할 수 있다.
실제 숙지황이라는 약재는 지황이라는 약재를 9증 9포(아홉번 찌고 말려)해 매우 검은 색을 띄고 있다.
무는 그 종자를 나복자라고 해 한약재로 쓰이는데, 우리 몸의 소화 작용을 돕고 소염, 진통의 효과가 있어 상복부나 흉부에 맺힌 담이나 식체 기운을 소통하는데 많이 쓰이는 약재이다.
동의보감에는 약을 먹을 때 꺼려야 하는 음식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지황이나 하수오를 먹을 때 무를 먹으면 혈이 줄어들고, 수염과 머리털이 일찍 희어진다…"라고 기록돼 있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까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어떠한 근거나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다.
따라서 한약을 복용할 때 무에 대한 알러지나 특이 체질이 아닌 이상 생무를 먹는 것은 흰머리 나는 것과 전혀 상관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약효를 감소시키는 것도 아니다.
수백 년 전 그 당시의 의학적 이론에 의하면 숙지황은 음정을 보하는 음중(陰中)의 음(陰)에 해당되는 약재이고 무는 양중(陽中)의 양(陽)적인 작용을 하는 약재로 음적인 약재와 양적인 약재가 서로의 기운이 상쇄돼 약효가 줄어들 것을 이에 과장되게 표현한 것이 아닌가 추정되고 있다.
이는 그 당시의 의학 이론이나 학문의 수준에 의해 기인된 것으로 현대 한의학에는 맞지 않는 내용이다.
현대 한의학은 한의학 육성법에 따라 우리 민족과 인류를 수천년간 지켜온 의학을 과학적으로 더욱 연구 발전시키고 근거가 없거나 현대에 맞지 않는 내용을 폐기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인류의 건강과 생명활동에 기여하고 있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18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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