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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03/14  창원일보
[이노태 칼럼]
공무원과 친절

함양군청 문화시설사업소장
같이 근무하던 한 선배 공무원이 퇴직을 앞두고 하시던 말이 생각난다.
 

자기가 처음 공무원을 시작할 때부터 주민들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고, 40여 년 가까운 세월을 근무하고 퇴직을 하려는데, 어이없 게 그때까지도 공무원은 친절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허탈해 하셨다. 공직사회에 대한 끊임없는 자성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10여 년 전 이야기다.
 

과연 무엇 때문에 수십 년 근무해온 선배 공무원들이 퇴직할 때까지 불친절을 해결하지 못했던 것일까. 그리고 남아 있는 우리 후배 공무원 들은 왜 똑같은 입장에 있는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생활 속에서 행정수요도 그만큼 복잡 다양해지는데 비해, 뒤늦게 결정된 정책을 실행하는 관료조직은 순발력이 떨어지기 쉬운 구조를 보이고 있는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공무원은 글자 그대로 공적인 일을 수행하고 그 대가를 국가로부터 받으면서 국민에 대한 무한봉사를 요구받고 있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제3의 물결`의 저자로, 잘 알려진 엘빈 토플러는 `부의미래`에서 "시간은 빠르게 변해 가는데, 속도가 다름으로 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기업이나 시민들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교육체계와 관료조직, 정치조직은 그 어느 곳보다 더디게 변화한다"고 했다.
 

물론 그의 글이 미국 사회를 예로 들었지만, 우리의 경우에 도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공공기관을 찾는 사람은 간단한 서류 발급에서부터 복잡한 허가신청 등 무엇인가 해결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손쉽게 단순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 하면, 복잡해서 많은 절차와 시간이 필요한 일도 있다.
 

공 무원의 입장에서 보면 방문하는 사람을 웃으면서 맞이하고, 차를 대접하기도 하며, 전화를 받거나 걸 때는 신분을 밝히고 공손하게 응대하면 친절하게 일처리를 한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미안한 일이지만 가끔은 민원인의 불편을 담보로 공무원은 업무능력을 키워나가기도 한다.
 

행정업무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환경 속에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사항을 완벽하게 준비하거나 해결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데는 시간과 함께 비용이 따르기 때문에, 일반 행정조직은 물론 모든 공공기관의 조직이 사회의 변화에 따른 대응책을 결정하고 나면, 또다시 새로운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한 발자국 뒤를 쫓아가는 모습이 어쩌면 구조적인 한계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발생하는 주민 요구에 대해 해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이유는 일선 공무원인 기초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힘이 상상 이상으로 크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정책을 집행하고, 그에 필요한 예산집행권을 가지고 있다 보니, 담당자의 판단이나 접근 방법에 따라 결과는 엄청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은 친절의 대상이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처리하는 모든 과정에서 얼마나 주민과 소통하고 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공복으로서 철저하게 주민의 입장이 돼야 하는 이유다.
 

친절은 직원 상호 간에도 작동한다. 동료는 물론 상하 간에도 마찬가지이며, 업무처리 과정이든 사적인 내용이든 충실한 반응과 답변은, 직원 상호 간에 신뢰감을 형성하고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몇 년간 우리 군이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권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주민들은 앞서 이야 기 했던 우리 군 공무원들의 친절에 대한 것을 청렴도 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직생활을 수십 년 해오면서 해결하지 못한 불친절이라는 화두는 그 선배의 경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친절은 공무원의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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