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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10/09  창원일보
[이상호 칼럼]
가을이 가을처럼 보여서

`전략과 전술` 저자
가을이 가을처럼 보이는 것은 무더운 여름에는 느끼지 못했던 쌀쌀해지는 가을의 분위기로 인해 정(情)을 느끼고 한 해의 절반 이상이 지나가 자신을 뒤돌아보고 다른 계절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숙고(熟考)하기에 가을이 가을처럼 보이는 것 같다. 또 가을은 이유 없이 쓸쓸하고 고민(苦悶)하고 우울한 것은 가을이 가을처럼 보여서라기보다는 가을은 하루 해가 짧아 일조량이 줄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우리의 뇌에서 흐르는 호르몬과 각종 화학물질의 분비에 급격한 변화가 생겨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가을에는 햇빛이 쨍한 날 아름다운 가을하늘을 만끽(滿喫)하면서 햇빛 받는 시간을 늘리고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해서 우울함을 없애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을이 가을처럼 보이는 것은 산이나 공원, 도로의 가로수 가지마다 울긋불긋 한 물감이 널려있는 단풍은 한 폭의 자연의 그림을 연상(聯想)케 하고 가을바람에 여기저기 흩날리는 노란색과 빨간색의 낙엽은 가을의 깊은 정서(情緖)를 자아내게 해준다. 또 파란 물을 머금은 가을하늘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해 하늘은 높고 푸르러 투명한 가을 하늘만 바라봐도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좋고 가을 하늘을 향해 해맑게 핀 코스모스는 하늘하늘한 자태로 수수하고 소박(素朴)한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꽃잎을 세어보면 8장이지만 가운데 노란 부분도 꽃잎으로 해바라기와 같은 꽃잎 구조로 이뤄져 있어 원형 부분을 통상화라 하고 둘레의 꽃잎을 설상화라 한다. 꽃의 색은 흰색과 분홍색이 주를 이루지만 홍색, 봉숭아색, 노란색 등 특이한 색깔들도 있어 필자는 흰색 코스모스를 좋아한다. 이처럼 푸른 가을 하늘에 실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코스모스를 바라보고 있으면 문득 그리움도 생각나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는 것은 가을이 가을처럼 보여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러면 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두 편의 한시(漢詩)를 감상해 보자. 먼저 주희(朱熹)의 유명한 권학시(勸學詩)로 원제는 우연히 이뤄지다 즉, 우성(偶成)이다.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노학난성)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一村光陰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 짧은 시간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未覺池塘春草夢(미각지당춘초몽) 아직 연못가의 봄풀의 의미도 깨닫지 못했는데 階前梧葉已秋聲(계전오엽이추성) 앞뜰의 오동나무는 벌써 가을 소리를 내며 지고 있구나. 이 말은 젊어서 학문을 소홀히 하면 나이가 들어서는 학문을 이루기가 쉽지 않으니 시간을 아껴서 열심히 학문에 정진(精進)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세월이라는 것은 쏜살같이 지나가기에 봄풀이 돋아나는 것도 아닌 봄이 왔다는 것을 알리기도 전에 가을이 와 있다는 비유의 말로 시간은 흘러가 버리면 다시는 붙잡을 수 없는 것이다.


인생이란 시간은 우리들에게 주어진 단 한 번뿐인 귀한 시간이다. 더구나 젊은 시절은 인생의 황금기로 세월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아직 젊다고 살아갈 시간이 많다고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을 다하며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사과 농사를 짓는 사람은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쓸모없는 잔가지를 잘라내듯이 우리의 인생도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쓸모없는 시간을 잘라내어 시간을 낭비(浪費)하지 말고 알차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만 한다.


그리고 정도전(鄭道傳)이 지은 가을풍경으로 한 만산홍엽(滿山紅葉)이 만건곤(滿乾坤 하늘과 땅에 가득하다) 하는 한시가 있다. 정도전은 조선 개국의 핵심 주역이며 역사의 파란만장한 물결을 만들었던 인물로 고려 말기의 사회 모순을 해결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신흥 군부세력의 이성계를 옹립해 새 왕조의 개창을 주도했고 각종 제도의 개혁과 정비를 통해 조선왕조 500년의 기틀을 마련한 위인이다. 그는 백성을 위하고(爲民) 사랑하고(愛民) 존중하고(重民) 보호하고(護民) 기르고(牧民) 편안하게(安民) 하고 군주보다는 국가를 국가보다는 백성을 우위(優位)에 두고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가이고 시인이며 외교관, 유학교육자이다.


그러면 정도전의 한시 訪金居士野居(방김거사야거)를 보자. 秋雲漠漠四山空(추운막막사산공) 가을 그늘도 떠가고 사방의 산이 비었는데 落葉無聲滿地紅(낙엽무성만지홍) 낙엽은 소리 없이 떨어져 온 땅이 붉은 색으로 가득 찼구나 立馬溪橋問歸路(입마계교문귀로) 계곡 다리위에 말을 세우고 돌아갈 길을 물으니 不知身在畵圖中(부지신재화도중)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자신이 그림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을 알지 못했도다. 이 말은 단풍이 떨어진 늦가을 산속 경치를 읊은 시로 아름다운 자연의 경치(景致)와 하나가 된 시인의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가을은 온 산하에 수많은 활엽수와 단풍나무들이 곱게 물들어서 우리를 일깨고 가르쳐서 깨닫게 한다. 단풍 한 잎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내면(內面)을 돌아보고 미래도 좀더 멀리 내다보며 여름 때 읽지 못한 책도 읽어보고 사랑을 못해 봤다면 좋은 인연(因緣)을 만나 사랑도 해보는 가을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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