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l  로그인  l  회원가입  l  아이디/비밀번호찾기  l  즐겨찾기  l  시작페이지    l  2020.11.24 (화)
글씨크기 크게  글씨크기 작게  기사 메일전송  기사 출력  기사스크랩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http://www.changwonilbo.com/news/238242
발행일: 2020/10/25  창원일보
[우외호 칼럼]
삶의 일부가 된 탁구 이야기

논설위원
이른 아침 창에 비치는 고운 햇살을 바라보며 시작한 탁구, 어느새 빼놓을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됐다.
 

필자는 학창시절 똑딱 볼의 추억으로 탁구장을 찾게 됐다. 탁구가 그리 쉽게 마스터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됐지만 즐기는 탁구를 하겠다고 한 후 평정심을 찾았다.
 

그렇다, 우리들은 탁꾼이 돼 그렇게 목매듯 탁구장에 출근해 애써도 쉽게 일취월장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고수의 값어치도, 그렇게 도도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꿈같은 일이겠지만 40대를 넘겨 탁구를 처음 시작하면서 1년 만에 3.4부급 기량을 갖춘 사람도 보았다. 이러한 사람은 쉽게 즐기는 탁구로 넘어가면서 탁구와 적정거리를 유지하며 삶의 균형을 잡고 있었다. 그렇다고  탁구가 그리 만만한 게 아니다. 될 듯 말 듯 하면서 은근슬쩍 애를 태우고, 욕심처럼 실력이 향상되지 않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한다. 즐기는 탁구를 하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1년은 아니어도 1년 여 만에 상당한 기량을 갖추는 것이 불가능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그것은 몇 가지 조견을 갖추어진 경우이다.
 

첫째 젊은 나이에 레슨을 제대로 된 선생에게서 성실하고 체계적으로 받는 경우이다. 중년의 나이에 탁구를  시작하는 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기간에 기량을 키울 수 있다.
 

둘째 아주 좋은 신체조건과 운동신경이 있거나, 탁구에 도움 될 타 종목에 다년간 다져진 경우이다. 실제로 필자가 아는 탁꾼 몇은 짧은 기간에 뛰어난 기량을 갖추었다. 필자는 2년 여 전 창녕 남지 탁구장에서 처음 입문한 30대의 청년과 접하게 됐다. 초보자를 겨우 벗어난 필자와 그는 함께 탁구를 즐기면서 종종 게임도 했다. 그러던 중 최근에 그 젊은이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4부를 능가하는 기량을 갖춘 것을 보고 놀랐다.
 

셋째 많은 이들이 절감하는 소위 선수 물을 먹은 메니아들이다. 이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중년의 나이에 시작한 초보자가 탁구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까지는 사다리 없이 지붕을 오르는 것보다 더 어렵다.  
 

넷째 탁구에 미쳐야 한다. 미치지 않고 이룰 일은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탁구가 아니면 죽는다는 각오로 하루도 빠짐없이 탁구에 매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바람에 나부끼는 구름을 맨손으로 잡으려는 어리석음이다.  
 

젊은 고수들에게 눈치 아닌 눈치를 보면서, 탁구를 배우는 이들은 그래도 행복하다. 때론 부탁조차 어려워 주눅이 들어 그저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볼 때, 과거 도움을 주었던 고수들을 불러 식사를 하곤 한다. 필자는 처음 대하는 고수에게 다가가 그저 한 게임하자고 제의 하는데 고수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지만, 아마도 뜨거운 감자로 여겨졌을 것이다.
 

필자는 몇 달 전 창원 엘리트 탁구장(관장 김대훈)에 방문한 적이 있다. 거기서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낯선 풍경을 보고 아예 등록 하고 기초부터 배우는 중이다. 그렇다면 그 낯선 풍경이 무엇일까. 고수 하수 할 것 없이 먼저 등록한 선배들의 품격과 됨됨이가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예쁘게 꾸며진 백 여 평의 구장은 언제나 활기차다. 구장에 들어서면서 기러기 날갯짓하듯 경쾌하게 인사하는 이, 먹 거리를 나누고자 한 아름 챙겨오는 이, 뛰어난 기량과 주단처럼 고운 미모를 갖추고도, 겸손의 미덕을 잃지 않으려는 이, 한 수를 전수하고도 오히려 고맙다 인사하는 이, 혼자 들어오면 먼저 다가가 반갑다며 손을 내미는 이, 게임이 시작되면 어느새 스코아판을 넘기며 웃음을 나누는 이, 레슨 후 휴식을 즐기는 이에게 음료를 건네는 이, 경기 중 실수를 해도 잘했다며 다독이는 이, 하수의 어려운 부탁이 있기 전 다가와 쳐주고 잘 한다며 칭찬해 주는 이, 시합을 하면서도 한 점에 집착하지 않고 양보하는 이, 늘 긍정과 축복의 말을 전하는 구장의 분위기는 관장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지도력 때문으로  필자의 마음을 끌었던  것이다.
 

필자는 탁구 경력은 짧지만 꼴 볼견도 많았다. 탁구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에게 조차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들어 필요이상 높여 대해주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너무 저 자세로 다가서는 것도 문제이다.
 

탁구는 우리에게 건강을 증진시키고,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넓혀주는 공감과 소통의 공간이다. 사업 확장을 위한 터전도 아니고, 자신의 명성을 넓혀주기 위한 들러리 서는 곳도 아니고, 부와 명예를 자랑하는 곳도 아니다. 때로는 무척이나 겸양해 자신을 낮추고, 탁구에 집중하는 초보자를 보게 된다.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함께 어울려 친숙해 진 뒤에 조금 위화감을 느낄만한 위치의 명사임을 알게 되면서 놀란 경우도 있다.
 

고수와 하수는 상대적인 구분일 뿐이다. 그렇다면 항상 바르고 겸손하게 먼저 다가가는 이에겐 모든 이가 선생이요, 가르침을 줄 것이다. 먼저 정을 베풀고자 애쓰는 이에겐 무보수 선생님이 줄을 서게 된다. 사람됨이가 탁구증진에 가장 귀한 요소이다. 나보다 틱이 약한 자에게 도움을 주고, 나보다 기량이 나은 후배를 존중하고 배우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독자의견쓰기
* 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 등 목적에 맞지않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등록된 글은 수정할 수 없으며 삭제만 가능합니다.
제    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스팸방지            스팸글방지를 위해 빨간색 글자만 입력하세요!
    
합천관광
산청군
김해착한소비
선관위 정치후원금
bnk경남은행
 기획·특집
 경제·IT
 창간 10주년 특집
 
  l   회사소개   l   광고안내   l   구독신청   l   기사제보   l   개인정보보호정책   l   웹하드   l   메일   l  
Copyright (c) 창원일보(주) All rights reserved. 경남 창원시 성산구 비음로 3-7 1층
대표전화 055-212-0001 Fax: 055-266-0002 E-mail: 2120001@changwonilbo.com
기사 등 모든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제/복사/배포를 금합니다.
Powered by Newsbuil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