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l  로그인  l  회원가입  l  아이디/비밀번호찾기  l  즐겨찾기  l  시작페이지    l  2021.4.19 (월)
글씨크기 크게  글씨크기 작게  기사 메일전송  기사 출력  기사스크랩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http://www.changwonilbo.com/news/246335
발행일: 2021/03/08  창원일보
[김종호 칼럼]
옳음을 버리는 지혜

기쁜소식마산교회 목사
솔로몬 재판은 성경의 유명한 이야기 중의 하나이다. 솔로몬 왕 앞에 나온 두 여인은 한 집에 살면서 삼일 간격으로 각각 아들을 낳았는데 한 여자가 밤중에 자면서 자신의 아기를 깔아 누워 자는 바람에 그 아기가 죽고 말았다. 그러자 그 여자는 자신의 죽은 아기와 다른 여자의 아기를 몰래 바꿔치기 했다.
 

이 일로 두 여자는 솔로몬에게 재판을 받으러 온 것이다. 솔로몬 왕은 "서로 살아 있는 아기가 자기 아기라고 하는구나. 그러면 할 수 없지. 여봐라 칼을 가져오너라. 이제 아기를 둘로 나눠 여자들에게 각각 나눠 줘라"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 여자가 "내 아기도, 저 여자 아기도 되게 하지말고 공평하게 나눠 주세요" 그러자 다른 한 여자는 "안 됩니다! 왕이시여, 아기를 저 여자에게 주십시오. 저 여자가 진짜 엄마입니다. 제발 아기를 죽이지만 말아 주세요"라고 다급하게 외쳤다.
 

아기의 진짜 엄마는 아기가 죽게 되자, 자기가 진짜 엄마라고 주장했던 자신의 옳음을 내려놓았다. 그것을 본 솔로몬 왕이 말했다.

"살아있는 아기를 죽이지 말고 저 여자에게 줘라. 저 여자가 진짜 엄마이니라"
 

그렇게 솔로몬 왕은 두 여자의 마음속 깊이에 있는 모성애를 끄집에내는 지혜가 있었다.
 

수 년 전 자신이 옳다고만 주장하다가 결국 목숨까지 잃은 한 사람이 있었다.
 

안산에 살던 강 씨는 친구와 술을 마신 후 택시를 탔다. 술에 너무 취해서 택시 기사에게 목적지를 이야기하고 미리 만원짜리 한 장을 내줬다. 그리고 뒷좌석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한참 지난 뒤에 택시 기사가 강 씨를 깨웠다. "다 왔습니다" 강 씨가 택시에서 내리려고 하자 택시 기사가 이야기했다. "택시비를 주셔야죠" "아니, 내가 줬잖아요" 강 씨와 택시 기사는 서로 싸우다가 파출소로 갔다. 술에 취해 화를 내고 있는 강 씨와 차분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택시기사.
 

경찰들은 강 씨에게 술주정 부리지 말고 택시비를 내라고 말했다. 화가 난 강 씨는 너무도 답답하고 분통이 터져 책상을 발로 차고 전화기를 부수었다.
 

그래서 구류를 살게 된 강 씨는 너무 분해서 휘발유를 한 통 사서 파출소를 찾아갔다.
 

"파출소장 나와! 잘못했다고 사과해!"
 

파출소에선 그런 사람이 워낙 많으니까 그러려니 하고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사과 안 해? 휘발유 뒤집어쓴다!" 강 씨는 휘발유를 뒤집어썼고 라이터를 들고 또 다시 소리쳤다.
 

"소장 나와서 사과 안 해? 불 지른다!" 결국 강 씨는 라이터를 켰고 온몸에 불이 붙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옷을 벗어서 불을 껐지만 전신에 화상을 입고 입원을 해야 했다.
 

사람들은 강 씨를 찾아가 편을 들었다.
 

"당신이 진짜 불을 지른 것을 보니까 택시비 낸 건 사실입니다. 그 운전기사도 나쁜 사람이고 그 파출소 경찰들도 벌 받아야 합니다" 강 씨는 다 죽어가고 있으면서도 "택시비 냈단 말이야"라고 하면서 의기양양했다.
 

그 소식을 들은 한 분이 찾아가 "당신은 참 악한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강 씨는 "난 택시비 냈단 말이야! 나가! 나가!" "여기 있으라고 해도 썩은 냄새가 나서 있기 싫어요. 안그래도 나갈거예요. 그러나 한마디 하겠습니다. 세상에는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참 많은데, 억울하다고 모든 사람이 당신처럼 휘발유 뒤집어쓰진 않아요. 당신은 택시비 만원 낸 거 하나 인정받으려고 휘발유를 뒤집어쓰고 불을 질렀지만 당신 때문에 슬퍼하는 아내와 고통을 당하는 자식을 좀 봐요. 아내와 자식, 그리고 당신 부모에게 얼마나 큰 죄를 지었는지 알아요? 당신은 당신 밖에 모르는 사람이에요"
 

결국 강 씨는 며칠 뒤 죽음을 맞았고 그 뒤, 남겨진 그의 가족들은 큰 고통과 슬픔으로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채, 불행한 인생을 살아가야만 했다.
 

위의 두 이야기를 보면 둘 다 옳음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차이점이 있다. 택시비의 주인공 강 씨는 자신의 옳음을 끝까지 주장하다 목숨까지 잃어버리게 되지만, 솔로몬 재판에서의 여인은 자신의 옳음을 내려놓고 자신이 틀린자가 됐을 때 아이를 되찾게 됐다. 만약 끝까지 자신의 옳음을 주장했다면 죽은 아이의 반을 가지게 됐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믿는 마음이 크고, 치밀하게 사고하지 못하기에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여길 때가 많다. 옳음에는 이처럼 항상 양면성이 있기에 아무리 옳은 것일지라도 다른 면에서는 얼마든지 잘못되고 틀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옳음을 끝까지 주장하다가 생명까지 잃은 안산의 강 씨처럼, 그 옳음이 사람을 얼마나 미련하고 어리석게 만드는지 모른다.
 

사람들과의 모든 관계에서 틀린자가 되는 마음의 여유는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일까?
 

그 마음의 여유는 내가 옳지 않은 자인 것을 아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지혜에서 오는 것 같다. 우리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옳음을 버리고 틀린 자가 돼보자. 그러면 많은 것을 얻고, 더욱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독자의견쓰기
* 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 등 목적에 맞지않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등록된 글은 수정할 수 없으며 삭제만 가능합니다.
제    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스팸방지            스팸글방지를 위해 빨간색 글자만 입력하세요!
    
  l   회사소개   l   광고안내   l   구독신청   l   기사제보   l   개인정보보호정책   l   웹하드   l   메일   l  
Copyright (c) 창원일보(주) All rights reserved. 경남 창원시 성산구 비음로 3-7 1층
대표전화 055-212-0001 Fax: 055-266-0002 E-mail: 2120001@changwonilbo.com
기사 등 모든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제/복사/배포를 금합니다.
Powered by Newsbuil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