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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중앙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장 |
일본 정부가 4월 13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능 오염수를 2023년부터 약 30년에 걸쳐 해양 방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결정하여,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가의 뜨거운 감자로 연일 언론에 토픽 뉴스로 부각되고, 일본 해양에서 생산되는 어패류를 수입하는 한국의 경우도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직후 한 차례 방류한 이후 10년간 누적된 오염수(contaminated water)를 더 이상 저장할 공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언론에 보도된 상황을 요약하면,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오염수 총저장량은 137만톤이며 현재 저장용량 125만 844톤으로 91% 포화상태에 도달하였고, 오염수 발생량은 냉각수와 빗물, 지하수 등의 유입으로 일일 최대 180톤씩 발생하여 방류를 하지 않으면 2022년말 포화상태가 된다고 한다.
일본 후쿠시마에서 방류되는 오염수의 해류 이동과 흐름을 보면, 먼저 북태평양 해류를 타고서 미국 서해안 앞바다로 이동하여 일부는 캐나다와 알래스카 앞바다에서 소련 근해로 이동하는 오야시오 해류를 탈 수도 있고, 미국 앞바다에서 남하하여 캘리포니아 해류를 타고서 북적도 해류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일본과 한국으로 재진입하는 경로가 되며, 일부는 쿠로시오 해류로 일본 동해안으로 향하고 일부는 중국 앞바다 황해난류로 유입되거나, 대마난류와 동한난류에 의해서 한국의 동해안으로 흘러 든다고 한다.
독일 킬대학 헬름흘츠 해양연구소의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토대로 만든 시뮬레이션 보도자료에 따르면, 방류된 오염수가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러시아 쪽으로 이동 이후 북태평양 해류와 캘리포니아 해류를 타고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면서 태평양 전체로 퍼져가며, 태평양에 절반쯤 퍼졌을 때 한국에도 오염수가 유입될 수 있고, 연구소에 따르면 방류 후 약 7개월 만에 도달하며, 후쿠시마 오염수가 200일 안에 제주도에, 280일 이후에는 동해 앞바다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방사능 물질을 측정한 결과 4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고 한다.
오염수에는 삼중수소(트리튬), 세슘 134·세슘 137, 스트론튬 90 등의 방사성 핵종 물질이 포함돼있으며,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이 물질들을 처리하고, 처리수를 또 물로 희석해 바다로 내보낼 예정으로 구체적으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의 농도를 일본 규제 기준의 1/40, WHO(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식수 기준의 1/7까지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원전 오염수 안에 포함된 물질 중 가장 거론이 많이 되는 것은 '삼중수소'다.
삼중수소는 양자 1개, 전자 1개, 중성자 2개로 이뤄진 화학물질이며 반감기가 12.3년인데, 물과 화학적 성질이 같아 화학적으로 분리하기가 어렵고, 다핵종제거설비 처리를 거치더라도 삼중수소는 남는다. 또한 해양에 방사능 오염수를 방출한다면 인근 해역에 삼중수소가 존재하고, 어패류 등을 통한 먹거리 섭취 시 삼중수소가 인체에 축적되면 정상적인 수소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이후 베타선을 방사하면서 삼중수소가 헬륨으로 바뀌는 '핵종 전환'이 일어난다고 한다. DNA에서 핵종 전환이 발생하면 유전자가 변형되고 세포를 파괴해 각종 암을 유발하거나 생식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 무서운 원전 관련 방류수의 비가역과정 오염현상이고, 인간에게는 치명적인 재앙이 도사리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20년 10월 '2020년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위기의 현실'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삼중수소 말고도 오염수에 들어 있는 탄소-14, 스트론튬-90, 세슘, 플루토늄, 요오드와 같은 방사성 핵종이 더 위험하다"며 "이 핵종들은 바다에 수만 년간 축적돼 먹거리부터 인간 DNA까지 심각한 방사능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언론에서 보도되었다. 유엔해양법협약의 조항을 살펴보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가 일본 관할통제권을 넘어설 경우, 한국과 중국 등 잠재적 피해국과 사전 협의를 통해 예방 조치를 필수적으로 해야 하고, 직간접적인 피해 영향을 최소화하고 위험을 전이 시켜선 안 된다는 전제이다. 후쿠시마 고준위 오염수는 앞으로 수백년 동안 발생할 것이고, 이 오염수는 인접한 한국, 중국, 대만, 러시아 해역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도 일본 정부에 문제를 제기할 정당한 권리를 가진 국가로서 국제법상으로 오염수 문제를 공식화해야 하고 중국 등 주변 국가와 상호 강력한 협력 대응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1986년 4월 발생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관련 특히 사고가 가져온 피해규모에 대해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서로 다른 재앙이 보고되고 있다. 사고 직후부터 1~2주 동안은 방출량이 많고 가벼운 요오드-131에 의한 피폭이 지배적이었으며 이 때문에 약 5천 여명이 소아 갑상선암에 걸렸다는 분석이 나왔고, 원자로에서 수십㎞ 내에 있는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와의 국경 주변, 원자로에서 100㎞ 이상 떨어진 벨로루시, 러시아 등에서 세슘-137의 농도가 평방 ㎞당 1.5테라베 크렐에 달했다고 한다. 오스트리아, 스위스, 스칸디나비아 일부에서도 오염이 비교적 심했고,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등 원거리 지역은 거의 오염되지 않았다고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중심으로 구성된 UN 체르노빌포럼이 2006년 발표한 보고서는 체르노빌 사고의 방사능 유출로 인한 사망자가 4천여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만5천명, 많게는 3만명까지 보는 분석도 있다고 한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가져올 재앙을 지금 세대, 다음 세대까지도 피해가 크게 우려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49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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