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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전문기자 |
인도네시아는 다도 국가이다. 크게는 수마트라, 보르네오, 자와 섬이고 여기에 추가로 큰 섬은 술라웨시와 이리안자야 등이 있다. 수마트라 전역과 자와 섬 전역은 인도네시아 영토이고 보르네오는 섬은 영토 윗부분은 말레이사아 영토이고 아래 부분이 인도네시아 영토로 세계에서 14번째, 아시아에서 중국-인도-카자흐스탄-사우디아리비아에 이어 5번째로 영토가 넓다. 정치적으로는 대통령제 민주공화국으로 인구 14억 6,386만 5,525명의 인도와 3억 4,203만 4,432명의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의 민주주의 국가다.
경제적으로는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명목 GDP 1조 달러 이상으로 현재 세계 14위이며 GDP는 세계 7위이고 아시아에서 중국-인도-일본-한국 다음가는 5위의 내수시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1인당 GDP는 5,000달러 정도에 불과해 동남아시아 내에서도 중위권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럼에도 동남아시아 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구, 영토, 경제 규모 그리고 막대한 천연자원에서 나오는 국력을 바탕으로 권역 내 지역 강국으로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아세안의 주도국이자 동남아시아 유일의 G20 회원국이다.
그런데 이런 나라가 최근에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국회의원들의 특혜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시작된 시위는 이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었고 안타깝게도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인도네시아 하원 의원 580여명은 2024년 9월부터 매달 5000만 루피아(약 430만원)의 주택수당을 포함해 1억 루피아(약 855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아왔다. 이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숫자로 더욱 명확해진다.
인도네시아의 월평균 급여는 307만 루피아(한화 약 28만원)인데 국회의원들이 받는 주택 수당만으로도 일반 국민 월급의 15배가 넘는 금액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5,000만 루피아는 인도네시아 빈곤 지역 월 최저임금의 약 20배에 달한다는 점이다.
시위는 8월 25일 자카르타에서 시작되어 수라바야, 욕야카르타, 반둥, 파푸아 등 전국 주요 도시로 빠르게 확산 되었다. 시위대들은 경찰청 기동대 본부로 행진하여 건물 진입을 시도했고 경찰과 격렬한 충돌을 벌였다.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이다. 지난 8월 28일 오후 자카르타에서 오토바이 택시기사(아판 쿠르니아완. 21세)가 경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으며 동 사건으로 인해 평화적으로 진행되던 시위가 폭력시위로 전환되었다. 해당 사망자는 시위 현장 근처에서 배달 업무를 수행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이후 오토바이 택시 운전자 협회와 다수 시민 단체들이 경찰의 책임을 요구하며 시위에 합류하였고 시위는 자카르타를 넘어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시위대는 버스 및 기차역 등에 불을 지르는 등 공공시설을 파손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지방 의회 건물이나 경찰서가 불에 타는 등 방화와 약탈이 발생했다. 특히 마카사르에서는 시위대의 방화로 지방의회 건물에 갇힌 3명이 사망하는 등 지금까지 최소 6~8명이 사망하고 46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으며 1,200명 이상이 체포되었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해지자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TV연설을 통해 시위를 촉발한 국회의원 고액 수당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군과 경찰에게 폭도와 약탈 범에 대한 강경 대응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전국적으로 확산된 시위의 불씨를 쉽게 잠재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시위로 인해 자카르타 시내는 극심한 교통정체가 발생했고 시위 현장 인근 쇼핑몰과 차이나타운 상점들이 영업을 중단하는 등 경제적 피해도 확산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무튼 이번 인도네시아 시위는 단순히 국회의원 수당 문제를 넘어서는 더 깊은 사회적 불만을 반영하고 있다. 평균 월급이 30~40만원인 나라에서 국회의원 수당을 월 420만원으로 하는 법이 통과된 것에 대한 분노는 그동안 쌓아온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경제적 불평 등에 대한 좌절감이 폭발한 결과이고 이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2022년 우리나라 비정규직의 월 평균(6~8월) 임금은 188만 1천원이다. 국회의원의 임금은 한 달에 1285만, 연봉이 1억 5,700만 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임금뿐 만 아니다. 지난해 국회의원이 받는 일반 수당은 월 707만9,900원으로 1만5,000원 가량 올랐다. 매달 의원들에게 지급되는 수당도 1인당 785만 7,090원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9,43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다 45평 사무실이 공짜로 주어지고 보좌관 7명 월급 5억원이 국민세금으로 지원된다. 여기에 더해 상여금으로 정근수당 707만 9,900원과 명절휴가비 849만 5,880원도 받는다. 일반수당과 같은 폭으로 인상된 정근수당은 1월과 7월에 각 50%씩 지급되며 20만 7,120원이 오른 명절휴가비는 설과 추석에 50%씩 지급하는 등 상상을 초월해 국회의원들의 특혜와 일반 국민들의 경제적 어려움 사이의 극심한 격차가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과연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런 상황이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은 정말 없는 것인지? 국민들의 삶은 점점 팍팍해지고 어려워지는데 정치인들만 배를 불리는 현실 어느 나라든 국민들이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격렬한 이번 사태는 우리의 내일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24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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