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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국 / 논설위원 / Saxophonist / 대구가톨릭대학교 창업경영학과 교수 / 교육부ㆍ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상 |
인생길은 하루하루가 소풍길처럼 설렌다. 밤의 야래향 향기와 종종 파크골프 후 즐기는 부추전과 장수(長壽)막걸리에 웃음 짓는 날도 있고, 갑작스러운 비바람에 발걸음이 무거워질 때도 있다. 황혼녘에 이르러 되돌아보니, 소풍 같은 날들의 장부에는 더하기와 빼기의 흔적이 가득하다. 기쁨은 더해지고, 슬픔은 덜어내며 걸어온 길이었다. 그러나 이 셈법은 단순한 수학이 아니라, 선택과 지혜가 얽힌 인생의 고백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덧셈에 열심이다. 더 많은 재산, 더 높은 지위, 더 화려한 이력…. 그러나 무조건적인 덧셈은 삶의 무게만 늘린다. 인맥을 무작정 넓히다 보면 피상적인 관계만 남고, 물건을 끝없이 모으다 보면 소유의 짐에 눌린다. 무엇을 더할지, 무엇을 덜어낼지를 구분하지 못한 채 끝없는 더하기만 좇는 순간, 우리는 삶의 주인이 아니라 소유의 종이 된다.
반대로 뺄셈은 흔히 상실로만 여겨지지만, 그 안에는 진정한 자유와 성숙이 숨어 있다. 불필요한 집착을 덜어낼 때 마음의 공간이 넓어지고, 관계 속에서 비교와 경쟁심을 뺄 때 따뜻한 인간미가 돌아온다. 미니멀리즘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철학이 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덧셈이 삶의 외형을 키운다면, 뺄셈은 내면의 깊이를 키운다.
되돌아보면 삶은 덧셈과 뺄셈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서로 나누며 함께했던 나눔의 미학이 있었고, 작은 희망이 자라 큰 기쁨으로 번져간 곱셈의 순간도 있었다. 덧셈과 뺄셈의 셈법에만 머물렀다면 놓쳤을 풍경들이, 나누고 곱하는 마음을 통해 더욱 풍성해졌다. 황혼녘에 다다른 필자의 고백이기도 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덧셈과 뺄셈, 그리고 나눔과 곱셈의 균형이다. 배움과 경험을 더해 가는 기쁨도 필요하지만,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용기도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나누는 손길이 곱해질 때, 삶은 비로소 따뜻해진다. 무엇을 가지느냐보다 무엇을 남기느냐가 인생의 진정한 성적표라는 사실, 그것이 매일의 소풍길에서 얻은 교훈이자 필자가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인생의 셈법이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2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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