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이 재정 적자 감축을 위해 긴축 정책을 내놓으면서 이에 대한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스페인과 덴마크에서는 8일 대규모 파업과 시위가 벌어졌으며, 독일에서도 정부 긴축안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시위를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스페인 공공부문 파업
스페인 공공부문 노동계는 8일 정부의 긴축 정책에 반발해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파업을 주도한 민주노총(CCOO), 노동총연맹(UGT) 등 양대 노동단체는 약 250만명의 공무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
2004년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의 사회당 정부가 출범한 이래 처음 단행된 이날 파업으로 공립학교와 공공병원이 상당수 문을 닫았고 초고속 열차 운행이 크게 지연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노동계는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75%가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반면 정부 측은 파업 참가율이 11%에 그쳤다고 전했다. 또한 전국의 교사 70%, 공공병원 근로자의 65%가 파업에 가세했다고 민주노총(CCOO)이 밝혔다. 양대 노조는 정부가 노동계의 반대를 무시하고 노동개혁안을 강행할 경우 대대적인 연대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파테로 총리는 지난달 공무원 임금 5% 삭감과 연금지급액 동결, 출산장려금 폐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50억유로 규모의 재정 긴축안을 확정한 바 있다.
◇덴마크에서는 수만명 시위
덴마크에서는 8일 중도우파 정부의 긴축 계획에 항의하는 시위가 코펜하겐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렸다. 경찰은 약 4만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밝혔으나 시위대 측은 8만명이라고 말했다.
노조 지도부는 연설에서 정부가 "가장 취약한 계층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오는 2013년까지 240억 크로네를 절감하기 위해 실업 수당 지급 기간을 2년으로 줄이고 가족 수당 상한선을 설정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긴축안을 지난달 발표했다.
◇독일 메르켈 총리 비판 직면
독일에서는 노조 뿐 아니라 산업계와 언론까지 가세해 2014년까지 860억 유로의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긴축안을 비판했다.
야당과 노동계 및 실업자 옹호 단체들은 실업수당과 육아휴가 수당이 이번 긴축안의 최대 타깃이 됐다며 빈곤층을 희생시켜 예산을 절감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노조연합 미하엘 조머 대표는 "수입을 넘어서는 생활을 한 것은 빈곤층이 아니라 부유층"이라며 노동계는 타격을 입는 다른 단체들과 뭉쳐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은행과 항공사들은 2012년부터 신설되는 은행세와 항공세를 비판하는 등 대기업들도 공세에 가담했다. 야당인 녹색당은 "예산 절감안에는 방향도 계획도 찾아볼 수 없다"며 정부가 정치적으로 파산했다고 비난했다.
◇유럽 국가들 간 긴장 고조
재정위기 정상화 방안을 놓고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헤르만 판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재무장관회의에서 각국이 의회에 예산안을 넘기기 전에 EU 집행위와 다른 회원국에 제출, 사전에 점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지만 영국은 즉각 이에 반대했다.
마크 호반 영국 재무장관은 EU 재무장관회의 둘째 날 성명을 통해 "예산은 먼저 의회에 제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7일로 예정됐던 독일 방문을 직전에 취소했는데, 이는 사르코지가 추진하는 `유럽 경제 정부`에 대한 이견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프랑스의 부양정책을 담당하는 파트릭 드베지앙 장관은 8일 긴축 계획이 성장을 막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프랑스에는 긴축계획이 필요 없다며 독일식 긴축조치에 대해 경고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 AFP.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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