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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
중앙아메리카 중부 태평양 연안에 있는 엘살바도르는 고대 원주민인 북서부의 산타아나 화산 분화 지역에 마야족, 중앙지역에 피필족, 동부지역에 렝카족들이 작은 부족국가를 이루며 사는데 북서부의 마야족들은 16세기(1501년~1600년) 초까지 옥수수를 기반으로 한 농업경제를 통해 여러 도시와 상형문자, 천문학, 수학, 조각, 의학 등 독자적으로 발전된 마야문명(유카탄 반도 일대)을 유지해온 반면에 마야 문명의 영향권에 닿지 않는 동남부 지역의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수렵과 채집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1519년~1521년에 스페인의 에르난 코르테스가 600명의 병사를 이끌고 멕시코의 아스텍 제국을 점령하고 뒤이어 중앙아메리카 지역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엘살바도르도 스페인에 식민 지배를 받는데 식민 지배기간 동안 이들 원주민과 아프리카에서 수입된 흑인노예들은 스페인의 엘리트 가문들에게 혹독한 노동을 당하며 경작한 농작물들도 빼앗겨 궁핍한 생활을 해온다.
그런데 이러한 궁핍한 생활이 끝이 보이질 않자 국부였던 호세 마티아스 델가도가 1811년 스페인의 착취에 저항해 농민과, 노예들을 동원해 반란을 일으키지만 곧바로 진압돼 실패로 끝나고 만다. 그러나 유럽은 이 당시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스페인과 포르투갈 침입으로 스페인 본국은 왕조의 분열이 일어나 왕이 없는 극도의 혼란에 빠져 아메리카 식민지에 대한 지배권 행사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러자 이를 틈탄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에콰도르 국가들이 하나 둘 스페인의 지배에서 벗어나고 엘살바도르 역시 1821년 스페인의 식민지에서 해방되고 잠시 동안 멕시코의 영토였다가 이후 1823년에 과테말라, 나카라과,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5개국과 함께 중앙아메리카 연방 공화국을 결성하기도 했으나 이념 갈등으로 해체되고 1841년 마침내 완전한 독립을 한다. 독립을 한 엘살바도르는 국토의 90% 이상이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비옥한 토지에 목화와 인디고(청색염료인 쪽의 색소) 등 농업에 주력해 경제적 자립을 이어오지만 1870년에 합성염료의 출현, 발달로 인디고 농장은 무너지고 그 자리에 커피농장이 대체돼 1927년까지 중남미일대 커피산업을 독점해 많은 이익을 내고 그 이익금의 기반으로 본격적인 공업화에 착수해 중미 최대의 신흥공업국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적 좌, 우 이념갈등과 독재, 쿠데타가 끊일 질 않아 국민들의 삶은 끝도 없이 피폐해진다. 1931년 중도좌파 성향의 아르투로 아라우호가 군사 쿠데타에 의해 무너지고 정권을 잡은 군부는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무고한 국민들을 인권탄압과 폭력, 살인을 저지르는가 하면 군부에 저항, 반란을 일으키는 사람들을(중미 사회당 창설자인 아루구스틴 파라분도 마르티와 반란에 참가한 3만 명) 모조리 사살해 버리고 나라를 자기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면서 이끌고 간다.
즉 1972년 당선된 대통령을 체포하고 파면시킨 다음 군부 스스로 내세운 후보자를 대통령으로 취임시키기도 하고 또한 암살대를 만들어 수많은 국민들을 고문, 유괴, 강간, 살인까지 자행한다.
그러자 이에 참다못한 야당들이 1980년에 반정부 게릴라 단체인 민족해방전선(FMLN)을 결성해 1만 2,000명의 무장병력을 이끌고 정부군을 상대로 총공세를 벌여 국가 전복(뒤집어엎다)을 시도하는데 이들 역시 지역 기반의 한계와 세력의 역부족으로 실패하고 만다. 하지만 1989년 크리스티아니가 대선에서 당선돼 대통령에 올라 그는 내전을 끝내기 위해 FMLN과 평화협상을 제기하고 이후 1992년 양자 협상체결로 정전이 발효돼 12년간의 내전은 막을 내리게 된다.
이후 여러 정권을 거쳐 2019년 대선에서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된 나입 부켈레(81년생)가 집권하면서 그는 의회에 비트코인을 자국 정식 화폐로 사용할 것을 건의하고 승인(84표 중 62표 과반 찬성)받아 비트코인을 엘살바도르 정식화폐로 지정하는데 부켈레가 이러한 비트코인을 도입한 이유는 뭘까? 그것은 해외 노동자들이 달러를 국내로 송금하려면 10%가 넘는 수수료 부담 때문이다. 즉 이 돈이 엘살바도르 국내로 들어가게 되면 갱단들이 운영하고 있는 금융세력이 다시 수수료를 떼어가 100만원을 해외에서 송금하면 20만원 이상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트코인으로 송금을 하면 수수료가 없어 연간 4억 달러(엘살바도르의 자국화폐는 달러임)를 절약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 금융 영향권에서 탈출할 수 있어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부켈레가 비트코인을 도입했다. 그러나 국민 절반이 인터넷 접속을 하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현금거래만 하는 상황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아예 비트코인을 사용 못하고 부자층만 사용할 수 있고 부자를 위한 도입밖에 안 되다보니 논란이 일어 지금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두고 몸살을 앓고 있는데 어째든 그 나라의 화폐는 기본적으로 변동성이 적고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 롤러코스터(roller coaster)처럼 하루에도 10% 이상씩 등락하는 비트코인은 투자의 수단에 불과해 화폐가 아니다. 그래서 부켈레는 국민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재고(再考)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58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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