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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1/20  창원일보
[차상은 칼럼]
또 안전이 무너진 광주 그곳

경희대학교 교육협력 중앙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장
지난 1월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에 있는 화정아이파크 201동 신축공사 현장의 건물 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23~38층 외벽 일부 구조물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소방설비 작업 및 창호 작업 등 현장 근로자 6명이 실종됐고, 1명이 경상을 입었다. 높이 140m의 타워크레인도 붕괴 위험이 있어 실종자의 수색도 난항이다.
 

이번 사고의 현장 원청 시공사는 HDC 현대산업개발이다. 지난해 6월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사고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현장의 시공사와 동일하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도 사망자 1명 이상, 3개월 이상 부상자 동시에 2명 이상, 부상자 또는 직업성 질병자 10명 이상 발생한 `중대재해` 발생 통계에서 총 576개소 중 건설업이 339개소로 58.9%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재해 사망이 2명이 이상 발생한 경우도 건설업이 12개소로 70.6%를 나타내었다. 건설업종의 산재 사고와 사망 비율이 매우 높은 것도 현실이다.
그만큼 건설현장의 일터 산재 위험성도 크고 심각함을 반증하고 있다.
 

사고 발생 후 일주일 동안 언론에 보도된 자료를 근거로 붕괴사고의 주요 원인을 추론하면, 가장 먼저 드러난 것이 당일 사고 발생 직전에 촬영된 39층 타설 현장의 거푸집 붕괴에 따른 외벽 균열로 추정되며 이어서 39층부터 붕괴가 시작돼 순식간에 23층까지 붕괴하는 장면은 TV 뉴스 보도 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붕괴 사고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붕괴 현장의 철근구조물이 생선가시처럼 드러난 것이 스모킹 건의 반증으로 철근콘크리트 강도의 문제가 노출된 것이다. 즉 철근과 시멘트가 섞여 접착제 역할을 해줘야 할 콘크리트가 철근을 잡아주지 못해 흘러내리듯이 삐져나온 형상은 콘크리트 강도에 문제가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보인다.
 

이와 연계해 콘크리트 타설 일지와 붕괴 원인 분석에서 35층에서 39층까지 각 층마다 2주 가량 콘크리트가 강하게 굳히는 양생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타설 일지를 보면 6일에서 11일 정도의 기간으로 메모돼 있고, 결국 양생 불량으로 인해 하층부가 거푸집의 하중을 지탱하지 못해 아래층들도 동시에 붕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일부층에서는 거푸집 하중을 지지할 동바리(비계 기둥) 등의 지지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조사전문가들의 현장접근이 가능하면 곧 드러날 것 같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35층에서 39층까지 타설과 양생 기간 동안 광주 화정아이파크 최저기온 분포에서 최저기온이 영하의 온도조건 비율이 55%로 40일 일 중 22일에 해당한다고 한다. 한중 콘크리트 양생 기간(KCS 14 20 40) 권고 표준에 따르면 양생 종료 때의 소요 압축강도(MPa)의 표준치에 도달하기 위해서 기온 5℃ 조건, 계속해서 또는 자주 물로 포화되는 부분의 양생일수의 표준은 `보통 포틀랜드 시멘트(Portland cement)` 9일, `혼합시멘트 B 종` 12일이다. 공기단축을 위한 원청의 무리한 일정 요구를 반영하는 것 같다.
 

또 문제가 되는 것이 원청인 HDC 현대산업개발은 A사와 콘크리트 타설 업무 계약을 했고 A사는 콘크리트 타설 전문건설업체로 운반장비 등을 빌려주는 B사와 임대계약으로 콘크리트를 고층으로 올려주는 장비(펌프카)를 갖춘 운반업체이지만 A사에 타설까지 일괄적으로 업무를 받는 정황이 드러났고, 추가적으로 납품된 콘크리트의 재질에 대한 물성검사를 통하며 양생 기간, 타설 공정의 품질관리, 콘크리트의 물성 특성 등의 불량 또는 하자 원인도 밝혀질 것으로 우려가 된다.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한 추정 이론 중에 Swiss Cheese Model(SCM)에 응용하면, 사고 발생 관련 일차적으로 기관 또는 조직의 결함 요인으로 모호한 업무절차, 업무규정, 복잡한 업무수행 지시사항, 일정과 공기 등 생산 압박변수 등의 요인을 들 수 있고, 다음으로 전문성 견지에서는 공정이나 작업자 의무사항의 잦은 변경, 공정 변경, 생산일정 변경, 협력사의 경험과 전문성 결여, 원청과 하청의 소통 미흡, 근로자의 현장 전문성과 숙련성 결여, 콘크리트 물성 조건, 외기 온열조건 등에 따른 공기 무시 또는 미준수 등을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소단위 조직 개념으로 팀의 미흡한 교육 및 훈련 과정으로 건설토목현장의 일용직 또는 외국인 근로자 다수 고용 및 일터 현장 투입, 원청과 하청 관리감독 및 근로자의 소통 미흡 등도 관여될 것 같으며, 마지막으로 현장 근로자 중심의 개인 문제로 부족한 교육 및 훈련 등으로 인한 현장 업무조건 부적응, 미숙련, 동료 및 상급자와 소통부재, 주의산만 작업자세 및 방법, 어설픈 기술력과 경험부족 등이 원인으로 관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후 남겨진 과제 중 가장 시급한 사항은 붕괴 우려가 있는 타워크레인의 제거를 위한 추가적인 타워크레인 설치와 가동을 통해 아직 찾지못한 5명의 실종자 수색이 급선무이다. 안전보건공단은 시공사에 대해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MS) 인증을 취소했고,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붕괴사고와 관련해 해당 아파트의 철거나 재시공 가능성 언급과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다.
 

전면 철거와 재시공은 광주 입주예정자들의 더 큰 고통이 될 수도 있다. 공기 준수와 안전 원칙은 곧 근로자 생명을 지키는 것이고, 생산성과 품질을 보증한다. 안전은 타협의 대상이 아닌 기업의 생산 윤리이며, 소비자의 삶과 행복추구권의 기본 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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