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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8/16  창원일보
[이상호 칼럼]
일희일비 하지마라

논설위원
우리는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저런 여러 가지 별의 별 일들을 다 겪는다.
 

안 좋은 일이 생겨 지나고 나면 오히려 잘된 일일 경우가 있는가 하면 축하할 일이 있었는데 자니고 나서 보니 그 일 때문에 화를 입는 경우도 있다. 또 오늘 좋은 일이 있다고 해서 언제나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오늘 불행한 일이 닥쳤다고 해서 일생 불행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이렇듯 인생이란 살아가면서 다양한 변수가 발생해 한 치의 앞도 예측할 수 없기에 우리는 평소에 안 좋은 일이 있거나 기분이 나빠도 상심하지 말고 긍정적인 생각과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야만 자신의 계획된 일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그 예로 교훈적인 이야기 한 편을 보자. 옛날 황해도 해주 사또인 갑(甲)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갑(甲)은 원래 직업이 어부였다.
 

고기를 잡는 배를 사서 선주가 되더니 어장까지 사고 해주 어판장을 좌지우지하는 큰 부자가 됐다. 그러다가 어찌어찌해서 그는 한양에 줄이 닿아 큰돈을 주고 벼슬을 샀고 평양감사 아래에서 얼쩡거리더니 마침내 그가 바라던 고향 해주에 사또를 부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즐겁고 행복하지 않았다. 마을 원님이 돼 권세를 부리고 술 여자ㆍ노름에 빠지기도 해보았지만 항상 허무함만 맴돌 뿐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는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꿈을 꾸고 그는 다음날 백성들의 눈을 피해 어부로 변장하고 동헌(고을의 수령 등이 정무를 집행하는 지방관청) 전속 의원인 을(乙) 의원을 데리고 바다로 나갔다. 준비해 둔 쪽배를 타고 노를 저어 망망대해로 나갔더니 가슴이 뻥 뚫렸다.
 

옛 솜씨가 그대로 살아난 듯 그가 던진 그물엔 조기와 우럭이 마구 펄떡거렸다. 그는 호리병에 담아온 막걸리를 들이키며 껄껄 웃었다.
 

그러다가 손을 잘못 짚어 오른손 중지가 못에 찔려 피가 뚝뚝 흐르자 을(乙) 의원은 그 자리에서 약쑥을 붙이고 붕대를 감았다. "괜찮겠지?" 사또가 걱정스레 묻자 을(乙) 의원은 "좋아질지 나빠질지 어떻게 알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관아로 돌아왔는데 못에 찔린 손가락이 부어오르고 통증이 심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자 을(乙) 의원은 사또의 다친 손가락을 칼로 째 고름을 빼내고 고약을 발랐다.
 

"내 손가락이 어떻게 돼 가는 건가?" 묻자 을(乙) 의원은 이번에도 똑같은 대답으로 "좋아질지 나빠질지 누가 어찌 알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사또는 몹시 화가 났지만 을(乙) 의원이 연배도 위인데다 뭇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지라 꾹 참고 손가락이 나을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나 사또의 손가락은 시커멓게 썩어 들어가 손가락을 잘라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러자 사또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고함을 쳤다. "여봐라! 저놈의 돌팔이를 당장 옥에 처넣어라"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은 사또는 그날 밤 감옥에 있는 을(乙) 의원을 찾아갔다. "이 돌팔이야 옥에 갇힌 맛이 어떠냐?" 그러나 을(乙) 의원은 목에 긴 칼을 쓴 채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이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누가 알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사또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다. "또, 또 저 소리! 여봐라 저놈을 끌어내 당장 곤장 열대를 안기렸다" 한 달여 지나 사또가 붕대를 풀었다. 잘린 상처는 말끔하게 아물었지만 오른손은 중지가 빠져나가 영락없는 병신이 돼 있었다. 시름에 잠겨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사또는 또 다시 바다가 그리워져 날을 잡아 어느 날 혼자 쪽배를 몰고 바다로 나갔다.
 

그러나 그때 수평선에 불쑥 솟아오른 황포돛배가 순풍을 타고 쏜살같이 파도를 가르며 다가왔는데 아니 이럴 수가! 그 배는 해적선이었다.
 

해적선 위로 잡혀 올라간 사또는 사색이 됐다. 해적들은 갑판위에 걸쭉하게 제사상을 차려놓고 용왕제를 지낼 참이었다. 이들은 사또를 제물로 포획해 바다에 빠뜨릴 작정이었다. 이를 눈치 챈 사또가 울며불며 발버둥을 쳤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런데 사또를 묶던 해적이 무언가 이상한 듯 두목을 불렀다. 이런 손가락이 없어 온전하지 못해 제물로 쓸 수는 없어! 사또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서 돌아왔다. 그리고는 바로 의관을 차려입고 감방으로 달려갔다. "의원님의 깊은 뜻을 미쳐 몰랐습니다. 손가락이 없는 덕택에 제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런데도 의원님을 이렇게 옥에 가두다니"하면서 사또는 손수 옥문을 열고 을(乙) 의원을 정중히 동헌으로 모셨다.

"죄송합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사또가 거듭 머리를 조아리자 을(乙) 의원이 나직이 말했다. "아닙니다. 나리 덕택에 제 목숨도 부지했습니다. 소인을 옥에 가두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바다에 동행 했을 거고 소인은 사지가 멀쩡하니 제물이 돼 지금쯤 고기밥이 됐겠지요"라고 말해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을(乙)의 삶의 지혜를 옆 볼 수 있는 교훈적인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들도 을(乙) 의원처럼 매사에 일희일비(一喜一悲) 즉 좋은 일이 생겼다고 해서 너무 기뻐 날뛰지도 말고 어려운 일이 닥쳤다고 해서 기가 죽어 축 늘어지지도 말고 좋을 때나 기쁠 때나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인생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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