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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12/04  창원일보
[우외호 칼럼]
월드컵 축제와 안전 불감증

논설위원
지난 11월 드디어 기댄하던 2022년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이태원 참사의 아픔으로 심지어 어떤 이들은 경기를 보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카타르 월드컵이 어느새 16강을 가리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은 카타르알 라이안의 에듀게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국제축구 국제 경기 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침체로 경제가 어렵고, 엄청난 고물가로 서민들이 신음하는 시기에도 월드컵으로 잠시 위안을 받아 본다.
 

집권 여당과 야당의 막가파식 정치가 계속되어도, 우리 시민들은 월드컵으로 마음의 평안을 찾아 본다. 어쩌면 월드컵을 비롯해서 국가 대항 스포츠 경기란 평화로운 전쟁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국가적 자존심을 건 싸움이지 싶다.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은 2002년의 한국-일본 월드컵일 것이다. 보다 선진국이던 일본과 같이 월드컵을 개최하게 된 데다가 누구도 예상도 기대도 하지 않았던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는 나이가 아니라면 전 국민이 골 하나에 울고 웃었던 기억이 생생할 것이다.
가장 짜릿했던 것은 무엇인가. 바로 함께하던 거리응원이다. 자발적으로 빨간 티셔츠를 입고 얼굴에 태극 문양을 그리기도 했다.
 

또한 태극기를 이리저리 두르거나 심지어 옷으로 만들어 입고 나서기도 했다. 네 박자의 박수를 곁들여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어디서든 온 마음을 다해 응원했다. 이것이 응원 문화의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광경들을 돌아보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장면들이다. 오히려 대형사고가 발생 않은게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들뜬 사람들이 지나치게 빽빽하게 인도를 메웠고 그 인파가 흘러넘쳐 차도를 점거했다. 달리는 차의 열린 창문으로 몸을 내놓고 격렬히 응원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손에 태극기를 들고 핸들을 놓은 채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기도 한다.
 

축구에 정신이 팔린 가운데 응원의 열기로 들뜬 밤거리를 아이들이 돌아다니고 있기도 하다. 흥겹고 낭만적이고 즐거운 축제의 기억이지만, 자칫하면 큰 사고가 터졌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
 

따지고 보면 아슬아슬했던 것은 촛불시위 역시 마찬가지다. 각자 지지하는 진영에 따라 평가가 다를 촛불시위 자체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매우 많은 사람이 모여서 몹시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대강 큰 사고 없이 무사했던 경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이 심지어 불이 켜진 초를 들고 행진하기도 하고 손을 휘저으며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고 하지 않았나. 그러면서도 대형사고가 없었던 것은 매우 다행이다.
 

한국 사회는 어떤 상태가 위험한 것이라는 인식이 약하다. 사람이 거리에 많이 나섰지만, 대형사고가 발생하지 않었던 경험들이 어쩌면 핼러윈 참사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당시 운이 좋았을 뿐 위험했다는 것을 여전히 잘 모르는 듯이 보인다. 출연자들이 사진이나 영상을 보며 신나게 2002년 거리응원의 기억을 교환하는 한국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인제 보니 저런 장면은 안전하지 않다거나 저런 위험한 짓을 하다니 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거나 하는 등의 언급은 없다. 어쩌면 그런 소리를 하면 분위기를 깬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안전조치란 잘해서 아무 일이 없다면 본전치기일 뿐이고, 분위기를 억누르는 일이기도 하다. 흥분한 인파가 신이 나서 밀려다니는 이벤트가 있을 때, 해당 공간에 적절한 인원수를 고려해서 들어가지 못하게 하거나 경계 벽을 치는 등으로 직접 통행을 막거나 버스를 우회하도록 하고 지하철을 정차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면 아무래도 불편하다.
 

즐겁자고 나섰는데 아무래도 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태 별일이 없지 않았냐며 막연히 괜찮다는 생각이 강하다면 이런 조치에 대해 쓸데없는 잔소리를 한다거나 비용 및 인력 낭비를 한다며 불평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관련 기관은  항의나 욕먹을 부담을 감수하고 미리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열기만큼 온 국민적 격정과 감동들이 다시 이어지기는 어렵겠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보다 나은 월드컵과 응원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 한다. 싸움판 정치와 어려운 경제 상황도 잠시 잊어 보기를 희망해 본다.
 

이태원 참사가 있은지 한달이 지났다. 우여곡절 끝에 기자회견을 한 유가족 협의회는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와 이상민 행안부 장관 사퇴, 책임소재 명확화, 재발 방지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던 우리 아들 딸들이 이렇게 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주말밤에 갑작스런 죽임을 당한 자식들을 잃은 부모들의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를 하루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 천하보다 귀하다고 한 생명의 희생을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문제를 간단하게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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