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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現) 후한의원 방상혁 원장 |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발에 굳은살이 생긴 적이 있을 것이다. 발은 신체 기관 중에서도 가장 아래에서 전신의 체중 부하(負荷)를 견디는 곳이기 때문에 마찰이나 압력에 의해 굳은살이 잘 발생한다. 그런데 단순히 굳은살로 생각하고 방치했던 것이 사실은 사마귀(Wart)일 수도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마귀는 전신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는 인간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질환이다. 유두종 바이러스는 약 100여 종으로 그 종류가 대단히 많은데, 이 중 60여 종이 피부 표면에 감염되어 사마귀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발바닥에 발생한 족저사마귀의 경우에는 주로 HPV 1형에 의해 발생하며 이외에 2, 4, 7, 27, 29형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외형상으로는 발바닥에 딱지가 앉은 듯한 모습과 두꺼운 각질층이 허옇게 환부를 감싸고 있는 모습으로 관찰된다.
손이나 얼굴에 발생하는 보통 사마귀에 비해 발바닥에 발생하는 족저사마귀는 그 증상을 빨리 알아차리기가 힘들고, 체중의 압박으로 인해 형태가 쉽게 변하여 다른 질환과의 감별도 어려운 편이다. 보통 굳은살이나 티눈과 가장 많이 혼동되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검은 점`의 유무이다. 굳은살이나 티눈과는 달리 족저사마귀는 표면의 각질층을 살짝 깎아냈을 때 모세혈관에 의한 검은 점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다. 얼핏 보면 샤프심이 박혀있는 것 같은 이 검은 점은 모세혈관 확장과 함께 동반된 출혈로 인해 생기는 족저사마귀만의 고유한 특징이다. 이외에 굳은살이나 티눈은 지속적인 물리적 자극이 제거되면 자연적으로 소실되지만, 족저사마귀는 근본 원인을 치료하지 않으면 물리적 자극 없이도 주변으로 번진다는 차이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사마귀는 통증이나 가려움 등의 불편 증상을 초래하지는 않지만, 족저사마귀는 지속적인 체중의 압박으로 인해 통증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지는데 특히 옆에서 잡는 형태로 압력을 가할 때 그 통증이 더 심하다. 이는 미용상 보기 좋지 않을뿐더러 방치되면 신체 곳곳으로 번지는 경향성이 있고 타인에게 전염되기도 하므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간혹 의료 기관의 치료 없이 스스로 관리하기 위해 스스로 떼어내거나 도려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증상을 오히려 악화시키거나 주변 조직으로의 감염을 야기하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하다.
통상적으로 사마귀 치료는 냉동요법, 레이저치료, 약물요법을 다용(多用)하며 그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치료법은 냉동치료이다. 극저온의 액화 질소를 환부에 국소적으로 도포하고 국소 동상을 유발하여 원인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방식인데, 통증이 극심하고 재발을 막기가 힘들어서 환자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대안이 없어서 힘들게 치료를 이어 나가거나, 도중에 치료를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많은 실정이다.
한의학에서 사마귀는 우목(疣目), 우췌(疣贅), 고근전(枯筋箭), 천일창(千日瘡) 등으로 호칭하며 면역력이 떨어진 신체를 풍열습(風熱濕)의 독(毒)이 침범해서 생기는 질환으로 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면역력'이다. 보통의 경우에 면역력이 정상 상태라면 풍열습(風熱濕) 따위의 외부 사기(邪氣)가 신체를 침범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의 관점에서도 인간유두종 바이러스(HPV)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굉장히 흔한 바이러스이지만 면역력이 특별히 떨어진 일부 사람에게서만 사마귀 증상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한방에서 사마귀 치료의 핵심은 바로 면역력 회복이며 이는 한약 치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체질이나 신체 상태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지만 사마귀를 치료하기 위한 한약에서 가장 다용하는 약재는 의이인(薏苡仁)과 조각자(皂角刺)이다. 의이인은 그 성질이 서늘하고 건비삼습(健脾渗濕) 및 청열배농(淸熱排膿)의 효능이 있어 사마귀 질환에 매우 다용하고 효과가 좋다. 세포성 면역 활동을 증가시켜 면역력이 증진되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 질환에 널리 쓰이기도 한다. 조각자는 해독소종(解毒消腫), 활혈배농(活血排膿) 하는 효능으로 특히 족저사마귀에 효과가 좋은 약재로 알려져 있다.
한약 치료를 통한 내치(內治)를 통해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한편, 이미 감염된 환부를 직접 치료하는 외치(外治)가 병행되면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외치(外治)의 핵심은 약침 치료와 뜸 치료이다. 약침 치료는 순수하게 정제된 한약재를 경혈점이나 환부에 극소량 주입하여 신속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사마귀 부위의 혈류 순환을 촉진하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며 관련 경락의 면역체계를 활성화하여 사마귀 치료에 효과가 좋다. 뜸 치료는 이와 더불어 강한 온열 자극으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며 피부 재생과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여 치료를 돕는다. 한방치료는 근본적으로 병이 생긴 원인을 제거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난 증상 치료뿐만 아니라 재발 방지에 특히 효과가 있다. 치료의 통증도 크지 않아서 어린아이도 쉽게 치료받을 수 있고, 지속적으로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사마귀 치료는 면역력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의료 기관의 치료를 받으면서 본인의 생활 습관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치료 도중에는 건강한 생활과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규칙적이고 적당한 수면 패턴, 스트레스 관리, 주 3회 이상의 꾸준한 운동 등 면역기능을 관리해 주어야 한다. 물론 치료 이후에도 전반적인 건강 상태 유지와 재발 방지를 위해 꾸준한 관리는 필수이다. 흡연의 경우 손끝이나 발끝으로 가는 말초혈류 순환을 저해하여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되도록 삼간다. 또한 동거인 중 기저질환이나 연령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있다면, 이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되거나 감염되지 않도록 수건이나 식기 등 물건을 공유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족저사마귀는 발병 초기에는 불편함이 크지 않아 대부분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뒤늦게 치료하려 하면 치료의 반응도도 낮고 통증이 너무 심하여 골머리를 썩이게 하는 질환 중 하나이다. 족저사마귀 증상이 관찰된다면 인근 한의원에 방문하여 의료인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속히 치료하도록 하자.
http://www.changwonilbo.com/news/28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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