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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前)부산대학교병원 비상재난안전팀장 |
`팔팔`이란 사전적 의미는 `성질이 거세고 급하다. 날 듯이 활발하고 생기가 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보통 작은 것이 힘차게 날거나 뛰는 모양을 나타낼 때 주로 많이 쓴다. 뭍으로 올라온 고기가 팔팔 뛴다 등과 같이 말이다. 김용만의 1대 100이라는 제목으로 화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되는 퀴즈 쇼가 있다. 여기에 이런 문제가 나온다. 다음 중 우리말이 아닌 하나는? ①칠칠하다 ②팔팔하다 ③구구하다 정답은 무엇일까요? `칠칠 맞은 녀석`, `기운이 팔팔하네`, `구구한 운명` 등으로 쓰이는데 정답은 ③구구(區區)하다 이다. 구구하다는 뜻은 제각기 다름, 떳떳하지 못하고 구차스러움, 잘고 용렬(勇烈)함이란 뜻의 한자어이다.
빛과 그림자가 있어서 팔팔(88)이라는 숫자가 형성되었다. 빛과 그림자는 이처럼 내적 존재를 채워주는 변함없는 동반자이다. 그들은 우리 존재이며, 우리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의 일부이기도 하다. 우리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인지하는 것과 피하고 싶은 것 사이의 투쟁이다. 모두는 빛과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강한 법이다. 88의 절반인 숫자는 44이다. 비극적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중국 단편영화〈44번 버스〉가 있다. 중국의 시골길, 한 젊은이가 44번 버스에 탄다. 얼마 안 가 또 버스에 탄 남자 둘은 노상강도로 변신해 승객들의 금품을 갈취하고 여성 운전사를 끌어 내리지만, 승객들 중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젊은이만이 강도들을 저지하려 하지만 역부족, 강도에게 성폭행당한 여성 운전사는 젊은이를 버스에 타지 못하게 하고는 다시 버스를 몰고 떠나 버리고 만다.
〈44번 버스〉는 1999년 8월 중국의 한 지방신문(Lianhe Zaobao)에 전해진 충격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대만 출신의 데이얀 엉(Dayyan Eng)감독이 만든 단편영화다. 영화는 2001년 베니스영화제, 2002년 칸영화제와 선대스영화제 등에서 수상하며 단숨에 그를 주목받는 감독으로 만들어 주었다. 또한 감독은 이 작품으로 여성 운전사 역을 맡은 중국의 인기배우 공배필(Gong Beibi)과 인연이 되어 2004년 결혼한다. 실제 이 사건의 보도에 따르면, 강도는 단 2명이었고 승객은 40여 명에 대부분 남성이었다. 여성 운전사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대부분 외면했고, 심지어 빨리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종용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단 한 명의 남성만이 강도에게 저항했고, 결국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가 된다. 그의 이름은 Wu Wei Cai라고 알려졌다. 물론 유일한 생존자의 증언으로 이 사건이 알려지게 되었으니 진실 여부를 완전히 가려내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느 국가 어느 민족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인간의 심리 반응을 그리고자 일부러 시간과 장소를 희미하게 표현했다. 이 작품을 통해 현대사회에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과 협조가 필요하다는 것을 표현하고 했다"는 감독의 말대로 현대인에게 `방관`과 `정의`에 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놀라운 스토리임에는 틀림없다.
`일미칠근(一米七斤)` 쌀 한 톨을 만들려면 일곱 근(斤)의 땀을 흘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쌀 미(米)자를 풀어보면 `八十八`이 된다. 쌀 한 톨에 여든여덟 번의 손길이 간다는 의미다. 그러니 음식을 함부로 버리지 마라. 쌀 한 톨을 만들어내는 농부의 노고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나 사물도 소중하게 생각할 줄 안다. 세상만사는 자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흘러 들어가는 법이고, 만사를 소중하게 여겨야 만물이 우리를 돕는다.
이민규 시인은 `함부로 대하지 마라`는 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남은 음식 함부로 버리지 마라. 쌀 한 톨에 일곱 근의 땀과 여든여덟 번의 손길이 들어있다. 낯선 사람(이나 약자) 함부로 대하지 마라. 그는 변장한 천사일지도 모르고 모든 기회는 사람과 함께 온다. 적은 돈 함부로 다루지 마라. 돌고 도는 것이 돈이지만 함부로 다루는 사람은 피해 간다. 도구와 연장 함부로 쓰지 마라. 그걸 대하는 태도를 통해 하는 일에 대한 자세가 드러난다"
또 팔팔한 노후를 꿈꾼다면 근육부터 지키라는 말이 있다. 근육은 인체의 40~50%를 차지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근육은 30세 이후가 되면 우리 몸에서 매년 약 1%씩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다가 65세 이후부터는 급격하게 감소한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근육의 기능적 능력도 서서히 감소되는데, 이처럼 노화에 따른 근육량의 감소뿐만 아니라 근력 또는 수행력이 감소되는 증상을 근감소증(sarcopenia)이라 한다. 이는 낙상, 골절, 쇠약, 대사질환, 사망 등의 위험성을 증가시키고 삶의 팔팔함을 잃는다. 이를 치료 및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항성 운동과 심폐지구력을 향상시키는 유산소 운동을 균형 있게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영양이 중요하다. 근감소증 환자나 노인의 경우 같은 양이 단백질을 섭취하더라도 근육으로 합성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 많은 양을 섭취해야 하는데 체중 1킬로그램당 1.2~1.5그램까지를 권고하고 있다. 햇볕을 받아야 합성되는 비타민 D도 근감소증 환자에게 필요한 영양성분이므로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충분한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86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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