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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화놀이 행사장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국도가 막히자 산인 입곡공원 위 동지산길로 우회하고 있는 모습. 비좁은 산길로 내려오는 이 길마저도 차량들이 꼼짝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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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수라장된 함안 무진장낙화놀이 현장. 절벽 위 인파들이 앉아있는 모습이다. 사진 밑 인파가 있는 곳 데크 아래가 연못과 맞닿아있다. 아찔했던 순간이 고스란히 드러난 장면이다. |
지난 27일 ‘부처님 오신 날’ 열린 함안 낙화놀이에 인파가 몰리면서 빚어진 방문객 민원으로 함안군이 극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날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5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역 도로망이 마비되는 사태가 빚어지자, 함안군과 주최 측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혼란은 더 커졌다.
함안군청 홈페이지에는 관광객들의 비난 글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함안군은 '연중 최대 규모 행사'라며 스탬프투어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지만 군 전체 인구(6만1천11명 4월 말 기준)에 맞먹는 인파가 반나절 동안에 몰리면서 통제 불능 가까운 비상 상황이 벌어졌다.
군 자체 집계에 따르면 이번 낙화놀이 행사에는 5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행사장에는 1만여 명만 출입이 가능(군 발표)해 많은 관광객이 행사를 지켜보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여론이 악화되자 함안군은 28일 낮 군청 중회의실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조근제 군수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조 군수는 "예상을 뛰어넘은 인파로 지역 도로망이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행사장 진입이 불가해 낙화놀이를 관람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일이 발생한 것 등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은 끊이지 않고 있다. 행사 직후부터 3일간 군청홈페이지 '군수에게 바란다' 코너에는 350여개의 비난 글이 도배 중이다.
▲ '관광 함안' 이미지 먹칠 .. '사상 최악 축제' 오명 굳어질라
이번 무진정 낙화놀이는 '관광 함안' 이미지를 먹칠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함안군은 말이산고분군이 오는 9월경 세계문화유산등재가 확실시되는 터여서 이런 오명이 향후 미칠 파장도 우려된다.
낙화놀이를 국가문화재로 추진하려는 군과 낙화놀이보존회측에 닥쳐올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무진정낙화놀이가 아름다운 민속문화재는커녕 '사상 최악의 축제' 오명을 뒤집어 쓸 가능성도 있다.
▲ 지역민 "2만 명 찾을 거란 예상 자체가 문제"
행사가 끝났지만, 관광객들의 민원은 그치지 않고 있다. 29일 행사 후 3일이 지나지만 민원은 여전히 쇄도하고 있다.
가장 큰 민원은 함안군이 사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군은 군수 명의의 사과문에서 2만여 명 가량의 관광객들이 찾을 거라 예상했다고 했지만 현장을 아는 주민들은 못(池)가 쪽으로 정상적으로 빙 둘러앉으면 2천명도 버겁다고 지적한다.
이런 실정을 무시하고 2만 명 참가를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5만여명이 몰려 혼잡이 불가피했단 식의 사과문은 관광객들의 분노에 기름을 퍼부은 격이 됐다.
애초에 함안군 예측 자체가 터무니없이 빗나갔다는 것이다. 잘못된 예측이다 보니 이날 현장에는 화장실 문제가 가장 크게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1개소뿐인 고정식 화장실 앞에는 긴 줄이 50~100m 이어졌고 급한 경우는 노상방뇨하는 풍경까지 벌어졌다.
이날 오후 3시 이후 무진정 현장에 관광객들이 급속히 늘어나 5시 이후에는 입장조차 어려웠지만, 이를 안내하는 문자는 5시 2분경 첫 번째로 나왔는데 그마저도 차량과 인파가 몰리니 조심하라는 수준이어서 늑장 대응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행사가 시작될 무렵 근처에는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테이통신망이 마비돼 관광객들 중 일부가 잠시 용무를 보러 가족과 헤어졌다가 이산가족이 된 상황도 다수 벌어졌다.
▲ 이렇다 할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아 ‘천만다행’
관광객들은 이날 대략 3만명가량이 차 안에서 한나절 허탕을 치다 행사장까지도 못가고 돌아갔다고 말한다.
자신만의 견해를 밝힌 것이어서 정확한 데이터는 아니지만 예상을 뛰어넘은 인파에 지역도로망 마비 초유의 사태를 맞았고 무진정으로 향하는 79호선 국도가 주차장이 된 점을 감안하면 틀린 지적도 아니라는 말도 있다.
관광객들이 왕복 14시간 달려왔다가 간다면서 '14시간 허탕 축제' '최악의 행사' '낙화 지옥' '다시는 함안을 찾지 않겠다'는 글들을 올린 이유로 보인다.
함안군은 그나마 이렇다 할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점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일부 관광객들은 인파가 몰리자 이태원 참사가 떠올랐다고 했고 실제로 (사람이) 깔려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 함안군은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분위기다.
▲ 군수 사과로 이 사태 해결될까
함안군이 조근제 군수명의로 사과문을 냈지만, 이마저도 관광객들은 "우롱하는 거냐"는 반응이다. 관광객들은 "변명으로 일관한다"며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보였다.29일 민원을 제기한 이는 "적정관람 인원 2천명 정도의 동네축제다 2만명 예상했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몇 시간 물도 화장실도 밥도 못 먹고 개고생해서 분노 폭발한 게 아닌 막상 불꽃놀이 시작하니 도저히 관람 자체가 불가능한 축제였던 것을 알고 나고 뚜껑이 열린 것이다.
처음부터 적정 인원 2천명이라 홍보했으면 가지도 않았다"는 글을 올렸다. 군수 사과로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인교 김동출 기자
http://www.changwonilbo.com/news/288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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