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고 채상병 순직 사전에 대한 특검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故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본격적인 피의자 조사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첫 피의자(혐의 인정자)는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최근 채 상병 사건 피의자 중 한 명인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에게 조사를 위해 출석해 달라고 통보했다. 박 전 직무대리는 지난해 8월 해병대 수사단의 사건 기록을 재검토해 당초 8명이었던 범죄 혐의자를 2명으로 줄인 최종 결과를 내놓은 책임자다.
공수처 수사는 국방부가 재검토에 착수한 경위와 처벌 대상이 줄어든 과정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사 초반부터 더 윗선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공수처의 피의자 소환 통보는 국회가 채상병 특검법안을 5월 중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여서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사건의 핵심은 군대 내에서 발생한 사망사건의 경우, 군 검찰의 관할권이 없음에도 불구 경찰로 넘겨진 해병대 수사기록을 국방부가 회수해 간 경위에 관한 것이다.
박 조사본부장은 누구의 지시로 경찰에 이첩된 해병대 수사본부의 수사기록을 회수해 갔는지를 밝힐 중요한 키맨이다.
공수처는 박 전 직무대리 측과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당초 해병대 수사단(단장 박정훈대령)은 이 사건 관련 사단장 등 8명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수사기록을 회수한 조사본부는 대대장급 2명에게만 책임을 묻는 등 달리 판단했다.
공수처는 박 전 직무대리를 조사하면서 (달리 판단한 과정에 대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어떤 지시를 했는지 등 조사본부가 채 상병 사건을 재검토하게 된 경위를 확인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또 다른 피의자인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측에도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법무관리관은 이 전 장관 지시를 받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혐의자를 빼라`고 말해 수사 외압 고리로 지목됐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은 "수사기록 회수를 지시한 적도 없고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라 최근 밝히기도 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유 법무관리관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의 디지털 포렌식 절차를 마무리했다. 공수처는 `윗선` 조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이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는 일부 진행했지만 피의자 조사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이 주호주 대사 임명과 출국으로 `수사 회피`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달 7일 공수처에 출석해 4시간 조사를 받았지만 이는 일반적인 조사 절차는 아니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오는 5월 2일쯤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채 상병 특검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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