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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전문기자 |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항상 말을 조심해야 한다.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기만 해도 2등은 한다는 말도 있듯이 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신중함은 단순히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을 넘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포함한다.
지난해 필자는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조심성 없는 경박한 발언으로 인해 불편한 상황을 만들었던 경험이 있다. 그때 깨달은 것은 나의 사소한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타인과 말할 때는 신중을 기할 뿐 아니라 자신이 한 말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잘못된 부분들은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면 점차 품격 높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공직자 역시 국민을 대표하고 봉사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말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옛날 조선시대 벼슬을 지낸 맹사성도 하급관리들에게 말조심을 강조했고 다산 정약용 선생은 공직자가 지켜야 할 열 두 가지 교훈을 남겼다.
첫째. 공직자는 해로운 일에 동조하지 말고 백성을 진심으로 사랑해야 하는 애민(愛民), 둘째. 표정을 온순하고 공손하게 하며 마음을 잘 다스리는 온화(溫和), 셋째. 청렴함으로 위엄을 닦고 공정하게 백성을 이끄는 청렴(淸廉), 네 번째. 어떤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말고 책을 더욱 열심히 읽으며 정진하는 독서(讀書), 다섯 번째. 좋은 일에는 나쁜 일도 따르게 되므로 공직자는 남을 시기하지 말고 너그럽게 대범하게 대하는 관대(寬大), 여섯 번째. 자기 본분을 지키고 백성을 섬기는 존중(尊重), 일곱 번째. 교만한 마음으로 백성을 무시하지 말고 잘 섬기는 겸손(謙遜), 여덟 번째. 편견에 치우치지 말고 충성스럽고 정직하게 행동함으로써 백성들로부터 믿음을 얻는 충직(忠直). 아홉 번째. 백성들의 불행을 보면 즉시 돕고 힘을 다해 베풀어야 하는 보시(報施), 열 번째. 정의로운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실행되지 않으므로 공직자는 자기 허물부터 없앤 후에 백성을 판결하는 모범(模範), 열한 번째. 한 마디의 말로 평생을 잃어버릴 수 있으므로 공직자는 말을 삼가야하는 근언(謹言). 열두 번째. 남이 잘 되도록 권하는 사람은 배반하지 않으므로 공직자는 남의 권언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경청(傾聽)이다.
이중에서 근언(謹言), 즉 함부로 하는 말은 단순한 의견 표현을 넘어서 개인의 취향을 평가절하 하는 건방진 언사로 비춰질 수 있어 공직자는 언행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사례로 최근에 인천시 광역의회 L씨 의원(88년생. 37.성균관대 졸. 국민의힘)이 SNS에서 누리꾼과 원색적인 설전을 벌여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차모씨(40)라는 누리꾼이 정치인 이준석에 대해 학벌과 시험을 언급하는 글을 올리면서였다. 해당 글을 본 이 의원은 넌 학벌도 안 좋지? ㅋㅋ 라는 조롱 섞인 댓글을 남기면서 불씨가 커졌다. 이 발언 이후 누리꾼과 이 의원 간의 거친 말싸움이 이어졌고 일반 시민으로부터 공직자의 자질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SNS상에서의 개인감정 표출이 단순한 논쟁을 넘어서 법적 분쟁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의 첫 댓글에 분노한 누리꾼은 이런 수준의 인간이 광역의원이라니 어이가 없다고 반격했다. 이에 이 의원은 그래서 10대 때 어떻게 살았기에 그 모양으로 사니. 라는 발언으로 맞받아쳤다. 문제는 이 발언이 단순한 말다툼을 넘어서 인신공격으로 느껴졌다는 점이다.
공직자의 언행은 단순한 사적 의견을 넘어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다. 특히 10대 시절이라는 과거를 끌어와 상대를 비하하는 태도는 그 기준을 벗어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말다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누리꾼은 이 의원의 언행에 충격을 받아 경찰에 신고했고 이 의원은 무고죄로 맞고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상대에게 경찰 신고 접수 화면을 보냈다가 나중에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누리꾼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단순한 SNS 논쟁이 경찰 신고와 무고죄 고소라는 법적 절차로 번지게 된 것이다.
또한 이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학벌관련 발언은 좌파의 차별금지 논리를 비판하는 맥락에서 나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상대방이 학벌은 10대 때 반짝 공부한 것뿐이라며 비하해 먼저 시작했다며 그래서 그가 말하는 차별금지가 과연 이런 것이냐고 되묻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중은 이 해명에 쉽게 수긍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학벌로 사람을 비하하는 것은 공직자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주를 이루고 있다. SNS에서는 학벌이 뭐 그리 대단한가. 시민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다. 라는 비판이 글이 1,000개 이상 줄을 잇고 있다.
이외에도 이 의원은 조카를 찌르겠다는 협박성 댓글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이에 대한 고소도 진행 중 이라고 밝혔다. 그는 계엄이후 여러 협박에도 참았지만 조카에 대한 협박은 선을 넘은 것 이러고 말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상대방이 신문사에 제보해 의원직을 박탈시키겠다는 식의 메시지도 보내왔다며 이것까지 포함해 무고죄로 고소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논쟁을 넘어 실제 신변 위협으로 이어지는 상황까지 발생하면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SNS 설전을 넘는 심각한 사건으로 전개되고 있어 앞으로 이 의원과 누리꾼 간의 법적 다툼이 어떻게 결론 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분명한 건 공직자의 언행 하나가 얼마나 많은 논란과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다시금 보여줬다는 사실이다.
아무튼 공직자는 스스로 노력하는 신독의 자세가 필요하다. 신독은 자기 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남이 없도록 몸가짐을 바로하고 언행을 삼가는 것이다. 남들이 보면 언행을 삼가는 사람도 안 볼 때는 느슨해지고 나태해지기 쉬우므로 특히 공직자들에게는 남들이 보지 않을 때 처신을 더욱 잘하는 신독의 철학이 필요하다. 공직자들이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성실하게 임하고 최선을 다할 때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얻게 되어 정의로운 사회가 구현될 것이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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