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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가대 경영대학원 창업성장학과 겸임교수 / 지성 CEO / 컬럼니스트 |
"배움엔 때가 없다"는 말이 이제는 진부하게 들릴지 모른다. 지금 이 말은 전국 대학의 야간 캠퍼스 성인(만학)반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성인을 위한 학사과정이 새롭게 개설되거나 유지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붐은 단순한 제도 유지를 넘어 인생의 두 번째 봄을 준비하는 만학도들에게 희망의 통로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패션디자인 마케팅 전공과 창업이다. 예를 들어 영남이공대학교는 이 전공을 통해 높은 지원율과 실전전공이라 창업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전통적인 패션디자인에 전자상거래(e-Commerce), 라이브커머스(Live Commerce), SNS 마케팅 등 최신 디지털 마케팅 기법을 융합하면서 실무(실전) 중심의 온ㆍ오프라인 창업중심의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 패션과 마케팅, 기술이 융합된 이 전공은 취업과 창업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지금 `고령화의 그늘`과 `학습의 빛`이 교차하는 시대에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약 20%를 넘어서며, 한국은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 하지만 고령층의 교육에 대한 욕구는 오히려 줄지 않고 있다. 퇴직 이후 남은 30~40년의 인생을 더 의미 있게 채우기 위해 대학의 문을 다시 두드리는 만학도들이 늘고 있다.
지방대학들의 평생학습형 학사과정에는 이제 50~60대의 주부, 70대 퇴직자, 심지어 80대 지원자까지 몰리며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의 진학 동기도 다양하다. 젊은 시절 마무리하지 못한 학업을 다시 시작하거나 자녀 교육을 마친 뒤 자신만의 시간을 찾는 경우, 또는 전문 자격 취득이나 창업을 준비하기 위한 도전도 많다. 대학은 이제 더 이상 청년만의 공간이 아니다.
공자는 "칠십이종이욕불유구(七十而從心欲不踰矩)" 일흔이 되어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되 법도를 어기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의 성인야간반이 바로 그러한 조화의 장이다. 나이와 배경을 뛰어넘는 지적 호기심과 진정한 배움의 열정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일부 대학들은 수익성 문제나 청년 중심의 입시 정책을 이유로 성인과정 개설을 기피하거나 폐지하는 사례도 있다.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시간과 체력의 부담이라는 이중고도 있다. 이들을 사회적 자산으로 보는 인식은 아직 교육정책 전반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서양 속담에 "It is never too late to learn(배우기에 늦은 때는 없다)"는 말이 있다. 이제 이 말의 가치를 한국 사회도 국가 정책 차원에서 실현할 시점이다. 단순한 평생교육 차원의 강좌에 머무르지 않고, 정규 학위 과정으로서 성인 학습 기회를 확대하고, 이에 맞는 장학금과 학습지원 제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학문은 누구나 도전할 수 있어야 하고, 대학은 그 문을 항상 열어두어야 한다.
결국 인생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다. 스무 살의 빠른 졸업보다 예순의 깊은 배움이 더 오래 가슴에 남을 수 있다. 학위보다 더 값진 것은 `다시 배울 수 있는 나`를 마주하는 성찰의 기쁨이다. 지금 이 순간, 야간 대학 강의실에서 스스로를 다시 가르치고 있는 수많은 성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있다. 그 미소는 `더 나은 나`를 향한 여정이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의 목적이 아닐까. 그들이 걸어가는 길은 느릴 수 있지만, 그 길 끝에는 누구보다 찬란하고 깊은 배움의 빛이 기다리고 있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22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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