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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
염(炎)이란 햇볕 쪼일 폭(暴)과 불탈 염이 합쳐진 말로 햇볕에 불타는 것처럼 느껴질 만큼 매우 심한 더위를 뜻한다. 극심한 더위가 지속되면서 지구온난화로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사회 여러 분야에 이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열사병 등 온열질환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가축과 어패류가 집단 폐사하고 병해충이 발생하며, 더위에 지친 고령자가 사망하는 일도 생기는 등 많은 분야에서 피해가 발생 된다. 하여 말 없는 살인자라 불리기도 한다.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아기 예수`를 뜻하는 말이다. 해수면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어획량이 줄어 들자 어부들은 이를 예수가 주는 휴가라 생각하고 쉬었기 때문에 `엘리뇨 현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폭염을 피하는 스페인 사람들의 위트가 느껴지는 단어인 것 같다. 세계가 주기적으로 폭염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초에는 동남아의 수은주가 40도 이상으로 펄펄 끓는 가마솥 같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치지 않고 건강하게 보내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뜨거운 햇볕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의식 저하로 생명이 위독할 수도 있다. 열사병은 두통, 구토, 발한 등의 증상을 수반하는데, 수분을 보충하면 쉽게 호전된다. 심부 체온이 40도가 넘어가면서 의식변화, 발작, 환각, 혼수 등이 발생한다. 열사병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체온을 떨어뜨려 몸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수분 섭취는 무더위에 가장 절실하다. 수분 섭취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중 커피, 설탕이 다량 함유된 음료나 맥주를 마시면 오히려 탈수가 심해질 수도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더위를 식히려고 찬물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찬물을 많이 마시면 내장기관의 체온이 떨어지면서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소화불량, 복통 등이 발생한다. 따라서 너무 찬물만 마시지 말고 따듯한 물을 마시는 게 좋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물을 섭취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메스꺼움, 두통, 근육경련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땐 한약방을 경영했던 필자의 할아버지께선 "전해질 농도가 낮아지는 저나트륨혈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탈수가 심해 물을 상당히 많이 보충해야 한다면 전해질 음료 또는 소금기 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게 도움이 된다. 여름철에 밥을 녹차에 말아 보리굴비와 함께 먹으면 좋다"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그렇다면 여름철엔 칼로리 높은 음식이 좋을까. 균형 있는 음식이 좋을까. 외할아버지께선 당연히 균형 잡힌 음식이라고 하셨다. 여름철 생각나는 음식으론 치킨과 맥주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치킨처럼 칼로리가 놓은 음식은 많은 열을 발생시켜 오히려 더위를 더 체감하게 한다. 또 과한 음주는 혈관 확장으로 탈수 증상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 음주로 인해 더위에 노출돼도 더위를 못 느끼는 바람에 열성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곰곰이 돌아보면 우리 선조들은 참 지혜롭다는 생각이 든다. 후세에 발생할 엘니뇨를 예상했던 걸까. 폭염에 좋은 훌륭한 요리 법을 후세에 전수해 주었다. 콩국수, 냉면, 삼계탕 그리고 디저트로 팥빙수까지 폭염 시 인기 있는 음식의 특징은 수분 및 전해질의 보충,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다. 덧붙여 여름철엔 세균이 잘 번식할 수 있으므로 위생적으로 조리한 음식을 섭취하는 일이 중요하다.
폭염은 고령의 만성질환자들에게 혈압, 혈당 조절 및 면역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외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창이 넓은 모자와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물병을 휴대할 필요가 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나 주류는 마시지 않는다. 건강관리를 가벼운 운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폭염에는 무더운 시간을 피해 아침저녁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폭염 주의보가 내린 날에는 안 하는 게 좋다.
무더위는 1년 중 7-8월 2개월 정도 찾아왔다가 도적처럼 도망간다. 유달리 더위가 길게 느껴진다면 간간이 내리던 단비가 사라지고 창문을 열고 수박을 먹어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던 여름밤의 기억이 열대야로 점차 잊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동차와 빌딩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도심의 열대야 현상 때문이다.
가뭄으로 땅이 말라가니 피서를 가도 별로 시원함을 느끼지 못한다. 실내에서 쾌적하고 시원한 공기를 내뿜는 냉방기가 그만큼 뜨거운 공기를 실외로 뿜어낸다. 지구의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이유도 있다.
올여름 기온은 우리나라 부근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여름, 폭염 영향예보를 살피고 폭염을 대비하는 세 가지 기본 수칙 `물, 그늘, 휴식`을 기억하고 폭염 발생 시 그늘에서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면, 열사병 등의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젠 선선한 바람이 옷깃을 여민다. 우리 모두 안전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를 바란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2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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