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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수지리사 / 한라공인중개사대표 / 경산시주민예산의원 |
정부가 10월 15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강도가 높다. 서울 전역과 수도권을 투기과열지구로 묶고, 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확대했다. 고가주택 대출 한도는 대폭 축소되고, 전세대출 이자까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포함된다. 정부 스스로 "이번엔 확실히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시장에 보낸 셈이다. 발표 직후 서울의 매수 심리가 꺾이고 거래량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단기적 안정 효과는 분명하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같은 장면이 반복되어 왔다. 규제는 잠시 가격을 누르지만 공급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은 다시 과열된다. 시장의 체질은 그대로인데 약만 바꿔 먹는 식이다. 이번 대책에서도 공급 확대와 세제 개편 같은 근본 처방은 미뤄졌다. 규제가 가격을 억누르는 동안 수요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결국 더 크게 뛰어오르는 결과를 낳는다.
실수요자 피해도 심각하다. 대출규제가 강화되면 가장 먼저 내 집 장만을 꿈꾸는 중산층과 청년층이 좌절한다. 전세대출까지 DSR에 반영되면 서민층의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전ㆍ월세 부담은 더 커진다. 실수요 보호 정책이 오히려 실수요자를 배제하는 모순이 나타난다.
풍선효과도 이미 감지된다. 규제지역의 자금이 수도권 외곽과 지방 일부 도시로 이동하면서 비규제지역의 가격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이 지방 시장까지 흔들어놓는 셈이다.
본질적인 문제는 한국 부동산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는 관점이다. 수도권은 과열이 문제지만 지방 중소도시는 거래절벽, 미분양, 인구유출이 더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의 기준으로 동일한 규제를 일괄 적용하면 지방 시장은 더 얼어붙고 지역경제는 악화된다. 중앙의 일방적 처방이 지방의 삶을 위축시키는 역설이 발생한다.
이제 정책의 시선을 바꿔야 한다. 중앙정부는 거시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조정과 정책 집행 권한은 지방으로 이양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수도권 과열을 잡는 규제와 지방 회복을 돕는 완화책이 병행될 때 비로소 균형을 찾을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차별화, 지역 맞춤형 정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부동산 정책의 목표는 특정 지역의 가격 억제가 아니다. 국민 모두의 주거안정, 기회의 공정한 배분이다. 서울만 바라보는 정책에서 벗어나 전국을 따뜻하게 보듬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하나의 시장이 아닌데 하나의 해법을 강요할 수는 없다. 지역의 현실을 정확히 들여다보고, 그 지역의 삶을 지키는 정책이야말로 국민이 바라는 부동산 정책의 방향이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26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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