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공원이 소액 마권구매가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자료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경마장 전자카드 도입 여론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5년간 마권구매성향 분석 결과 1만원 이하의 소액베팅이 75.5%에 달했다며 경마가 도박이 아닌 건전한 오락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마공원은 1만원 이하 베팅을 세부적으로 분석해 1,000원 이하 마권구매는 16.1%, 2,000원 이하는 15.8% 등 5,000원 이하의 베팅이 66.6%라며 매년 소액베팅 비율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마공원 측은 "경마 참가자 대부분이 1만원 이하의 베팅을 하고 있으며 이번 통계가 경마가 도박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마공원의 통계발표가 주먹구구식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먼저 1회 1인 베팅한도액을 10만원으로 정해놨지만 사실상 매표소를 번갈아가며 마권을 구입할 수 있어 단순히 소액 마권 구매 비율로 경마의 건전성을 논하기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또 경마공원뿐만 아니라 매출액이 큰 장외발매소의 통계가 빠진 것도 도박이 아니라는 경마공원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
차진구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경마의 위험성은 소액 마권 구매 경향이 아니라 마권구입 횟수의 제한이 없다는 데 있다"며 "이번 통계발표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경마장 전자카드 도입을 막기 위한 여론 꼼수"라고 말했다.
사감위는 지난해 인천의 장외발매소 한 곳에서 전자카드를 시범도입했으며 최근 2018년까지 전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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