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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02/18  창원일보
[김성균의 기상이야기]
기후변화 대응, 속도를 낼 때

부산지방기상청장
지난 달 미국은 `냉동고 한파`라 불릴 만큼 혹독한 추위가 닥쳤다. 103년 만에 나이아가라폭포가 얼어붙고, 남극보다 심한 기록적 추위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20여명이 사망하고, 1만 8,000여 편의 항공기가 결항되는 등 그 피해액만 우리 돈으로 5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반대편 남반구 아르헨티나에서는 섭씨 4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100여년 만에 찾아와 10여명이 열사병과 탈수 증세로 사망했고, 칠레는 고온 건조한 기후에 불볕더위가 겹쳐 대형 화재가 계속되기도 했다. 이러한 지구상의 각종 기상이변이 일어난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한 지가 꽤 됐다.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연구보고서에는 `기후변화로 폭염, 가뭄 등의 이상기상현상이 늘어나면 개인 간의 폭력행위는 물론 국가 간의 내전에 이르기까지 분쟁이 일어나기 쉽다`는 흥미있는 내용이 게재됐다. 분쟁의 발단은 다양하지만, 환경이 악화되면 식량이나 수자원, 에너지 수급 등에 있어서 위협을 받게 돼, 사람의 행동이 폭력성을 드러내기 쉽다는 새로운 지적이다. 이는 기후변화가 경제적인 손실을 가져올 뿐 아니라 우리의 삶의 질에도 큰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러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이전부터 대두돼 왔다. 1988년에 UN 산하의 국제기구인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은 기후 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라는 기구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이 기구는 1990년부터 정례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보고서 형태로 발간하고 있는데,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대책 수립과 협상에 있어서 기준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으로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가? 지난해 9월에 발표된 IPCC 제5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난 133년간(1880~2012년) 지구 평균 온도는 0.85℃ 상승했고, 평균해수면은 110년간(1901~2010년) 19cm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고 지금처럼 온난화를 방치한다면 21세기 후반(2071~2100년) 지구 평균기온은 3.8℃, 해수면은 63cm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이전 세기보다 훨씬 더 빠르게 기후가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의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대로 온난화가 진행된다면 21세기 후반(2071~2100년) 한반도 전체의 평균기온은 5.7℃ 상승하고, 해수면은 남해안과 서해안이 65cm, 동해안이 99cm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100년에는 평양 기온이 지금의 서귀포 기온인 16.6℃와 비슷해 질 전망이라고 하니 그 변화의 폭이 놀랄 따름이다. IPCC의 미래 전망이 완벽한 판단은 아닐지라도, 이 보고서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지구온난화는 점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경고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지역별로도 미래의 기후변화 전망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창원시의 경우도 온실가스 감축 없이 이대로 온난화가 진행된다면 평균기온은 4.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어 한반도 전체 평균기온 증가량보다 적지만, 강수량의 경우는 한반도 전체 강수량 증가율인 17.5%보다 2~3배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더위를 대표하는 열대야일수와 폭염일수의 경우도 한반도 전체 증가일수(각각 37.2일, 30.2일)보다 약 2배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창원시가 현재와 같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따라간다면 집중호우, 폭염 등 이상기상현상이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다행인 것은 자치단체별로 적극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창원의 경우 일찍이 2006년에 환경수도를 선언하고 생태 숲 조성, 녹색산업단지 조성 등 친환경정책을 펼쳐왔으며, 2007년부터는 기후변화 대응 시범 도시로서 본격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펴고 있다.
 

이중 2008년에 개통한 시민공영자전거 `누비자`는 전국최대규모의 녹색교통수단으로서 이산화탄소 저감에 큰 기여를 했으며, 녹색아파트 인증사업, 탄소포인트제 등의 정책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창원시 관내 에너지 다(多)소비기업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협약 체결로 매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인 일이다.
 

2006년 영국 총리의 경제고문을 지낸 스턴(Stern)이 작성한 `기후변화의 경제학`은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의 경제적 피해를 처음으로 종합평가한 보고서로, 처음 발표되면서부터 전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으로 유명하다. 이 보고서는 다소 과장된 내용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지금 기후변화의 대응에 나서면 그 피해로 인해 치를 비용의 10분의 1만 가지고도 대책을 미리 수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환경과 경제가 전혀 무관한 것이 아니므로,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앞으로 다가올 이상기상 현상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 세계 저탄소산업시장을 선점하는데도 유리하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도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자체 모두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기후변화 대책이 마련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발 앞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미래의 기회비용으로 기후변화의 위험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고 삶의 질도 향상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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