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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방기상청 예보과장 |
기상청에 견학 오는 학생들에게 `기상캐스터` 체험 코너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지금은 기상캐스터라는 용어에 익숙해졌지만 20~30년 전에는 `기상통보관(김동완)`이라는 용어가 국민들에게 더 친숙했다.
기상청에 견학 오는 학생들에게 `기상캐스터` 체험 코너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지금은 기상캐스터라는 용어에 익숙해졌지만 20~30년 전에는 `기상통보관(김동완)`이라는 용어가 국민들에게 더 친숙했다.
김동완 기상통보관이 TV에서 매직펜으로 등압선을 쓱쓱 그려가며 날씨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국민의 생활과 절묘하게 관련지어 설명해 줌으로써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해설로 인기가 높았다. 아직도 그 분의 해설이 알아듣기에 좋았다는 분들이 많다. 이후 기상청 공무원 신분에서 민간 방송사 직원으로 신분이 바뀌었어도 기상통보관이라는 호칭은 계속 그를 따라다녔다.
우리나라의 기상방송 해설 역사는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부터 전환기를 맞는다. 각 방송사에서 하나 둘 뛰어난 용모의 여성들을 카메라 앞에 세우기 시작하였고, 그 때부터 역사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 같다.
이때부터 자막에는 `기상통보관` 대신에 `기상캐스터`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대다수의 방송사에서 여성 기상캐스터들이 활약하는 시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나라에서 활약하는 대부분의 기상캐스터 직종은 날씨의 변화가 심할 때 국민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다. 또한 계절에 상관없이 경험해보지 못한 이상기상 현상들이 나타날 때 관심이 더욱 높아진다. 최근에는 "뉴스는 보지 않아도 날씨는 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상캐스터들의 역할이 크고, 책임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직업의 특성상 국외 출장을 나가게 되는 경우에는 그 나라 날씨방송을 유심히 보게 되는데 특징적인 것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외국에서는 남성 기상캐스터들이 자주 보인다는 점이다. 유럽에서도 그러하고, 미국, 일본, 중국에서도 양복을 단정하게 입은 남성 기상캐스터가 기상예보를 해설해 주는 장면을 자주 본다.
물론 여성 기상캐스터들도 있지만 BBC, CNN, NBC 등에는 남성 기상캐스터가 자주 등장한다. 일본 NHK에서도 시간대별로 다르긴 하지만 남성, 여성 기상캐스터들이 번갈아가며 또는 함께 해설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유학생활을 한 동료들이나 지인들에 의하면 미국에서 기상예보는 `전문분야^남성`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어 남성 기상캐스터들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인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듯하다.
또한 미국 TV의 기상예보 해설 화면에는 가끔 기상캐스터 이름 아래 `Meteorologist`라는 단어가 달릴 때가 있다. 기상학자, 기상전문가라는 뜻인데 기상캐스터 중에도 Meteorologist가 붙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미국 기상학계에서는 기상학을 전공한 학위 소지자에게 Meteorologist라 붙이지만 언론에서는 `Broadcast Meteorologist(방송기상전문가)`라는 의미로도 붙인다. 나라마다 제도가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기상학회(American Meterological Society)에서는 방송기상과정(Certified Broadcast Meteorological Program)을 별도로 운영하여 정식 수료증(Seal of Approval)을 교부하고, 관리한다.
CNN, NBC, ABC, CBS, FOX 등 미국의 메이저급 방송사에 입사하려면 이러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유리할 정도이다.
일본에서도 국가에서 `기상예보사` 제도를 운영하며, NHK 기상캐스터의 이름 앞에 `기상예보사`라 붙여 전문성을 존중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기상청)에서 관리하는 기상 관련 면허제도로 민간 `기상예보사`, `기상감정사` 제도가 시행되고 있고, 국가기술자격제도로 `기상기사`, `기상기술사` 자격제도가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 방송사에서도 이러한 면허나 자격을 갖춘 기상캐스터들이 활약하고 있지만 별도 자막으로 내보내는 것을 본 적은 없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이 우리나라와 다른 또 한 가지는 메이저급 방송사들이 법적으로 독자적인 기상예보 발표 자격요건을 확보하여 방송사 기상센터에서 자체적으로 고유의 기상예보를 생산하여 발표한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기상청 예보와 다를 수도 있고, 방송사에 따라 서로 다른 기상예보로 시청률 경쟁에 나서기도 한다.
2011년도에 노르웨이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만났던 노르웨이 해양전문가의 말이 "지난해 노르웨이에서는 민간 기상예보와 국가기상청 예보를 평가한 결과에서 노르웨이 최고 민간 언론매체 중 하나인 `애프터눈 포스트` 의 기상예보가 기상청 예보 정확도를 조금 앞지르는 이변이 일어났다"고 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생활에서 영어로 기상캐스터는 `Weather caster`이지만 일반적으로 `Weather man`을 사용하는 풍토 속에서도 여성 기상방송전문가들이 고위직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32개 보도매체에 소속된 기상방송전문가 중에 고위직에 오른 사람들의 35~40%가 여성 기상캐스터라고 한다. 기상방송 도중에 `선임 기상캐스터(Chief Meteorologist)`라는 자막을 달고 나오는 여성들이 바로 이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상캐스터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근무 중이다. 부울경 기상캐스터들의 경우에 매일 새벽 5시부터 시작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기상에 대한 전문성 향상 프로그램(부산지방기상청)을 정기적으로 이수한다.
현재 많은 시민들은 날씨 해설에 배정된 시간이 워낙 짧아 무슨 말을 했는지 놓치기 십상이라고 한다. 각 방송사에선 전문지식을 갖춘 기상캐스터가 날씨정보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도록 배정 시간을 지금보다 대폭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서도 태풍, 호우, 대설 등 중요한 기상이슈가 있을 때는 `선임 기상캐스터(Chief Meteorologist)`가 특별히 출연하여 해설하는 시기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해 본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106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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