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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방기상청 예보과장 |
11월 22일은 24절기 중 하나인 `소설`이다. 이맘때가 되면 남부지방에도 기온이 내려가 저절로 두꺼운 겉옷을 찾게 된다.
특히, 바람이 없는 맑은 날 밤에 기온이 부쩍 많이 내려가는데 우리나라 중부지방은 11월로 접어들면 일 최저기온이 0도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여 22일경이 되면 평균적으로 대부분 영하 1~3도 정도의 최저기온이 된다.
철원, 춘천, 영월 같은 중부지방에서는 옥외에 빨래를 널어두면 아침에 딱딱하게 얼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남부지방에서도 거창, 합천, 산청, 밀양 등 경남 내륙에서는 0~영하 2도 정도가 된다.
서울은 중부지방에 속하지만 도시화 영향으로 기온(1.7도)이 덜 내려가고, 창원(4.9도), 부산(6.3도)은 지리적으로 남쪽에 속하고, 바다와 접하는 해양환경이 작용하기 때문에 기온이 덜 내려간다.
가을이 되면 계절적으로 태양의 입사에너지양이 여름철보다 작아지고, 낮 시간동안 내리쬐는 태양에너지양도 작아진다. 동지(12월 22일)때까지는 낮 시간이 계속 짧아져 햇볕이 내리쬐는 시간이 짧아진다. 또한 밤에는 냉각으로 인해 도망 나가는 열이 많아서 전체적으로는 들어오는 양보다 나가는 양이 더 많아, 자꾸만 더 추워진다.
우리가 느끼는 추위는 기온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누구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바람이 강하면 추위를 더 많이 느낀다.
풍속이 1m/s 증가 할 때마다 우리 몸이 느끼는 온도는 대략 1℃ 정도씩 내려가기 때문에 초속 3m의 바람이 불면 3℃ 정도 낮은 추위를 느끼게 된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경우라면 자전거 속도에 비례하는데 보통 5℃ 정도 낮은 추위를 느끼게 된다. 자전거의 속도는 보통 18km/hr 정도로 초속 약 5m 정도에 해당된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제는 여전히 어렵지만 기온이 점차 내려가자 각 지역 가전매장에는 난방기구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겨울이 가까워지면 누구보다 따뜻한 겨울을 원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대부분 서민들은 늘어나는 연료비 문제로 따뜻한 겨울을 원하지만, 반대로 겨울이 따뜻하면 해충들의 월동이 쉬워져 농민들은 다음해 병충해를 걱정하고, 스키장에서는 눈이 내리지 않을까 염려한다. 국가적으로는 에너지관리 분야에서 해마다 늘어나는 전력량 문제로 추운 겨울이 되는 것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선진국의 경우에 전력사용량이 1965년 정도까지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대부분 가정에서 가전제품이 라디오, 흑백 TV 정도에 불과했고, 난로의 연료도 대부분 목재나 갈탄 정도여서 전력 사용량이 많지 않았다.
그 후 세계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전력 소비량은 계절에 따라 크게 변화하게 되고, 에어컨의 대량 보급이 전력수급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되었다. 전력 비상이 걸리는 시기는 폭염기와 일치하고, 산업용 전력량도 문제지만 에어컨이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몇 해 전 우리나라에서는 늦더위에 블랙아웃이 발생하여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초래되었다. 산소공급이 중단되어 횟집의 활어들이 죽고, 운행 중인 엘리베이터가 멈추는가 하면 거리의 신호등마저 정지되어 교통이 마비되는 등 큰 혼란이 있었다.
최근에는 전력사용 피크기가 한겨울에도 나타나 블랙아웃이 여름에만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겨울에도 걱정해야 할 형편에 놓였다. 주위를 둘러보면 예전에 비해 석유난로가 대부분 사라지고, 가스 사용을 거쳐 전기를 사용하는 난방과 취사가 크게 늘었다. 냉난방 겸용 에어컨, 전기침대와 매트, 전기스토브, 전기레인지 등이 있다.
외국에서도 전기 난방이 겨울철 난방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13년 2월 미국북동부 뉴욕, 코네티컷, 메사추세츠 등지에 기록적 폭설이 내려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 이 때 폭설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전력선이 끊어지는 바람에 전기난방에 의존하던 고령자 등 많은 가구에서 큰 피해를 당했다. 어느 나라에서나 정상적인 전기 공급이 생명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일이 된 것이다.
세계 각국의 에너지 소관 정부부처나 전력회사 관계자들은 사계절 안정적인 전기 공급을 위해 고심한다. 기상청의 기상관측 데이터와 장기, 중기, 단기 예보에서 예상하는 기온 동향을 중요한 자료로 이용하지만 최근에는 기상전문가를 직접 고용해 계절별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대응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년전부터 기상전문가가 한국전력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기상청의 기상예보를 반영해 복합 화력발전기의 공급용량을 산정하는 자동시스템을 2013년도부터 도입ㆍ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기상청이 3시간마다 업데이트하는 동네예보에 맞춰 발전기의 공급 가능용량을 산정해 기온에 따라 출력이 변동하는 시스템이다. 복합 화력발전기의 공급량을 좀 더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 과학적인 기상예보를 산업분야에 응용함으로써 기상예보의 이용가치를 극대화한 것이다.
사회적 안전망이 날로 보강되어가는 가운데 만약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겨울철 블랙아웃을 생각하며 국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이지 않는 여러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110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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