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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방기상청 관측예보과장 |
스티브 잡스는 미래의 음악은 전자매체로 거래되고, 기술은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지며, 제품은 다양한 산업이 융합해야 살아남을 수 있음을 간파했다. 그는 그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활용한 혁신적인 제품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얻었다.
기업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술과 시장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조직의 재편으로 대응해 나간다. 정부 부문에서도 국가 경쟁력 확보와 국민행복, 국민만족 서비스를 위해 조직개편은 필연적이다. 한정된 예산과 정원으로 국정운영의 비능률을 제거하고, 기관의 비전구현을 위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금년 초에 각 부처, 지자체, 공공기관의 조직개편이 있었다. 기상청은 기상예보 등의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더욱 수준 높게 제공하기 위해 여러 업무 분야에 걸쳐 기능 효율화 체계로 조직을 개편했다. 기상청의 이번 조직개편 핵심은 국민에게 더 나은 정보로 기상서비스를 하기 위한 `기상예보광역화`와 `기상관측 효율화`로 요약할 수 있다.
`기상예보광역화`는 그동안 전국 45개 기상대에 개별로 1명씩 흩어져 예보하던 것을 도(道) 단위로 인력을 집중하여 규모 있는 예보체계로 구성한 것이다. 의사결정단계가 축소돼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고, 전문 인력의 집중화로 예보기술발전과 예보정확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기상관측 효율화`는 첨단 계측기술과 IT기술을 최대 활용하여 관측자동화를 확대해 나가고, 한반도 및 주변해역에 대한 관측공백의 최소화, 기상관측자료 품질 향상 등 기상관측과 관련된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해 일손을 줄이고 예산을 절약하며, 기상자료 활용도는 더욱 높여 나가게 된다.
기상청은 조직효율화를 앞두고 지난해부터 전국의 도ㆍ시ㆍ군과 유관기관을 발로 뛰며 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왔다. 그럼에도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대면 접점 약화 등을 우려하기도 하는데 그럴 정도는 아니다. 예를 들어 지리산 지역의 기상상황을 파악하는 일이 지금은 지리산 치밭목 산장에 상주하면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나 자동기상관측장비로 창원이나 부산에서 파악하는 것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기술시대가 됐다.
시군 공무원에게는 `방재기상정보시스템`을 제공해 기상청 예보관과 대등한 양의 실황정보와 예측정보를 제공하고, 지방에는 전국 각 시ㆍ군 별로 `지역기상담당관`을 두어 1:1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시ㆍ군과 기상대 사이 시공간적 제약은 PC급 정부기관영상회의장치(나라e음), 대형 화상회의시스템, 직접 방문 등을 통해 서비스하고, 나아가 인근 광역기상대와 지방기상청에서 이중 삼중의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중소도시 기상대 기능은 `지역기상기후센터`로 재편ㆍ존속되므로 더욱 우려할 필요가 없다.
국가의 기상관측과 예보 기능 개편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일본기상청의 경우에는 지난 2010년도에 일선 기상대, 측후소 기능 효율화를 완성했으며, 넓은 국토를 대상으로 `기상예보 광역화`를 이뤘다. 기상예보와 특보를 생산하는 핵심기능을 전국 5개소의 지방기상청(토쿄, 후쿠오카, 오사카, 삿뽀로, 센다이)에만 두고, 일부 중소도시 기상대, 측후소에서는 작은 규모로 일반적인 기상정보서비스를 행한다.
노르웨이의 경우에는 우리보다 국토면적이 3.2배 넓고, 대서양과 접한 남북 국토길이가 1,200km 이상에 달하는데 남북으로 2개 도시에만 기상관서를 두고 있다. 남부엔 베르겐, 북부엔 트롬쇠 지방기상청에서 기상예보와 특보를 생산해 전국에 서비스한다. 국가기상정책을 담당하는 본청 조직은 오슬로에 있다.
영국기상청은 전국 5개소의 지방기상청에서 행하던 기상예보와 특보 생산 기능을 2005년도에 엑시터(Exeter, 데번셔주 주도) 한 곳으로 모았다. 지금은 엑시터 한 곳에서 기상예보와 특보를 제공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인력 집중 시스템 형식으로 운영한다. 물론 이들 선진국들의 기술 수준, 투자 수준, 사회적 여건 등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기상청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전체 정원은 늘리지 않으면서 예보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역점을 두었다. 기상청의 예보생산과정은 전국적으로 서로 멀리 흩어져 작은 지역 단위로 나 홀로 예보하는 체계로는 기상예보정확도뿐만 아니라 예보기술 발전과 역량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태풍, 호우 등 위험기상 상황에서는 기상변화에 많은 변수들이 작용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이번 개편으로 5~6명의 지역예보관이 머리를 맞대고 과학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 것은 대응능력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데 큰 효과를 준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조직개편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미리 파주, 동두천, 이천, 충주, 남원, 정읍기상대 등 전국 11개소의 기상대 예보인력을 지방청으로 재배치해, 3년간(2011년~2013년) 시험운영을 했다. 그 결과 기상예보 정확도가 1.5% 정도 향상됐는데 이는 매우 놀라운 결과였다. 기상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예보정확도 1%를 올리는 데에는 많은 예산과 10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이 정설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미래를 향한 기상청의 꿈과 비전, 발전 방향을 담았다. 한정된 조직의 역량과 재원을 장ㆍ단기적으로 국가와 국민의 이익이 실현되는 방향에 맞추었다.
더 나은 기상서비스를 향한 기상청의 이러한 변신 노력에 국민의 폭넓은 이해를 기대해 본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116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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