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에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밟은 북한 축구가 강력한 우승후보 이란에 무릎을 꿇으면서 자력으로 8강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은 15일 오후 10시 15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카타르스포츠클럽에서 벌어진 이란과의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후반 17분 카림 안사리 파드(21)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의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북한은 1무1패(승점 1)로 남은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만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승리를 거둬도 이란과 UAE의 경기 결과에 따라 8강 진출에 실패할 수 있다.
북한은 20일 오전 1시15분 이라크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이에 반해 이란은 1차전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 이라크를 2-1로 제압한데 이어 2연승을 거두며 승점 6점으로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란의 신예 스트라이커 안사리 파드는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7분 페즈만 누리의 정확한 크로스를 가볍게 오른발로 건드려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 분위기는 팽팽했다. 양팀 모두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탐색전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북한은 정대세가 전반 15분 얻은 프리킥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이란을 긴장케 했다. 무회전의 강한 슛이었다.
이란은 전반 27분 안사리 파드가 오른발 슛으로 북한의 골문을 흔들었지만 이 과정에서 핸드볼 반칙을 범해 노골 선언이 됐다. 균형은 깨지지 않았고 0-0으로 전반이 끝났다.
후반 초반에도 상호간의 압박은 계속됐다. 먼저 균형을 깬 것은 이란이다.
이란은 후반 17분 안사리 파드가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페즈만 누리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가볍게 방향만 바꿔 북한의 골네트를 갈랐다.
다급해진 북한은 곧장 공격수 정대세(27ㆍVfL보쿰)를 빼고 박철민(23ㆍ리명수)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후 북한은 공세를, 이란은 템포를 조절하는 축구를 했다.
북한은 후반 33분 량용기(29ㆍ베갈타 센다이)가 혼전 상황인 이란 문전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이란의 수비수가 몰리는 바람에 슛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종료 직전에는 홍영조(29)의 오른발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가 동점 기회를 날렸다. 홍영조 개인으로는 이번 대회에서 2번째로 골대를 맞히는 불운이었다. 홍영조는 UAE전에서도 페널티킥을 골대에 맞혔다.
북한은 2경기 연속으로 골대 불운이 겹쳤다. 이번 대회에서 무득점이다.
뒤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이라크가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UAE의 자책골로 극적인 1-0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에서도 이라크의 영웅은 유니스 마흐무드였다. 마흐무드는 동료가 패스한 공을 찬 것이 UAE 수비의 발에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가며 이라크에 기분좋은 승리를 선물했다.
극적인 승리로 1승 1패가 된 이라크는 마지막 상대인 북한과 8강 진출을 두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됐다.
/박지혁 기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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