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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03/05  손온누리 기자
간호사 `태움 문화`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

"신규 간호사, 새벽 4시 출근
오후 6~9시 사이 퇴근 기본"
"이렇게 근무해도 … 추가수당
특근 장부 절대 못쓰게 한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신규 간호사의 10명 중 7명은 근로 기준 관련 인궈침해를 경험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는 이른바 `태움문화`의 피해자도 40%를 넘어서는 것으로 밝혀졌다.
 

원치않는 근로 강요에서부터 연장근로 강제까지 심지어 연장근로에 대한 시간 외 근로수당도 받지 못했다는 경우가 2,037건에 달했다.
 

간호사들을 좀먹고 있는 근로환경과 `태움문화`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간호사 70% "인권침해 당했다" 

 

 

"신규 간호사는 새벽 4시에 출근해 퇴근을 오후 6~9시에 하는 게 기본이다. 이렇게 근무해도 추가수당이나 특근 장부는 절대 못쓰게 한다"   
 

간호사 10명 중 7명은 병원에서 근로 기준 관련 인권침해를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동료간호사나 의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이른바 `태움문화`의 피해자도 40%를 넘었다.
 

또 19%는 성희롱이나 성폭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해 간호사들의 업무환경이 크게 열악할 뿐더러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있음을 방증했다.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지난 1월 23일까지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조사` 설문에 참여한 7,275명의 답변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설문에 따르면 근로기준법 위반에 따른 인권침해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간호사는 69.5%에 달했다.
 

구체적으로는 원하지 않는 근로를 강요하거나 연장근로를 강제한다는 응답이 각각 2,477건과 2,582건으로 가장 많았다. 연장근로에 대한 시간 외 근로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2,37건, 연차유급휴가의 사용을 이유 없이 제한한다는 응답도 1,995건에 달했다.
 

생리휴가, 육아시간, 육아휴직, 임산부에 대한 보호 등 모성보호와 관련한 인권침해 여부를 묻자 27.1%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은 생리휴가를 청구했는데도 불구하고 허락하지 않거나 수유 시간을 주지 않는 등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육아휴직 신청과 복귀 시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18.9%는 지난 1년간 직장 내 성희롱 또는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 이들이 밝힌 가해자의 59.1%는 환자, 21.9%는 의사, 5.9%는 환자의 보호자였다.
 

또 지난 1년간 직장에서 이른바 `태움` 등으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 간호사는 40.9%로, 절반에 가까웠다.
 

가장 최근에 본인을 괴롭힌 가해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직속상관인 간호사 및 프리셉터(사수)가 30.2%로 가장 많았다. 동료간호사가 27.1%, 간호부서장이 13.3%, 의사가 8.3%로 직장 내 괴롭힘의 대부분이 병원 관계자로부터 발생하고 있었다.

 

 

`태움` 문화 개선 국민청원 잇따라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일어난 간호사 자살 사건이 간호업계의 고질적인 `태움`문화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뒤 고질적인 폐습이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오후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태움`과 관련한 국민청원이 이틀 만에 20개 이상 올라왔다.
 

`간호사 태움 없애는 방법`, `태움 , 선후배 간 갑질 처벌 의무화`, `간호사 태움문화와 처우개선 및 신규간호사 자살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요청합니다` 등이 대표적인 글이다.
 

이번 사건이 간호사들의 `태움` 문화와 연관성이 있는지는 경찰 수사과정에서 밝혀져야겠지만 이 기회에 근본 문제를 따져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는게 간호업계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입 간호사 1년 평균이직률 34% … 훈련이 `분풀이`수단?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과 그런 문화를 지칭하는 용어다.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표현에서 유래했다. 교육이라는 명목을 내세우지만, 이는 직장 내 괴롭힘과 다를 바 없다고 일선 간호사들은 설명한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중 지난달 19일 오후 6시 기준 914명의 청원을 받은 `간호사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더이상 외면하지 말아주세요`라는 글에서는 태움을 "몇몇 인성이 나쁜 간호사들 때문이 아니라 의료시스템이 간호사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기 때문에 존재하는 문화"라고 꼬집었다.
 

청원자는 "병원의 간호인력 보충을 법으로 강제해달라"며 "밥 한끼 먹지 못하고 화장실 한번 가지 못해서 환자보다 앓고 있는 간호사에게 단지 `친절하라`고 강제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면서 "병원에서 간호사 1명당 보살피는 환자의 수를 줄여달라"고 강조했다.
 

실제 신규 간호사들은 일을 배우는 과정에서 오는 업무 스트레스에 태움까지 더해져 이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태움문화가 `시스템`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대개 신규 간호사는 선배 간호사인 프리셉터(preceptor)와 항상 함께 다니면서 일을 배우는데, 절대적으로 간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을 가르친다`는 행위가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간호사의 업무 자체가 환자 안전에 직결되므로 엄격한 교육과 역량 강화는 불가피하지만 현 태움이 과도하게 감정적인 방향으로 표출된다는 지적도 있다. 옷 입는 걸 지적하거나, 선임의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문가 "노동환경 개선ㆍ실습중심 교육제도 필요"   
 

전문가들은 간호업계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병원의 지원부족, 허술한 교육시스템을 원인으로 꼽는다.      
 

김소선 서울시간호사회 회장(연세대 간호학과 교수)는 "2005년 화순전남대병원에서 간호사 2명이 잇따라 자살한 지 햇수로만 벌써 13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때랑 똑같다. 단순히 한 병원의 조직 문화가 아니라 허덕이는 간호인력, 처우, 실습병원 부족에 따른 미숙련 등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실습 미비 등 준비되지 않은 간호사들이 현장에 바로 투입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금세 병원을 떠나면서 남아있는 사람들이 고통받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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