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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 부산사투리보존협회장 |
지난 18일 아침 신라대학교 총장을 지내고 부산문인협회, 부산불교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법산 김용태 시인이 별세했다. 평소 고인은 강직하지만 문로(文路)의 길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부친께서 남부민동 칠보사 주지로 계실 때 스님은 6ㆍ25 전쟁통으로 헐벗고 굶주린 충무동 걸배이들에게 밥을 먹여주고 제(祭)때 들어온 과일이나 떡은 그들 차지였다.
어릴 때 스님을 보았는데 조석예불은 한 번도 거르지 않았고 만행(萬行)의 근본은 이웃을 살피는 일이고 못 배우고 배고픈 사람을 살피는 것이 불자의 도리라며 원숙하실 때까지 자비행은 멈추지 않았다. 총장을 지낸 김용태 시인은 화엄경 입법게품을 보다가 문득 깨달음을 얻었고 이후 당신의 부친의 길로 들어섰다.
마치 일본의 불교를 보듯 철저하게 신앙생활을 하셨고, 금정산 아래 원효정사를 창건해 주지로 있으면서 대전환점을 맞이했다. 원효성사가 행한 육화정신을 골격으로 해 매년 4월에 시상하는 불교계에서는 아주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매김 했다.
그는 무소유의 삶을 강조하셨고 보살행을 실천한 산 부처였다.
세수 80. 당신의 가신 그 자리가 너무 크게 다가온다.
아무리 항우장사라 해도 숨 끊어지면 끝이다. 아무리 잘나가는 사람이라도 숨을 쉬지 않으면 볼 장 다 본 것이다. 죽음 앞에 무슨 명예가 있고, 저서가 있고, 돈이 필요할까.
일찍 부처님은 "사람의 생사는 호흡간에 있다"고 갈파했다. 아무리 들어도 지나침이 없는 말이다. 죽음 앞에선 모두 초연해지기 마련이다.
법산 스님은 20일 통도사 다비장에서 한 줌의 재로 다시 이 세상으로 다가왔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독 큰 키와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 사방을 깨우는 시간이다.
인간칠십고래희(人間七十古來希)라는 문장 속에는 70이 넘으면 아무리 백세시대라 할지라도 몸의 기능 즉 신체가 제대로 작동이 안 되고 부자연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젊음이 좋고 젊은 날에 모든 걸 이루어야 한다. 모든 생물은 순환하므로써 그 원리를 따르는 게 인간의 순리가 아닐까.
본 위원 역시 종심을 넘자 주변의 지인(知人)들이 하나 둘 떠나가는 것을 보니 애탕개탕 살면 무엇하겠냐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붙잡으려 해도 세월이란 놈은 지남철보다 더 지독한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악인보다 더 착한 사람이 많고,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많다. 아마 이런 사람 때문에 사회가 돌아가고 형성되는지 모를 일이다.
옛말에 "화향백리(花香百里)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주향천리(酒香千里) 술의 향기는 천리를 가고, 인향만리(人香萬里)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주색(酒色)을 멀리 해야 되고 오로지 사람을 스승으로 삼아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
우리가 생명에 대한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화를 당하고 내세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느끼며 때로는 슬픔에 빠져서 불행과 고통을 스스로 만들어 끙끙거리고 있지는 않는 지를 반드시 삼가 해야 될 시점이다.
신체의 기능이 소진돼 가면 노년의 자세를 가다듬고 내의도 자주 갈아입고 몸에서 냄새가 안 나도록 수염도 깎고 스킨도 바르는 등 노인 냄새가 풍기지 않도록 제 스스로 힘을 써야 한다.
언젠가는 저 세상으로 간다. 가기 전에 정리를 잘 하고 필요 없는 물건이나 책 등은 과감하게 이웃에게 줌으로써 받는 사람 역시 유용하게 쓰게 된다.
행복한 삶은 집착을 가지지 않고 홀가분하게 생활하는 데서 시작됨을 알아야 한다. "난향천리(蘭香千里) 난의 향기 백리를 가고, 묵향천리(墨香千里) 묵의 향기 천리를 가고, 덕향만리(德香萬里) 덕의 향기 만리를 간다" 덕으로써 노년을 살펴보자.
http://www.changwonilbo.com/news/19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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