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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 부산사투리보존협회장 |
요사이 요양병원에 가면 할아버지ㆍ할머니들의 천국이 따로 없다. 때 되면 밥 나오지, 조금 아프면 간호사가 와서 간단한 의료행위를 해주지, 함께 생활하고 운동도 즐기며 TV시청, 가끔 강당에 모여 영화를 보거나 유명한 강사선생을 모셔 강의를 듣는다. 그야말로 삶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을 한다.
요양병원의 설립 목적이 이렇게 사회공익에 헌신하고 어르신들을 잘 모시고 보필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 얼마나 좋은 제도인가.
하지만 설립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게 소위 말하는 현대판 고려장인 곳이 요양병원으로 성업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고려장하면 고구려 때에 늙어서 쇠약한 이를 산 채로 묘실에 옮겨 두었다가 죽은 뒤에 그 곳에서 장사지내던 풍습을 말하거나 지난날 규모가 큰 토분(土墳)을 흔히 이르던 말이다.
이 말 역시 왜놈들이 우리 민족을 무시하고 깎아내리려고 꾸민 말이라 한다. 일본은 섬이고 화산으로 형성된 곳이기에 자기네들이 한 짓을 조선에게 떠넘긴 것이다.
그런데 현대판 고려장이 된 곳이 바로 요양병원이라고 하는데 다 그런게 아니라 일부 요양병원이 사무장 요양병원으로 된 것이 더 큰 문제다. 사무장 요양병원은 나이 많고 어디로 가서 의사 생활을 할 수 없는 의사의 면허를 붙혀놓고 버젓이 장사하는 곳을 일컫는다.
그러니 어찌 할아버지ㆍ할머니를 내 부모님 마냥 모실 것인가. 참으로 한심하고 눈에 보이듯 뻔할 뻔자다. 식단도 그렇고 약이나 잠자는 것 모두가 그렇고 그렇다고 한다.
얼마 전 간판만 보고 83세 된 노모를 모 요양병원에 보낸 사람이 있었다. 가서 설명을 들어보니 집에 계시는 것보다 더 편하고 좋다는 생각으로 자기 어머니를 모시고 갔다. 입원비 150만원과 한달 요양비 80만원을 주고 돌아와 일주일에 한 두 번 면회를 갔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자 어머니가 "내사마 집에 갈란다. 집에 대비다 주라. 아바이야! 몬 있겠다"고 자꾸 집에 가자고 보채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머니 인자 한 달 밖에 안 됐는데 어런이 참아보이소" 하며 달랬다고 한다.
그 후 보름쯤 있다 가보니 노모가 식음을 전폐하고 묶여 있는 것을 봤다. 하도 어처구니없어 원장에게 달려가 물었더니 할머니가 치매끼도 있고 우리말을 안 들어서 묶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친구는 당장 어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왔다. 지금까지 아무 탈 없이 잘 지내고 살이 오르는 등 화색이 들었다고 알려줬다. 두 번 다시 그 곳에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면서다.
이 할머니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그 곳 요양병원에서 요양 중인 할아버지ㆍ할머니는 70여명에 이르는데 모두가 아들ㆍ딸이 있으면서도 한 달에 한 번도 찾아오지 않는 사람이 대다수고 요양비가 두 서너 달 밀린 것은 보통이며 숱째 1년 이상 안 낸 사람도 10%가 된다고 했다. 이러니 무슨 요양이 되겠는가.
이들은 정부에서 주는 요양급여를 타먹기 위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운영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손해가 안 가기 때문이란다.
옛날에는 제주도 여행가서 어머니를 버리고 오지 않나, 섬 지방에 가서 잠잘 때 살며시 빠져나오지 않나, 장터에 데리고 가서 그냥 버려두고 오는 염치없는 놈, 이 모두가 현대판 고려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핵가족시대라 하지만 자기를 낳아준 부모님을 버리면 천벌을 받을 놈들이다. 어찌 자신은 늙지 않고 버틸 것인가. 자신이 하는 짓을 아들ㆍ딸이 보고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196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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