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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 부산사투리보존협회장 |
지난 6월 17일 일요일 오전 11시 KBS 1TV에서 방영된 `진품명품` 프로그램에서 고려후기 삼대문장가의 한 분이셨던 문정공(文貞公) 안축(安軸)의 한시집(漢詩集) 관동와주가 소개됐다.
이날 감정평가 금액이 무려 1억원을 호가했다. 그만큼 역사성이 있고 우리나라 고려가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고 국문학사(國文學史)에서 아주 희귀한 국보급 보물로서 사실상 값을 매길 수 없는 문화유산이라고 평을 했다.
이 관동와주는 문정공께서 고려 충숙왕 17년(1330) 5월부터 충혜왕 1년(1331년) 9월까지 강릉도 존무사(江陵道 存撫使)로 재임중에 곳곳을 살펴보고 지은 시문집(詩文集)으로 경기체가인 관동별곡(關東別曲)과 함께 당신의 대표적 작품집이다.
진품명품에서 소개한 것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발표됐는데 `대우환(大雨歡)`의 시는 그 내용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이 본받을 만한 것으로서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관리의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 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음양의 두 기운이 조화를 잃으니/뭇 용이 편안히 들어앉지 못 했네/음기가 노해 현묘한 기미 나타나니/하늘에서 비가 세차게 쏟아지네/사나운 물줄기 남쪽 시내 불어나/넓고 넓은 들 언덕을 묻어버리네/물이 넘쳐도 비는 멎지 아니하니/마을까지 물든다 모두들 염려하네/인가를 휩쓸어갈까 두려워 하고/곡식 낱알 상할까 더욱 걱정함을 생각하니/내 한 지방을 다스리는 데/이 지방을 그 누가 잡아줄 것인가/정성이 적어 하늘을 감동시키지 못하고/일어났다 앉았다 부질없이 근심하네/원컨데 하늘이여 나의 몸을 벌하시고/사는 백성 흐느낌을 애처롭게 들으소서
큰 비로 인해 백성을 걱정하는 마음 구구절절이 나타내었다. 정말로 애잔한 시구다.
오늘의 지도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내용으로 백성을 아끼고 보듬어 주는 관리의 기품이 묻어나고 있는 훌륭한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문정공 안축은 고려 충렬왕 8년(1282) 탄생하시어 충목왕 4년(1348)에 돌아가셨다.
그는 순흥 안씨로 자는 당지(當之), 호는 근제(謹齋)이고 시호가 바로 문정공이다. 원래 흥녕원(지금 시흥)사람이다. 그는 충렬ㆍ충선ㆍ충숙 3조에 걸쳐 실록을 편찬했다.
당신은 근엄했고 공정한 사리판단과 함께 명망이 높았던 분이라고 전한다.
벼슬하는 사람은 항시 백성의 안위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 보고 보살펴야 하는 것이 목민관의 자세요, 관리가 할 일이다.
학문을 숭상하고 유학자로서 자신의 본분을 지켰고 치국제민(治國濟民)의 정치인으로 그리고 국문학사에 남긴 찬연한 공적이 안축을 더욱 우러러 보게 한다.
어느 원로 정치인의 말이 생각났다.
"지금의 정치인을 보면 사명의식이 없다. 대부분 생활 직업인이다. 정당이 제대로 되려면 적어도 그 중 20여명쯤은 자신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고 큰 뜻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데 요즈음은 찾아보기 힘들다. 반성은 잠깐 뿐이고 당권을 쥐려는 계파간의 각축만 벌일 뿐이다"
이렇게 한심한 작태를 하고 있는 데 700여년 전에 막강한 군주시대에 안축 같은 어른이 계셨기에 고려라는 나라가 지탱됐을 것이라 확신한다. 원나라가 고려를 제후나라를 정해서 임금 재위기간에 `충`자를 넣은 것은 충성(忠誠)을 하라는 뜻이었다고 하니 줏대없는 양반들의 처세를 지금 우리 후손이 보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결코 안 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196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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