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군청, 경찰, 소방관 등에서 하는 교육만 연간 몇 차례에다 특정 사건사고 발생 시 특별교육에 이어 또 무슨 교육에 시달리는 판에 민간단체서 하는 교육까지 받으라고 도와 시군에서 분위기를 조장합니까?"
창원과 일부 시군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들의 불만 목소리다.
경남도와 창원시가 특정 민간 학회가 주최 주관하는 교육행사에 수강생을 간접 모집해주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창원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A모 원장은 지난 3월 29일 시로부터 공문을 받고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성산구청에서 한 학회가 주관하는 `어린이집 보육교직원 대상 스마트 재난안전 교육(4~7월)에 참석할 명단을 파악해 보내라`는 요지의 공문을 보냈던 것.
언뜻 내용만 보면 마치 도나 시가 공동으로 주최나 주관하는 교육인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A 원장은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공문을 받고 없는 시간을 내어 교사들과 참석했다"며 "교육내용도 중복이고 아까운 시간만 낭비했다는 말들이 동행한 참석자들 사이에서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시가 공문 및 인터넷 통지문을 통해 참석자 명단을 파악해달라고 했는데 거절할 어린이집이 과연 몇이나 있겠느냐"면서 "대부분의 어린이집 원장이나 교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참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어린이집들이 받은 이 공문은 창원시청이 성산구청 등으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도에서 협조공문이 내려와 각 구청으로 통보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각 구청은 교육에 필요한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경남도청 저출산고령사회 정책과 담당자는 "K 학회의 의뢰를 받고 `스마트 안전교육` 수요 조사 및 교육실시 협조를 해달라는 공문을 성산구청 등지에 보냈다"면서 "이번 교육 내용은 미세먼지나 지진 대비 관련 교육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지난해 10월에도 한 차례 이 학회 교육에 행정적 협조를 해준 바 있다.
이 담당자는 "이 학회와 유사한 다른 단체에서 협조 의뢰를 하면 이처럼 시군에 협조 지시 등을 해줄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나 요청하면 들어 주는 건 불가하지만 아동 학대나 안전교육 등 각 분야에서 필요로 하고 그와 연관성이 있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 결과 도의회의 협조 요청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도내 군부의 C모 어린이집 원장은 "지난해 10월 오후 6시부터 8시 30분까지 교사 전원이 참여해 교육을 받았다. 대부분 중복된 것으로 이런 교육에 왜 군청 등 관에서 교육 대상자들을 모아주는 듯한 행정을 펼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며 "올해도 공문을 받았다. 우리 연합회는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지난 2월 재난교육 전문 강사진을 채용해 18개 시군에 파견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민간학회의 재난안전 교육에 협조하는 등 행정낭비는 물론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에게 정신 및 육체적 피로감을 얻어주는 것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이 학회 J모 이사는 "어린이집 등 현장 경험을 학문으로 승화해 지난해에 교육을 실시했다"면서 "도와의 인연은 지난해 도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협조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어린이집 등에서 `왜 도가 나서서 수강생 모집을 해주느냐`는 민원을 제기한 것도 안다"며 "지난해 강의 직후 설문조사에서 77.1%가 만족했으며 내년(올해)에도 교육을 원한다는 답변 76.7%로 많았다"고 덧붙였다.
`스마트 안전교육`은 시나 소방, 경찰, 재난안전처 소속이 아닌 순수 민간학회가 주관하는 것으로 지난해에도 한 차례 도내 13개 시ㆍ군구의 원장 및 교사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바 있다.
/김욱 기자
http://www.changwonilbo.com/news/207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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