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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05/15  창원일보
[안태봉 칼럼]
자만심(自慢心)

시인 / 부산사투리보존협회장
자기에게 관계되는 일을 남 앞에서 뽐내고 자랑하며 으스대며 오만하게 행동하는 가짐을 자만심이라 한다.
 

이 자만심 때문에 자기를 망치고 남과 이웃을 망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임진왜란 때 오로지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왜구의 총칼 앞에 나서서 전국 사찰에 사발통문을 돌려 승병을 모집해 승통에 오른 분이 바로 사명대사이시다.
 

그는 후학들을 위해 비장한 말씀을 했다.
 

"자불굴(自不屈) 하고
자불고(自不高) 하라"
스스로 비굴하지 말고 
스스로 자만하지 말라.
 

이 간단한 법어 속에는 무한한 진리의 말이 담겨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으니 참으로 소중한 문장임에는 틀림이 없다.
 

조금 있다고 조금 배웠다고 우쭐거리는 사람, 있는 사람 앞에서는 굽신거리고 아부 떨고 아첨하며 온갖 아양으로 출세 가도를 달려가겠다는 야심을 품고 말하자면 졸부나 전형적인 사자(詐者)가 이에 속하는 꼴이다.
 

조선시대 중종 때의 일이다. 어느 고을의 현감의 생일잔치에 초대받은 관내 선비 나부래기들이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즐기고 있을 즈음 기생들을 불러서 취흥을 돋우고 있었다. 일행 중에 곰보 선비 옆에 주근깨가 더덕더덕한 기녀가 서빙을 했다. 그때 곰보 선비가 기녀를 보고 하는 말 "자네 얼굴에 주근깨가 많아서 기름을 짜면 족히 한 말은 되겠구나" 하니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생각이 나서 기녀 왈 "선비님은 얼굴에 벌집이 많아서 꿀을 뜨면 여러 말 나오겠습니다"라 화답하니 좌중에 앉았던 내빈들이 손뼉을 치며 박장대소한다.
 

위트도 있고 유머가 담겼다.
 

지금 여당이 기고만장해 세상일을 다 하고 있는 모습이나 세상 형편은 그렇지 않다. 해가 바뀌어 야당이 여당이 될 수 있고, 또 여당이 야당이 될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어느 사회이건 진리가 둘일 수 없다. 그러기에 진리를 체득한 사람은 다투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과 조금만 다르면 헐뜯고 비방을 그치지 않고, 무조건 나를 따르라 하는 식이다.
 

그러니 당리당략에 치우쳐서 본연의 임무는 항시 뒷전이다. 그 많은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된지 오래다.
 

며칠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인영 의원이 청와대 모 실장과의 대화에서 마이크가 켜져 있는 것을 모르는 채 대화를 했는데 아뿔사 두 사람의 대화가 고스란히 좌중에 전달됐다. 내용인즉 속내를 그대로 표출된 사건이 있었다. 서로의 입장을 말했는데 그게 들통이 난 것이다.
 

그만큼 자만심이 강하고 소위 공무원들의 작태는 올라가면 갈수록 심하다는 게 확실하게 들어났다.
 

말 한마디가 이렇게 중요한 사실이고 보면, 이 신문을 보고 있는 독자 여러분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래서 사명대사가 `자불굴 자불고`를 부르짖은지를 모를 일이다.
 

어떤 일이든지 자만심이 없으면 어떠한 일이라도 도모할 수 없는 게 인지상정이다.
 

정치인이나 사회인이나 할 것 없이 행동거지를 비롯해 말실수는 되풀이 돼선 결코 안 된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패가망신임을 우리는 수없이 들었고 보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당혹스럽고 무안할 지경이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이다"라고 한 어느 시인의 발표는 혼탁한 이 사회에 청량감을 주기에 얼마나 멋진 광경인가.
 

이제라도 자만심을 버리고, 선의의 경쟁에 뛰어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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