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각 시늉` 논란을 자초했던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신을 놓고 말들이 많다. 후임 인선 발표 당일인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 혼자만 빠진 것을 두고서다. 지난 7일 부동산 시장 혼란 등에 따른 민심 이반에 대한 종합적 책임을 진다는 뜻에서 함께 사의를 표했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다른 수석ㆍ보좌관들이 참석했던 것과는 대조됐다. 특히 이번에 그와 함께 교체된 강기정 전 정무수석과 김거성 전 시민사회수석은 재직 시절의 소회도 털어놓고 작별 인사 시간을 가졌다. 자연스럽고 상식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김 전 수석은 사의 표명 당일인 7일 오후 늦게까지 소관 업무를 정리한 뒤 문 대통령에게 인사하고 청와대를 떠났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고위 참모들의 단체 단톡방에도 `늘 감사했다`란 문구만 남기고 탈퇴했다고 한다. `뒤끝`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사실 김 전 수석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다주택자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청와대의 `한 채 제외 처분` 권고 시한(7월 31일)이 다가오자 강남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그가 우선 교체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김 전 수석이 두 채 중 부인 명의의 잠실 아파트를 팔기로 하면서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힌 듯 했다. 사건은 그다음에 터졌다. 정부의 8.4 부동산 대책에도 시장 불안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와중에 김 전 수석의 잠실아파트 매도호가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매도호가가 시세보다 2억여원 높게 나오면서 "안 팔려고 비싸게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부동산 문제로 인해 가뜩이나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사태는 되돌리기 힘들 정도로 악화했고 극약처방이 노 비서실장과 산하 수석 전원의 일괄 사의 표명이었다. 김 전 수석 입장에선 별로 할 말이 없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우원식 의원은 "처신을 제대로 못한 것"이라고 했고, 진성준 의원은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뒤끝 처신` 논란을 놓고는 노 비서실장과의 `악연` 얘기도 소환된다. 논란이 커지자 한 청와대 관계자는 김 전 수석의 휴가 일정이 지난 10일부터 예정돼 있었다고 진화하고 나섰다. 설사 이 말이 사실이더라도, 그의 석연치 않은 행동이 모두 말끔히 해명되는 건 아니다. 지근거리에서 대통령을 보필해온 고위공직자라면, 누구보다도 떠나는 순간에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그 자신이 노무현 정부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 시절에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고 이번엔 공직기강까지 관할하는 민정수석을 지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김 전 수석의 마음속에 말 못할 아쉬움도 불만도 있을 수 있겠지만 고위공직자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듯해 안타깝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34098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