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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02/15  창원일보
[박광석의 기상 이야기]
바람에 숨겨진 지혜와 기상학

기상청장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이 문장은 `산 너머 남촌에는`이라는 노래의 가사 일부다. 평범한 가사 같지만 놀랍게도 이 가사에는 기상학적 지식이 숨어있다. 바로 가사에서 지목하는 `남촌`을 통해서이다.
 

봄바람은 겨울 내내 세력을 떨쳤던 차가운 시베리아고기압이 물러나고, 양쯔강 기단의 고기압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풍 계열`의 바람이 우리나라로 불어들면서 시작된다.
 

우리말에는 바람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참 많다. `높새바람`은 북쪽에서 불어오는 `높바람`과 동쪽에서 불어오는 `샛바람`이 합쳐진 것으로 `북동풍`을 의미한다. 좀 더 더하자면, `높새바람`은 `늦은 봄에서 초여름에 걸쳐 동해로부터 태백산맥을 넘어 불어오는 고온 건조한 바람`을 뜻한다. 이처럼 지역과 관련된 바람뿐만 아니라 계절과 관련된 바람, 심지어 속담 속에도 바람은 등장한다.
 

지역의 이름을 빌려와서 쓰고 있는 `양간지풍`은 강원도 양양과 간성 지역에서 자주 나타나는 국지적 강풍을 말한다. 봄철 이동성고기압에 의해 영서지방에서 영동지방으로 부는 서풍으로, 특히 영동 중ㆍ북부 지방에서 4월에 강하게 분다. `양양과 강릉사이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뜻에서 `양강지풍`이라고도 불린다. 이 바람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푄현상을 일으켜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바뀌고, 골짜기를 지나면서 풍속이 급격히 빨라진다. 이런 특성은 봄철에 강원도 지역 산불이 크게 번지는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힌다.
 

계절과 관련된 바람도 있다. 꽃필 무렵의 바람은 `꽃바람`이라 하고, 이 무렵 갖 피어난 꽃을 시샘하듯 차게 불어 대는 바람을 흔히 알 듯이 `꽃샘바람`이라고 한다. 농촌에서 모를 낼 무렵, 오랫동안 부는 아침 동풍과 저녁 북서풍은 `피죽바람`이라고 하는데, 이는 이 바람이 불면 흉년이 들어 피죽도 먹기 어렵다 해서 부쳐진 이름이다. 그리고 이른 가을에 부는 바람은 `색바람`이지만, 가을이 깊어 제법 차갑게 느껴지는 바람은 `찬바람`이라고 한다. 계절 바람과 관련된 속담 하나를 살펴보자. `동지 섣달에 북풍 불면 병충해가 적다`는 속담이 있다. 동지와 섣달은 일 년 중에 가장 추운 12월과 1월을 말하는데, 이때 차가운 시베리아고기압으로부터 북풍이 불면 기온이 내려가서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병해충이 얼어 죽게 돼 다음 해에 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도 적어진다는 뜻이다.
 

바람에 관련된 속담도 많은데 기상학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동풍에 곡식이 병난다`는 속담은 이는 한참 낟알이 익어 갈 무렵에 동풍이 불면 영서지방은 맑은 날씨에 기온이 많이 올라가고 많이 건조해지므로, 이러한 날씨가 여러 날 계속되면 가뭄과 함께 곡식이 마를 수 있어 병이 많이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파람에 곡식이 혀를 빼물고 자란다`는 속담은, 남쪽에 위치한 고기압에서 습기를 머금은 따뜻한 남풍류의 바람이 불면 곡식들이 놀랄 만큼 빨리 자라고 익어 감을 표현한 말이다.
 

올해 2월 18일은 24절기 중 우수(雨水)다. 우수는 두 번째 절기로, 추운 대동강 물도 풀리고,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제 추운 겨울은 지나가고 봄이 왔음을 의미한다. 우수가 지나면 추웠던 날씨도 서서히 누그러지고 따뜻한 봄소식을 전해줄 것이다. 저 멀리 산 너머 남촌에서 따뜻한 바람을 몰고 봄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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