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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부산사투리보존협회장 |
대학(大學)이란 책에 보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가는 문장을 하나 밝혔는데 그게 `학불염교불권(學不厭而敎不倦)`이다.
이를 해석을 하면 `배우는 데 싫증을 느끼지 말고, 가르치는 데 권태를 느끼지 말라`이다.
그만큼 배움이란 선비가 갖추어야 할 덕목 중에 하나이고 항시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본 위원은 항시 세 가지를 벽에 붙여 놓고 행하는 데 주저치 않는다.
첫째, 일생일념(一生一念)이고
둘째, 일생일업(一生一業)이며
셋째, 일생일원(一生一願)이다.
사람은 살아가는데 저마다의 생각과 업과 원력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 중 한가지라도 결여되면 사람이 살아갈 수 없다.
본 위원이 젊었을 때 경남도 건설국장을 지낸 여산 스님으로 지금도 만나고 있다. 그는 효암회(孝岩會)를 만들어 경주 이씨의 종친회 일을 보면서 83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음을 본다.
설날 아침에 덕담(德談)을 하나 보내왔는데 이 중에서 `수어산부여해(壽如山富如海)`란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뜻은 `산처럼 건강하게 바다처럼 넉넉하라`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씀이 바로 `거천재래백복(去千災來百福)`으로 `온갖 재상은 물러가고 모든 복은 깃들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본 위원이 작년에도 그렇게 했고, 재작년에도 입춘방(立春榜)을 쓸 때 `입춘대길(立春大吉)`은 맞는 말이지만 대각선으로 붙이는 단어를 보면 `건양다경(建陽多慶)`이 너무나 많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큰 방송이나 cctv에서도 건양다경을 쓴 것을 너무나 많이 보았다.
구한말에 총리대신 김홍집이 일본왜왕에게 두 손으로 받들어 받는 것이 바로 건양이고 보면 아마도 이때부터 고착된 것 같다.
소위 말하는 나라의 연호가 바로 건양이 됐다는 학설이 지배적이다.
`햇빛이 비춰져 만물이 소생한다`는 뜻을 담고 있으니 어느 한 학자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휘호로 남겼다.
서예를 배운 사람이나 입춘날 아침에 대문에 붙이는 것이 입춘방의 하나다. 이 건양은 절대적으로 쓰면 안 된다. 작년과 재작년에도 본 위원이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연유로 400여 통의 문자를 받았는데 그 중 300여 통이 건양이라는 단어가 있어 너무 불쾌했다.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가? 입춘날이 벌써 한 달이 다 돼 가는데 새삼스럽게 말씀을 드리는 것 역시 건양이라는 단어를 쓰면 안 된다는 것이다.
차라리 서기집문(瑞氣集門)이나 만복운흥(萬福雲興)은 어떠한지? 배움이라는 것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우리 속담에 `배워서 남주나`라는 말이 있다.
이 얼마나 시사해주는 말인가.
서경(書經)에 보면 "시언지가영언(詩言志歌永言)"라는 말이 있는 데 여기서 표현한 것이고, 노래는 말을 가락에 맞춰 하는 것이다.
시는 한시를 가리키고 `가`는 우리말의 노래를 가리키는 데 사용한다.
배움이 있으면서 이를 외면하면 곡학아세하는 형태와 다를 바 없다. 우리는 관습적으로 사용해 왔지만 이를 외면하는 것은 지식인의 자세가 아님을 알아야겠다.
공부는 죽을 때까지 해야 한다. 80세 먹은 노인도 일곱 살 먹은 손자에게 배울 게 있다는 말 역시 배움의 소중함을 그대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코로나 19 백신이 오늘부터 접종이 된다고 하니 집단 항체도 생기고 우리의 삶도 바뀔 것이라 믿는다.
"배운 놈이 저런 짓을 한다"는 결코 들어서는 안 된다.
항시 자숙하고 배운 자의 자세로 우리의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미증유의 세계에 살면서 백신을 대통령이 맞아야 한다 아니다 하는 괜히 우리 시선을 가리는 것은 없어야겠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45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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