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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
동유럽은 중세시대만 해도 서유럽보다 더 발전되고 잘 살았다. 그 이유는 당시 서유럽은 서로마 제국의 멸망과 프랑크 왕국의 붕괴 및 지중해 무역의 쇠퇴로 내리막길을 걸었던 반면에 동유럽은 외세의 침입 없이 안정되고 경제적으로도 흑해와 스칸디나비아를 연결하는 무역을 통해서 동로마 제국의 사회, 문화 및 중동의 선진 문화를 적극 흡수하면서 서유럽보다 더 높은 문화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근세 이후부터 동유럽은 서유럽과 마찬가지로 잦은 외세와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서유럽에 뒤처져 점점 쇠퇴의 길을 걷게 되고 근대에 이르러서도 독립, 독자적인 국가를 유지하지 못한 채 러시아제국(1721년~1762년), 오스만제국(1299년~1922년), 프로이센왕국(독일제국1701년~1918년), 오스트리아제국(1867년~1918년)의 지배를 받게 된다.
그러다가 제1차 세계대전(1914년~1918년)이라는 큰 전쟁이 발발(勃發)하고 동유럽 국가들은 제국으로부터 해방돼 독립하나 싶었지만 연이어 터진 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과 소련의 전쟁터가 돼버린 동유럽 국가들은 쑥대밭이 돼버리고 결국 독일, 소련전쟁에서 나치 독일에 승리한 소련군이 동유럽을 전부 점령함으로서 동유럽 국가들은 전부 공산당정권이 들어서고 루마니아 역시 1967년 12월 니콜라이 차우셰스쿠가 대통령에 올라 나라 이름을 루마니아 인민공화국에서 루마니아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바꾸고 자기의 반대세력과 무고한 주민들에게 인권탄압과 잔인한 학살을 하는 등 권위적인 독재정치를 해오다 그는 결국 사회의 적, 공공의 적(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범죄자)이 돼 심판대에 올라 그의 부인 엘레나와 함께 총살을 당하고 공산독재정권이 사라진 루마니아는 민주화를 되찾고 자유경제제체로 전환해서 경제발전을 이루며 200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2007년에 유럽연합(EU)에 가입하고 2008년에는 우리나라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외교 교류로 지난해 3월에 루마니아는 한국산 방역물품(진단키트, 방호복 등 1,500만 유로 상당)을 수입해 두 나라간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온다. 그러다가 최근에 루마니아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코로나19 백신 모더나 45만 회분을 한국에 기부, 스와핑(교환)하겠다고 표(表)해왔다. 그렇다면 현재 루마니아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가 108만 9,189명이고 사망자는 3만 4,379명으로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백신 접종률도 24,1%로 22,3%의 완전 접종률을 기록한 우리나라와 별반 차이가 없고 유럽연합 회원국 중 맨 뒤(불가리아17,3%)에서 두 번째로 백신 접종률이 낮은 나라다.
이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백신을 우리에게 기부, 스와핑 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루마니아의 오랜 정치 불신과 백신 안정성에 대한 불신, 서툰 방역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국민들이 백신을 맞지 않아 백신이 남아돌자 남는 백신을 그냥 방치해 두자니 제조날짜는 지나가고 해서 우리나라에 기부, 스와핑을 전달(傳達)해왔고 전달을 받은 우리정부는 루마니아의 협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확정 되면 신속하게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국민의 힘 홍준표 의원이 그렇게 동냥 받듯 백신을 구하지 말고 진작 좀 백신 선진국과 교섭해서 구하지 그랬느냐고 호되게 꾸짖으면서 k방역이라고 애꿎은 국민들만 옥죄고 세계를 향해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자화자찬 떠들더니 백신 거지가 됐나며 이번에도 특수부대 동원해 백신 운반 쇼나 할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오자 이에 민주당 이용빈 대변인이 제1야당의 그런 편협하고 왜곡된 시각은 팬데믹 위기를 극복하는데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정치적 셈법만 따지는 야당의 술책은 언젠가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반박해 백신을 두고 여야가 분란조장을 일으켜 분위기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는데 어째든 이번 루마니아의 백신 기부, 스와핑은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루마니아가 이왕에 기부, 스와핑 하려면 좀 더 일찍 유효기간이 넉넉한 걸 주었으면 여야의 징징대는 백신 공방은 덜했을 거고 백신에 민감한 일부 국민들에게도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정상적으로 생산된 백신을 수입해 맞아도 혈전 부작용 같은 게 생기고 심지어 백신 쇼크로 사망하는 사람도 있어 목숨과 직결되는 백신을 유통기한(제조일로부터 6개월이지만 3~4개월 안에 맞아야 안전함)이 다 되가는 것 뿐 아니라 백신은 보관 온도가 중요해 일정한 온도로 냉장 보관해야 하는데 그 나라가 백신 사용 중 상온에 노출 됐다거나 백신 운반 도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등 백신 관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장담을 못하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야당과 백신에 민감한 일부 국민들은 루마니아 백신에 대해 신뢰감을 못 느껴 불안해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나아가 정부의 무능함을 빗대어(비뚜름하게 말하다) 국제 고물상이 된 나라, 백신을 구걸하는 거지 국가라는 홍 의원까지 비난하고 나섰는데 물론 이러한 표현은 좀 거칠고 가격하긴 하지만 틀린 말도 아니다.
왜냐하면 정부가 여태 것 해온 것만 봐도 그렇다. 맨날 콜센터 직원처럼 전화통만 붙잡고 계약했다고 해놓고선 막상 그 날짜에 백신이 도착 못하고 미루어지는 등 제대로 일을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홍 의원과 일부 국민들의 쓴 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K방역 입도 뻥긋 안했으면 한다. K방역은 정부가 이루어 낸 실적이 아니라 온갖 시련과 희생을 치루면서 방역수칙 잘 지키고 애쓰고 노력했던 국민들의 성과인 것이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57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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