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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 교육협력 중앙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장 |
Simon Sinek이 미국 유명 강연회 프로 TED TALKS에서 행한 리더십 강의에서 발표한 모델로 `골든 서클(Golden Circle)` 이론이 있다.
여기서 위대한 리더들이 행동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이야기하면서 Why? 로 시작되는 가장 간단하지만 강력한 모델로 이 이론은 Why, How, What 중에서 Why부터 말을 시작하라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떠한 문제에 대해 What, How, Why 순서로 접근하는데 세상을 바꾸는 주인공들은 Why, How, What 순으로 접근한다고 한다. 즉 Why는 목적(신념, 존재 이유), How는 과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 What은 결과(행동의 결과물이 되는 제품,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서비스를 받거나 제품을 구매할 때 신념, 목적 그리고 존재 이유가 먼저라고 한다. 이는 What부터 접근한다면 문제 해결을 위한 해결책을 구하는 것에 집중하게 되고, Why로 시작한다면 솔루션보다는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TV에서 반려견의 나쁜행동 교정 사례에서 보면, 초인종만 울리면 짖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 방문자에 대해 흥분, 불안, 감시와 같은 이유로 짖는다고 한다. 이때 초인종에 짖는 행동을 중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까운 매트에 앉아 있게 하고 문을 열 때까지 `조용`, `기다려`와 같은 동작을 가르치고 간식으로 보상하면 곧 행동이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유아나 청소년 문제아에 대한 전문가 상담 사례에서 보면 어떤 부모도 부모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을 설명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들 이면에는 반드시 문제행동을 하는 부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감추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가 고쳐야 할 문제의 행동, 생각을 찾아내면 결국에는 모두 부모가 그 원인제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이의 문제가 심각할수록 부모의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내재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문제 아이를 고치고자 하는 경우에는 아이가 고쳐야 할 문제점을 찾기 전에 부모 자신이 고쳐야 할 문제점들을 찾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 한다.
요즘 대선을 앞두고 한국 사회에서 세대 간, 이념 간, 정치 노선과 지역 간, 조직의 갑을 간 갈등 등에서 극단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사태가 초래된 것은 우리 사회에 합리성이 부족하기 때문인가?
물론 그렇기도 할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인문학자들이 자주 주장하는 공감 능력의 심각한 결핍이 아닐까 싶다. 서로 간에 `말이 통하지 않는` 사태는 언어 표현, 문화와 시대적 불통이나 사고 논리의 불통이기에 앞서 정서나 마음의 불통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고, 상호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대화가 통하지 않을 때는 결국 둘 중에 주장이 강한 쪽이 이기는 것이 현실의 점유 법칙일까. 말이 안 통하고 주장과 세력이 통하는 사회,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은 그런 암흑정글 같은 세상은 분명히 아니다.
어느 인문학자의 주장을 인용하면, 면도날 같은 논리로 상대를 제압한다고 해서 곧 그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아무리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상대방의 허점을 지적한들, 상대의 말문을 막을 수는 있을지언정 그의 마음을 얻지는 못한다. 논쟁에서 반박할 수 없는 논리로 상대방을 꺾는 것과 그를 설득해 나의 주장에 귀 기울이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관점이다. `그래 너 잘 났다. 그래도 난 동의 못 해` 겉으론 웃으면서 악수하겠지만 논쟁의 결말은 대개 이런 식이다. 인간은 이성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논리적 오류를 즉각 수정하는 합리적 존재가 아닌 까닭이다.
공감의 지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거기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고 한다.
먼저, 나의 입장을 잠깐 내려놓고 상대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상대방의 허점을 찾기보다 그의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다음, 내가 먼저 상대에게 공감하지 않는 한 상대 역시 나에게 공감하지 않는다는 걸 상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과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다. 나는 상대방을 타파해야 할 적으로 생각하는가, 아니면 마음을 얻어야 할 동반자로 생각하는가? 설득과 공감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정치 이념, 제품이나 서비스이든 무언가에 대한 Why가 명확해야 의도와 동기가 명확해지고, 지속해서 관심과 존속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이슈나 관심사에 대해 목적, 과정, 결과에 대한 시작점은 Why부터 시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필자도 주장하고 싶다.
사이먼 사이넥도 Why가 조직이나 개인이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올해 2022 진달래 대선이든, 사회 어느 조직체이든지 새해 업무를 기획할 때 Why를 성공적으로 구성하고 표현한다면 대상자의 관심과 의사소통하고, 특별한 미래 희망과 가치에 대해 설득하고, 생각을 바꾸고 행동하도록 격려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How로 경쟁력과 비교우위를 갖추기 위한 차별화 전략을 고민하고 이어 What으로 전략과 전술에 대한 기획에서 무엇을 하는지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대상자가 희망하고 얻고자 하는 의도, 요구사항에 대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다가가고, 목적과 신뢰성을 주면 관심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