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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국 / 논설위원 / Saxophonist / 대구가톨릭대학교 창업경영학과 교수 / 교육부ㆍ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상 |
◆다가온 초고령사회의 거대한 파도
한국은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다섯 명 중 한 명이 노인이 되는 시대다. 긴 수명은 축복이지만, 돌봄은 이미 재앙으로 다가왔다. 병원에 입원한 노인은 간병인 없이는 하루도 지내기 어렵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간병 비용은 월평균 300만원에 이르며, 이는 중산층 가계에도 치명적이다. 가족의 어깨에 전가된 돌봄 부담은 삶을 무너뜨리고, 돌봄 포기라는 비극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절박하게 묻는다. 필자에게는 "초고령사회, 돌봄의 틀을 다시 짜야 산다"는 말이 추상이 아니라 생생한 현실의 요구로 다가온다.
◆인간만의 문제가 아닌 돌봄 구조
돌봄 위기는 인간에게만 닥치는 일이 아니다. 반려동물 1,500만 시대, 늙고 병든 반려동물 역시 인간과 똑같이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다. 입원ㆍ치료ㆍ간병 비용은 모두 가족이 감당해야 하며, 공공 지원은 거의 없다. 결국 인간과 반려동물 모두가 같은 벽 앞에서 주저앉는다. 돌봄의 불평등은 사람과 반려를 동시에 옥죄고 있다. 필자는 이 현실 앞에서 "돌봄은 권리다: 인간과 반려, 함께 존중받아야 할 생명"이라는 선언이 왜 절실한지를 절감한다.
◆해외 사례가 던지는 교훈
세계는 이미 답을 찾고 있다. 일본은 2000년 간병보험을 도입해 노인 돌봄을 가족이 아닌 사회 전체가 분담하도록 했다. 독일은 반려동물 보험을 제도화해 치료와 돌봄의 비용을 사회적으로 분산했다. 스웨덴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과 반려 모두를 `생명권 보장`의 틀 속에 담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돌봄을 개인의 선의에만 맡기지 않고, 사회적 권리로 재정의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돌봄 노동은 직업으로 인정받고 보험과 공공 서비스는 제도적으로 안정됐다. 필자는 이 교훈 앞에서 "가족의 짐에서 사회의 권리로: 돌봄 패러다임 전환"이란 메시지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고 느낀다.
◆품격있는 돌봄사회의 조건
이제 한국 사회가 배워야 할 점은 분명하다.
첫째, 인간과 반려 모두를 아우르는 돌봄을 공공 서비스의 영역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둘째, 돌봄 노동을 전문 직업으로 인정하고 안정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보험과 재정 지원을 통해 비용 부담을 사회적으로 분산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돌봄을 인간 중심에서 생명 중심으로 확장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묻는다. "늙고 병든 존재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그 대답이야말로 한국 사회의 품격을 결정한다. 필자는 오늘의 한국이 바로 이 시험대 위에 서 있다고 믿는다. `돌봄, 한국 사회의 품격을 가르는 시험대` 앞에서 우리는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지 않은가?
http://www.changwonilbo.com/news/32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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