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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5월을 목전에 두고 있다. 봄이 한껏 무르익어 대지의 연녹색이 보다 짙어지면서 대지는 꽃들의 향연으로 펼쳐진다. 시인 노천명은 그의 시 `푸른 오월`에서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 표현했다.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도 하지만 푸른 계절로서, 청운의 꿈을 품은 청년의 달이며,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또한 노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근로자의 수고를 격려하기 위한 근로자의 날, 장차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갈 새싹들인 어린이 날, 부모님의 고마움을 알게 하는 어버이 날, 스승의 가르침을 고맙게 생각하는 스승의 날, 불교의 년중 기념일 가운데 가장 큰 명절 부처님 오신날 등이 있으며 19일은 성년의 달이 있다. 성년이 되는 우리 청년들을 축하하는 날이며, 옛날에는 성년의식을 의미 있게 치러 주었던 날이다. 오늘날에는 간단히 그리고 잘 알지도 못하고 지나가는 날이 돼 아쉽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의미 있는 날이다.
4월을 잔인한 달이란 말을 많이 쓴다. T.S.엘리엇의 시 `황무지 시`의 서두에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4월은 많은 큰 사건들이 일어났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4월은 잔인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제주 4.3사건이 있으며, 1960년 4월에 학생을 비롯한 국민들이 이승만 자유당 정부의 독재와 부정부패, 부정 선거에 항의해 벌인 민주 항쟁으로 많은 젊은 피를 흘린 4.19가 있다.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해 476명의 승객을 태우고 인천을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바다에서 침몰, 304명이 사망한 사건도 4월에 있다. 이는 탄생의 기쁨을 맛보기 위해 진통의 과정과 해산의 고통이 있어야만 하는 것처럼, 아름답고 싱그러운 5월을 맞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청년의 달 5월은 대학축제가 있는 달이다. 5월이면 언제나 수양버들의 무명같은 씨눈이 눈처럼 날리는데, 대학의 넘치는 낭만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대학축제는 대학생활에 있어서 뜻있는 기간이다. 흥겨운 음악과 함께 다양한 먹을 거리와 즐길거리는 축제의 상징이었다. 축제는 가장 큰 연례 행사로서 학술대해, 체육대회, 음악 페스티벌 쌍쌍파티 등은 전체 종합대학 수준에서 치뤄지는 대 행사이다.
그러나 요사이는 주점이나 차려 놓고 술이나 마시는 축제가 돼버린 듯 하다. 축제이기 때문에 일상에서 벗어나 술도 마시고, 대학생으로서의 낭만도 만끽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이 주점경영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축제기간동안 대개 오전수업을 하고 오후에 축제에 참가하게 돼 있으나 준비한다고 수업에 충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전날 저녁 늦게까지 주점 운영하랴, 술마시랴 피곤하고 술이 덜 깨어 있으며, 수업시간 까지도 술에 절어 있으니 결과는 뻔하다. 선후배의 관계, 졸업생과 재학생, 그리고 교수님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도 술은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평소 학부제가 돼 같은 학번끼리도 친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축제기간을 통해 친근하게 된다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술은 과음하기 쉬우며, 도를 넘으면 싸울 수도 있는 것이 술이라 생각한다. 과거 축제기간 동안 그러한 사례가 좀 있었다. 건전하고 청년으로서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발휘되는 축제가 됐으면 한다.
계절의 여왕에 여왕을 뽑는 축제도 있다. 5월에 뽑는 여왕이라 "5월의 여왕"(May Queen)이라 했다. 우리대학 축제에서와 같이 외모를 주로 평가한 것이 아니라 다른 기준을 가지고 했으면 한다. 미스 코리아나 미스 유니버스와 같이 외모와 수영복 차림의 심사가 돼서는 안 된다. 이런 대회를 가지고 여성 차별이니 성의 상품화니 상업주의니 한다. 대학축제이니 대학축제 다워야 한다. 요사이 효에 대한 정신이 젊은이들 간에는 약하다고 한다. 그러니 효녀인 사람이라던가, 또는 학교를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한사람이라든지, 학교를 위한 일이라면 예를 들면, 운동선수로서 학교이름을 높일 수도 있고, 위대한 발명ㆍ발견 등 학문적인 업적도 있을 수도 있다. 문예창작 즉 소설, 시, 동요 등 창작에 의할 수도 있고 음악, 미술 등 예술분야에서도 학교를 빛낼 수 있다.
장애인을 도우며 남모르게 헌신한 사람, 또는 친구나 같은 반 학우의 어려운 일을 도와준 사람 등 그 예는 수없이 많다. 이상의 기준을 종합해 뽑을 수도 있으며 각 분야 별로 여왕을 뽑을 수도 있을 것이다. 미스 코리아는 진, 선, 미, 기타 기업체명을 딴 홍보용 선발이지만 우리는 미스 봉사라든가, 미스 효녀라든가, 미스 발명이라든가, 미스 학교발전이라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여자만 대상으로 하면 남자들은 성차별이라 항의할 수 있다. 공평하게 미스터 대학을 뽑는 것도 있을 수 있다. 이것도 과거와 같은 근육 좋은 남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 건강도 중요 하지만 다른 기준 즉 여왕을 선발하는 것과 같은 방법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외모가 아닌 마음, 정신이 5월의 여왕이나 5월의 왕을 선발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5월은 축제의 달이다. 마음껏 축복을 받는 희망의 달이며, 청운의 꿈을 안고 달려가는 푸른 청춘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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