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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1/18  창원일보
`군중 유체화`의 또 다른 확증편향

객원논설위원
경희대학교 교육협력 중앙병원 특임이사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사고 발생 후 74일 만의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참사 당일 오후 9시부터 군중이 떠다니는 `유체화 현상`의 발생으로 군중압력에 의해 `압착성 질식사`, `저산소성 뇌손상(뇌부종)` 등으로 158명이 사망하고 19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특히 사고 발생 직전인 오후 10시13분쯤에는 군중의 밀집이 더욱 심화되고, T자형 내리막길을 통해 인파가 떠밀려 내려오는 등 `군중 유체화` 현상이 뚜렷했다고 발표했다.
 

사고 발생 직전인 오후 10시 13분께는 T자형 내리막길로 인파가 떠밀려 내려오면서 군중 유체화 현상이 더 뚜렷해졌고, 세계음식거리의 군중 밀도는 이미 오후 9시 1분께 1㎡당 9.74∼12.09명 수준이었고, 오후 10시 16분께 1㎡당 6.04∼8.06명으로 줄었지만, 오후 10시 26분께 1㎡당 8.06∼9.40명으로 다시 늘었으며, 사고가 일어난 골목과 세계음식거리 등 인파가 몰렸던 일대에 오후 9시부터 오후 10시 26분까지 1㎡당 최소 2.68명에서 최대 12.09명이 빽빽하게 밀집했던 상태로 평가했다. 참사 직전 군중 유체화 현상이 벌어질 만큼 골목마다 인파물결이 높게 밀집화 되었고, 사고 현장 골목의 가장 아래 지점의 위치를 기준으로 세계음식거리까지의 높이차는 4.5~5.4m 조건, 3.2m 좁은 골목 내리막길 경사 여건에 경사도가 8.847~11.197도까지 올라가는 상황을 영국 Suffolk대학의 키스 스틸 박사(G. Keith Still) 연구(Crowd safety and crowd risk analysis)에 따르면, 1㎡당 7명 정도의 군중 밀집도에서 군중은 유체 덩어리처럼 변하며, 이때 사람들의 신발이 벗겨지거나 옷이 찢기는 상태가 발생하고 군중 속 개개인의 불안증세를 악화시켜 호흡곤란 증세를 유발한다고 보고했다.
 

또한, 구미 금오공대 박준영 교수는 참사 당시 최초 넘어지는 지점부터 약 10m에 걸쳐 끼임이 발생했다고 설명하며, 실제 오후 9시에서 10시 사이 참사 현장 군집 밀도는 1㎡당 6∼10명 사이에 있었고, 평균 224kg∼560kg 무게 정도의 힘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제기했다. 이어 박교수는 좁은 골목에서 양방향 통행과 군중 유체화로 밀집 현상이 10분 이상 저산소증을 겪다가 외상성 질식 등으로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핼러윈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용산소방서 등이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관련자 24명을 입건해 송치했고, 사고 원인으로 각 기관의 부정확하고 부적절한 상황판단, 전파 지연, 협조 부실, 구호 조치 지연 등이 있었다고 판단했고, 과실이 중첩돼 참사에 이른 것으로 `과실범의 공동정범 법리`를 수사에 적용했다고 한다. 행정안전부ㆍ서울시청ㆍ경찰청 등 이른바 `윗선`에 대해선 구체적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확대 수사는 종결했다는 것이다. 향후 법정에서 또 윗선에 대한 과실범의 공동정범 법리에 관한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꼬리자르기 여론의 질타와 논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위기 리더십` 프로그램에 따르면, 리더십 항목 첫번째가 `지휘관 모자를 함부로 받지 말라`이다. 미국은 위기 상황에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거나, 가장 전문성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현장 지휘관이 결정된다고 한다. 과거 세월호 참사 때나 이태원 참사 당시 지휘관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고 암담한 결과를 또 만들었다. 세번째 항목은 `순간 탄력성을 발휘하라`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매년 정기적으로 CEO와 임원을 위주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고 한다. 화학ㆍ정유ㆍ제약ㆍ식음료 등 위험 발생 가능성이 큰 산업군에서는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훈련에 임한다고 한다. 여객기가 이륙 후 엔진 고장이 발견되자 조종간을 잡고 창밖 뉴욕 시내를 보며 재빨리 3차원 지도를 머릿속에 그리며 큰 재앙을 직감하고 허드슨강에 과감하게 불시착을 감행했다. 설렌버거 기장의 `바르고 빠른 판단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참사를 더 키웠을 가능성도 배제하기가 쉽지는 않을듯하다.
 

이태원 참사의 원인으로 `군중 유체화`라는 새로운 표현이 뭔가 섬뜩하게 다가오는 것은 지난 3년간 겪은 팬데믹과도 연관성이 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팬데믹은 인류의 정신 건강에도 치명적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팬데믹 첫해인 2020년 전 세계 우울증과 불안장애 사례 비율이 25%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정신과 진료를 터부시하는 한국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 2021년 진료를 받은 우울증ㆍ불안장애 환자는 약 180만 명으로 2019년 대비 15.6%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외에 마스크 착용, 확진자 접촉ㆍ감염 우려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지만, 타인의 따뜻한 표정과 체온을 느끼는 것이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부정하긴 어려울 것 같다. 또 하나 `군중 유체화` 현상이 나타나는 곳은 지방 사립대가 뉴스에 자주 오르내린다. 며칠전 지방 소재 사립대가 요양원으로 사회복지, 공익법인의 퇴로 모색이 필요하다는 기사와 14년째 연봉이 묶인 교수들의 하소연 기사를 접하며, 지방대들은 임계점을 지난 지 한참이라는 언론 지적도 있다. 어느 언론사의 기획 취재 `상실에서 회복으로` 특집을 읽으며 마스크 사회로 표정과 온기, 염치를 잃었고, 공론장이 사라지고 확증편향의 보편화, `갈라치기` 편승하는 정치권의 편견 시각과 인식의 문제점 지적 등에 새해부터 마음이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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