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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가ㆍ칼럼니스트ㆍ치유문화예술전문가ㆍ백이산교육농장 대표(함안군) |
변변치 않은 형편에 친한 친구가 찾아온다. 그렇지만 좋은 식사 한번 대접하지 못한다.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시골 골목식당에서 돼지국밥 시켜놓고 소주 한 병에 깍두기 한 접시로 옛친구를 맞이한다.
이렇게 알뜰살뜰 평생을 아끼며 살아도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는다.
서민의 삶이란 누구나 다 마찬가지 허겁지겁 한푼이라도 벌어보겠다고 날일이 생기는 날엔 일터로 차를 몰고 나간다.
운전 중 전화를 받다가 모르는 학교 앞을 지나다가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속도위반이나 신호위반을 하고 날아오는 스티커를 받는다.
이럴 때는 기분은 너덜너덜 걸레 같다. 너나 나나 권력과 돈이 없으니 우리는 다 이렇게 살고 있다.
옛날 교통경찰 단속에 걸리면 안전벨트 미착용 같은작은 것 하나 끊어달라 사정을 했다.
그때는 교행하던 차가 가끔 깜박깜박 경찰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주기도 했다.
모르는 사람끼리 같이 도로 위에 있다는 것으로도 서로를 배려하는 훈훈함이 있었다.
그런데 기계들이 진화하면서 구석 구석 천개의 눈을 달고 감시를 시작한다.
기계는 냉정하다. 설정된 범위를 넘어서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스티커를 발부한다. 새로운 도로교통 문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생활화됐지만 가끔 깜짝깜짝 놀란다.
신호등을 지나고 나서 혹은 속도위반 카메라를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쳐서 띵동 소리와 동시에 내가 위반을 하지는 않았는지 예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걱정이 장막을 친다. 심기가 불편하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셀 푸코는 감시와 처벌이란 1975년에 쓴 그의 저서에서 현대 사회는 기계문명이 발전하면서 정신병동이나 감옥의 죄수들을 감시하게 설계된 파놉티콘과 같은 사회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그의 말은 적중돼 오늘날 사회는 원형 감옥같은 감시가 현실이 됐다.
파놉티콘이란 중앙에 감시탑을 두고 둘레에 죄수를 살펴볼 수 있도록 원형으로 설계된 건축이다.
죄수는 감시자를 볼 수 없고 감시자는 언제나 필요시 지켜볼 수 있는 구조로 죄수 스스로가 자기 감시를 하도록 돼있다.
오늘날 우리 삶이 그렇다. 우리는 전자 권력에 의해 시설에 갇혀 감시를 받고있는 잠정적 정신병자거나 범죄자로 전략했다.
곳곳에 심어놓은 카메라의 눈은 우리의 행동과 대화를 관찰한다.
길거리 구석구석 심지어는 좁은 실내공간까지 셀 수 없는 수많은 눈들이 반짝이고 있다.
우리를 감시하는 것은 카메라의 눈뿐이 아니다.
전자주민카드, 전자건강 보험증서, 각종 전자증서 등 사람들을 보다 쉽게 통제할 수 있는 감시 인프라가 거미줄처럼 형성돼 있다.
거기에다 핸드폰까지 한몫한다.
상대에게 주민등록번호가 털리면 모든 나쁜 짓을 당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있는 것은 무엇인가? 스스로가 감시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일은 무엇인가?
길고 복잡한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남들이 쉽게 추측할 수 없도록 생일, 차량번호 가족 전화번호 등을 피한다.
악의적인 소프트웨어나 앱에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한다.
공공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접속은 되도록 하지 말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민감한 정보는사용하지 않는다.
현대인은 신경써야할 일이한두 개가 아니다.
전자 감시로부터 우리만 당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결과 만들어진 파놉티콘에 대항마로 시놉티콘이 등장은 했지만, 백화점 은행창구 병원 등 곳곳에 설치된 이 장치는 상호 감시일 뿐 일방적인 통제와 감시 개인정보 등을 유출로부터 보호해 주지는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최선의 방법은 법규를 준수하고 정직하게 사는 생활 습관과 자신의 정보는 털리지 않도록 스스로가 관리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0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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