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4월 16일은 전남 진도 팽목항 앞 바다에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팽목항은 지금은 진도항으로 이름이 바뀌어 항만개발이 한창이지만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자들의 시신이 옮겨진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이날 오후 진도 팽목항 방파제에는 수많은 빛바랜 노란 리본들이 난간에 매달린 채 바닷바람에 나부꼈다.
유가족들은 참사가 발생했던 해역에서 선상 추모식을 가졌다. 선상 추모식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해역에서 묵념과 헌화, 추도사, 참사 해역 선회 순으로 30분간 진행됐다. 유가족들은 바다를 향해 국화꽃을 던졌고 고인들을 추모하며 눈물을 보였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5일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10년 전 어제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탑승객 476명 중 172명이 생존하고 304명의 사망ㆍ실종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세월이 지나도 우리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채 피지도 못한 채 차가운 바닷속에 잠겨서는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기억한다. 그래서 세월호 사건은 지나간 일로 치부될 수 없다. 대체 언제쯤이면 가족들이, 엄마 아빠가 아이들을 그리워하며 목메어 울부짖는 일이 끝날까. 아이들을 바다에 묻은 가족들은 아직도 10년 전 그때를 살고 있다고 했다. 김순길 4ㆍ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처장(단원고 고 진윤희양 어머니)은 "안전과 예방을 위한 대책을 세워놨음에도 참사가 일어났다면 빠르게 책임자를 문책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가족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됐는데도 왜 그 많은 사람이 구조되지 못했는지, 왜 그 큰 세월호가 갑자기 침몰했는지 아직도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경기 안산시 단원구 4ㆍ16 민주시민교육원에 마련된 `단원고 4ㆍ16 기억교실`에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기억 교실은 2014년 4월 16일로 시간이 멈춘 단원고등학교 교무실과 교실을 복원한 곳이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이 사용했던 2학년 1~10반 교실과 교무실을 그대로 옮겨놨다.
지난 10년간 세월호 유가족들이 겪은 아픔과 슬픔은 충격, 그 자체였을 터다. 세월호 재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꾸려졌고 성과도 있었지만,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 제도 개선 등에 한계를 남기면서 상설 재난 조사 기구의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거리를 걷던 시민들이 숨진 10.29 이태원 참사가 또 발생했다. 10.29 이태원 참사 또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유가족들은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 모두 유족들의 아픔에 좀 더 귀를 기울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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