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전해져 온다. 바로 `보수와 진보`에 관한 얘기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갈등 중 가장 심각한 형태는 이념갈등이다. 그런데 이 이념갈등의 저변에는 역시 보수와 진보가 또아리를 틀고 있다. 이러한 구도는 정치ㆍ언론ㆍ학계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여과없이 수용되고 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회는 분열과 갈등이 더 심화되고 양극화가 돼가고 있다. 진보와 보수는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에서 정치이념의 지형을 대변하게 되었다. `보수와 진보`가 바로 정치판에서 상대를 공격할 때 쓰이는 도구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현대사에서 남북한의 대결이 고조됐던 시절 권위주의 정권에 의해 진보가 탄압받은 적이 있었다. 이 때를 기준으로 보면 탄압을 가한 쪽은 보수가 된다. 그러나 이는 엄밀히 말해 정권안보 차원에서 악용된 사례다. 다시 말해 정권을 지키려는 측에서 반대편을 공격하는 무기로 진보라는 개념을 활용한 것이다. 이 때 보수는 흔히 극단적인 반공주의, 재벌중심 시장경제 인정, 강력한 대통령 권위주의 통치체제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을 총칭한다. 반대로 남한과 북한과의 화해, 복지확대, 민주화 확대 등으로 사회를 변혁시키려는 사람들은 대체로 진보로 분류됐다.
사실 진보나 보수라는 사상은 나쁜 이념이 아니다. 진정한 보수란 근본적으로 기존의 가치를 존중하고 유지하려는 쪽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때 우파 사람들은 정부가 개인이 부를 축적하도록 자유롭게 내버려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좌파쪽 사람들은 자유로운 시장경제 체제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경제에 간섭하고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보수주의자들은 기존의 사회질서나 체제를 유지하면서 제도 일부를 개선하는 점진적 부분적 변화를 주장하는 반면 진보는 사회구조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급진적 변화를 이루고자 한다. 그러므로 진보와 보수는 다르되 같은 개념이다. 적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통념이다.
자유와 평등이 서로 균형을 이룰 때 인간의 존엄이 실현되는 것처럼 진보와 보수는 공존의 가치이다. 마치 새가 한 쪽 날개로만 날 수 없는 이치와도 같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가장 취약한 지점은 바로 보수와 진보가 죽일 듯이 상대방을 비난하고 싸우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더 이상 진보와 보수, 보수와 진보가 머리가 터지는 식의 싸움은 원하지않는다. 바로 대통령실이나 여야 정치인들이 새겨야 할 덕목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진정한 보수가 필요하다. 창간 14주년을 맞는 창원일보의 보수와 진보에 대한 개념이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03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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