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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 前 마산중앙중학교 교장 |
필자가 가끔 머무는 복지관 도서관에는 아흔에 가까운 연세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봉사 활동을 하시는 어르신 한 분이 계신다.
참으로 남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속 깊고 분별력 있는 분이시며, 정성어린 마음을 담아 도서관을 찾는 이에게 공손하고 겸손한 인사로 한 분 한 분을 맞이하신다.
겸손과 배려하는 마음은 내면에서 비롯되며, 다른 사람이나 외적인 영향에 의해 억지로 생기지 않는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먼저 자리를 내어주는 온기, 서로를 향한 믿음 속에 기쁨이 있고, 늘 마음의 공간을 넉넉하게 품는다면 좋은 인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어르신의 인자하고 겸손함 덕분에 도서관의 분위기는 서로의 거리감 없이 새로운 눈을 밝히는 진지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이욕상민 필이언하지, 욕선민필이신후지是以欲上民 必以言下之, 欲先民必以身後之" "백성 위에 서고자 한다면 반드시 말을 겸손하게 해야 한다. 백성보다 앞서고자 한다면 반드시 몸(사적인 이익)을 뒤에 두어야 한다" <도덕경> 제 16장에 있는 말이다. 노자가 지도자에게 가르침은 위대한 인물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겸손한 태도를 가질 것을 강조했다.
예수는 또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마23;12)"고도 했다.
우리 속담에도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있다.
이 말들은 성공한 사람일수록 겸허하게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가진 것이 많고 아는 것이 많다면 말과 행동이 더 겸손하고 신중해야 하며 예의를 중시하고 인의를 지켜야 한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줄 알고 상대방을 충분히 존중하고 배려해야 하며 옳은 것을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잘난 체하면 사람들은 잘난 것을 알아주지 않지만 겸손하면 그 인품을 더 알아준다.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생각하고 스스로가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지한 것과 같다.
무엇이 우리를 떳떳한 사람으로 만드는가.
그것은 자비로운 덕행과 올바른 지혜이다.
자비의 실천이란 나만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 않고, 남을 이롭게 하는 입장에서 행동하는 마음가짐을 의미한다.
이는 곧 나와 남을 나누어 보지 않고 자타불이自他不二의 가치관과 윤리관에 기인하여 행동하는 자세이다.
훌륭한 스승, 리더는 나만 생각하는 태도에서 우리를 생각하는 태도로 바꾸어야 한다.
자신에게 초점을 덜 맞추고 다른 사람의 관점을 더 열린 마음으로 수용해야 한다.
지도자와 스승의 자리는 그만큼 두렵고 책임이 무거운 자리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는 지금, 자신의 안목에 의지하지 않고 이기적인 자기를 비우고 버리는 태도,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는 진정한 마음이 필요할 때이다.
항상 자만하지 않고 나눔과 사랑은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 따뜻한 인정으로 차곡차곡 쌓여갈 것이다.
"가득 차면 손해가 생기고, 겸손하면 이익이 생긴다" 는 공자와 자로의 대화를 찬찬히 곱씹어 보았으면 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26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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