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아파 들어간 공중화장실. 가까스로 위기를 면하고 나오려고 하는데 휴지가 없다. 대응할 수 있는 건 아내가 선물로 준 손수건과 오만원권 지폐. 무엇을 써야 할까?
소설가 이외수<사진>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현재의 난처한 상황을 올려 도움을 요청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최근 출간된 `이외수의 존버 실천법-뚝,`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을 주제로 하창수 작가가 묻고 이외수가 답하는 내용을 담은 대담집이다.
성공, 노력, 믿음, 사랑 등 125개 화두에 대한 `이외수식 답안`이 실렸다. 지난해 출간된 `마음에서 마음으로`에 이은 이외수-하창수의 두 번째 대담집이다.
짜장면과 짬뽕을 두고 펼쳐지는 영원한 갈등에 대해 이외수는 "둘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건 번갈아 가면서 먹으려 하지 않고 한꺼번에 먹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욕심을 버리라"고 충고한다.
또 집착에 대해서는 "성취할 때까지는 집착을 가져야 한다"고 답하고, 남자의 울음에 대해서는 "사람은 시도 때도 없이 울어야 한다. 시간이나 횟수를 정해놓고 울라고 하는 건 인간이 되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설명한다.
천재가 되기보단 노력형 대가가 되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천재는 있어요. 그러나 요절하지요. 타고난 재능 없이 노력으로 성취를 이루는 사람은 대가입니다. 천재보다는 대가를 더 높이 봐야 합니다……노력해서 대가가 되십시오."
잠시 누군가의 육체를 빌려 살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을 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사람이 아니어도 된다면 먼지가 되고 싶다"고 답한다. "자유롭게 떠다닐 수 있어서 많은 걸 놓아버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0월 위암 2기 판정을 받은 이외수는 수술실로 들어갈 때 어떤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작가로 살아온 40여 년의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렇게 안이하지는 않았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쯤 떠나도 그렇게 억울할 것은 없었어요. 열심히 살았고,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으로 족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영사. 300쪽. 1만 4,000원.
/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http://www.changwonilbo.com/news/113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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