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이 극적인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산업은행이 STX조선해양 노사의 자구계획을 전격 수용함에 따라 법원 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계획은 철회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11일 "STX조선이 제출한 자구계획에 대해 회계법인 등 전문기관의 충분한 검토를 거친 결과, 컨설팅에서 요구한 수준 이상으로 판단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와 산업은행은 회계법인 컨설팅 결과 STX조선 노사가 `인건비 75% 감축 등을 통한 고정비 40% 절감` 등 고강도 자구계획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자구계획에 대한 노사 확약서가 지난 9일까지 제출되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으로 선박 건조 수주를 지원하지만, 제출되지 않으면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다는 방침이었다.
앞서 STX조선 노사는 제출 시한인 9일 자정을 넘겼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자 산업은행은 법정관리 신청을 하겠다는 원칙론을 내세웠다.
그러나 노사는 지난 10일 오후 산업은행에 확약서를 제출했다.
확약서에 담긴 자구계획은 희망퇴직ㆍ외주화 등 인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대신 무급휴직ㆍ급여삭감으로 인건비 75% 감축 효과를 내는 게 골자였다.
STX조선은 이 같은 비용감축에 더해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유휴 자산을 적절한 시기에 매각하는 등 사업을 재편해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STX조선에 대해 `수주 가이드라인`에 맞는 선박은 RG 발급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가이드라인은 무분별한 저가 수주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STX조선의 경영 상황과 자구계획 이행 등을 계속 점검해 자산 매각 등 자구계획이 원활히 이행되지 않거나 자금 부족이 발생하면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산업은행의 이번 STX조선 구조조정은 노사의 확약서 제출 시한을 넘긴 데다 애초 요구했던 인적 구조조정(690명 중 500명 감축)과 다른 형태의 자구계획이 승인됐다는 점에서 `원칙`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또 STX조선 노사가 합의한 무급휴직은 애초 컨설팅에서 제시했던 외주화보다 직원들의 임금 수준이 더 감소하는 등 결코 강도가 낮은 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이 노사합의를 수용했다는 사실이 지역과 직원들에게 알져지자 안도의 한숨과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도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송종구ㆍ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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