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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출 편집국장 |
기자는 이토히로부미를 보거나 만나지는 못했다. 그가 1841년 태어나서 1909년 사망하였으므로, 그런데 사망한지 100년도 훨씬 지난 2024년에 느닷없이 정치판 한가운데에 등장했다. 그것도 대한민국 미래를 가름할 `2024 4.10` 총선에서다.
대체 이토히로부미가 거기서 왜 나오는가.
히토히로부미는 역사적 인물이다. 기자도 그의 자세한 행적까지는 몰랐지만, 뜬금없이 재소환되었으므로 생애를 잠시 짚어보려 한다.
히토히로부미는 `에도 시대`(무사계급이 지배했던 시대)부터 `메이지 시대`(1867년~1912년)까지 활동한 일본의 정치가이다.
원래는 무사 지위도 얻지 못한 하급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일본의 초대 수상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45세에 초대 총리가 되었고 정계의 중심에서 물러난 후엔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으로 조선을 강제로 병합(빼앗는) 기초를 구축했다. 우리 민족으로 봐서는 천인공로할 인물이며 일본으로 봐서는 추앙받을 만한 이다.
위대한 영웅 안중근 의사는 러시아 방문을 하려 하얼빈 역에 내리던 그를 저격해 사망케했다. 영웅이라 호칭하였는데 이는 지난 2022년과 2023년 영화와 뮤지컬 `안중근 의사 일대기`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서이다. `영웅`이라는 영화가 32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속절없이 나라를 빼앗겼던 그때를 되돌려 보게했던 그런 분이다.
이런 때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인재육성과 장학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그 예로 `이토히로부미`를 거론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거세다.
기억할진대 성 의원은 한번씩 논란을 일으키는 말을 하는 이다. 그가 4.10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받은 사실도 희안하거니와 이번에 히로부미를 대한민국 2세들에게 주는 장학금 전달식에서 거론한 것은 차라리 참담할 지경이다.
일화로 소개한 내용도 어이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요약하면, "미국이 일본을 무력으로 굴복시켰을 때 이토히로부미를 포함한 청년 5명이 금고에 있던 금괴를 훔쳐 영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오늘의 일본을 완전히 개발시켰다"는 것이다.
이 무슨 말인가? 성 의원은 장학금 수여식에서 "이토히로부미가 한반도에 끔찍한 사태를 불러온 인물이고 그만큼 우리에게 불행한 역사"라는 말을 덧붙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면서도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웠던 선례 라며 학생들에게 말했다.
해석을 굳이 해보면 이토 히로부미라는 불세출의 인재를 먼저 키웠던 일본을 역사관이 제대로 확립되지 못한 우리의 2세들에게 소개한 것인데 그래서 조선이 참혹했던 일제강점의 시기를 겪었다는 것인가. 백번 이해하려 한다.
그래서 일본이 일찍 눈을 뜨게 돼서 이웃나라를 강탈한 것이 합리화되는가.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로 끌려가서 수모를 당하거나 목숨까지 잃게된 일은 어떻게 설명하려는 것인가.
오늘을 사는 우리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는 없고 이제서는 과거를 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도 일본의 진정어린 사과나 반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사정이야 어떻든 유력 정치인이 언급한 이토히로부미 인용건은 그래서 세인들로부터 논란곰께 비난의 소지가 충분하다. 모름지기 모든 화는 혀로부터 나오는 법이다.
국민의 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같은 발언을 두고 설화 경계령을 내렸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이날 주요 당직자와 공천이 확정된 후보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총선을 앞두고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더 주의해달라"고 했는데, 성 의원의 설화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왜들 이러는가.
한 위원장 조차도 "후보나 예비후보들은 우리 당의 얼굴"이라며 "잘못된 비유나 예시를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자"고 당부했다니 도대체 이런 사람이 국회로 들어가면 무슨 일을 할까. 참으로 막막하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0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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