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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
전쟁이나 다름없는 22대 총선이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대참패로 끝났다. 이번 총선은 투표율이 67%로 30여 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987년 직선제 이후 현직 대통령이 임기 내내 여소야대를 겪어야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투표율이 지난 21대보다 높았다는 것은 그만큼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어이없는 폭정과 검찰 정치의 무도함, 지리멸렬 무능함에 국민들이 분노해 있었고, 그 울분이 직접 투표 행위로 이어진 역대급 정권심 판 선거였다.
이제 총선은 끝났고 민주당이 입법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국민들은 21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에 180석을 안기며 코로나19 재앙을 제대로 수습하라고 명령했다. 그러고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범야권에 190석을 주며 또다시 민주당을 선택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년 동안 저질러 놓은 의회 정치의 파행과 비정상적 국가 운영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으라는 국민적 명령이다.
우리 정치의 파행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사의를 표명하던 2021년 3월부터 이미 예상되었다. 윤 대통령은 사의 표명 하루 전 보수의 원조인 대구를 방문해 정치 참여의 마각을 슬쩍 보여주는 치밀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내공 있는 정치평론가들마저 설마 검사만 하던 사람이 대통령 자리까지 욕심이 있을까 하며 반신반의했지만 신림동 고시원 시절 사법시험 9수를 하면서부터 배태됐을 수도 있는 윤석열의 장래 희망 대통령을 간파하기에 그들은 너무도 어리석었다.
그렇게 윤석열은 국민의힘을 통째로 접수했다. 지난 대선에서 0.7%란 미세한 차이로 정권을 잡았고, 정적으로 예상되는 인물을 쫓아내고, 용산에서 사랑하는 김건희 여사와 함께 무소불위 권력의 칼을 마음껏 휘둘렀다. 국민들의 시선은 무시한 채 총칼로 무장한 전차를 마음껏 몰았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8월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각각이 헌법기관인 여당 의원들을 자신의 발아래 두고 권력의 오만과 위세를 마음껏 뽐냈을 때 이미 정치는 없었다. 그 빈자리에는 군림하는 `벌거벗은 임금님`의 뒤틀린 욕망과 무자비한 지배만이 남았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모두 머리를 조아리고 건배 잔을 양손으로 공손하게 받드는 의원들을 보면서 정치가 우습게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던 의원들은 땅을 보면서 총선 공천장 받을 때까지만 참자는 이중 시늉만 한 것이다, 이번 22대 총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참패한 것은 당연한 자업자득이다. 집권 여당이 역사에 기록될 만큼 철저하게 무너진 작금의 거대한 패배 원인은 윤 대통령의 검찰 정치와 윤핵관의 ``바이러스 정치`가 빚는 불행이자 비극에서 비롯되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언론플레이를 슬슬 하다가 4개월여 만인 6월 말 드디어 정치 참여 선언까지 한 것은 결코 국민이 그를 거기까지 밀어 올린 것은 아니다. 고시원 시절부터 동생들에게 술 사주고 밥 사주면서 보스 형님 기질을 마음껏 뽐냈던 윤 대통령은 검사 재직 26년 동안 머릿속에 온통 `나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빗나간 권력욕과 여의도에 대한 무시와 오판이 그 스스로 정치 무대에 뛰어들게 했던 근본적인 동력이 되었다고 본다. `믿을만한 동생 한동훈`을 총선 빅매치를 앞두고 집권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파격 선택한 것도 `검사 정치`의 전횡에서 나은 황당하고 어이없는 결과로, 이미 패배가 예상된 결과이다. 하지만 손바닥 왕자를 새길 정도로 대통령 욕망이 들끓었던 윤석열에게 대운이 찾아온 것은 그에게도 불행이었고 국민의힘에도 불행이었다는 것이 이번 총선 대참패로 입증되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패배로 레임덕보다 더 심각한 권력 공백 현상인 `데드덕`까지 가는 식물 정권의 허수아비 지도자로 전락했다. 또한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보다 후보들 면면이 더 낫다`는 평가까지 받았던 꽤 능력 있는 일부 국민의힘 후보들은 제대로 한번 싸워보지도 못하고 윤석열 정부 심판 바람에 추풍낙엽 신세가 되었다.
오랫동안 여의도에서 수많은 대권주자가 명멸을 지켜본 윤핵관들은 윤석열 `검사`가 지지율만 높을 뿐 전혀 검증되지 않은 인물임에도 뻔뻔하게 그를 보수정당의 대권주자로까지 밀어 올렸다. 그 지지율이 얼마나 허망하고 헛되다는 것은 이번 총선에서 대권주자 지지율 2위를 달리던 `한동훈의 참패`를 통해 알 수 있다. 윤핵관의 무도하고 이기적인 윤석열 선택은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던 그들의 기득권 정치를 단 1초라도 더 연장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어떤 공직 의식이나 책임감 같은 것은 아예 없었다.
국민의힘 총선 참패의 복기는 다양하게 나올 것이다. 필자는 윤핵관들이 그 달콤한 금배지 기득권 정치의 유혹으로 윤석열 지지도에 둘러붙어 한국 정치를 근 3년 동안 퇴행시키다 못해 질식시켜 버린, 그래서 32년 만에 최대로 국민들을 투표장에 집결시켜 윤석열 아웃을 외치게 한 그 국가적 재앙 야기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한다. 이번 국민의힘 대패의 원인은 당연하다. 염치가 있으면 사과라도 하는데 단 한 번도 고개 숙인 적이 없으니 국민들은 회초리를 들 수밖에 없었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0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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