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창원일보 회장 |
어린 시절 `정의는 이긴다`고 배워왔다. 정의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를 뜻한다.
정의의 반대말은 불의이다. 불의는 옳지 아니함을 또는 사람의 도리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이 때문일까? 모든 극 중에서는 정의를 앞세운 사람이 승리하는 대미를 장식하며 막을 내린다. 어린 시절 매주 연재돼 보아온 `녹의 여왕과 라이파이`라는 만화 속에서도 그러했다. 주인공 라이파이가 중과 부적의 적을 차례대로 때려잡는 정의의 사도로 등장, 그 당시 꼬맹이들을 열광시킨 적이 있었다.
60여 년 전 만화 속 주인공 라이파이가 오늘날 같은 혼란의 시대에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을 차례대로 제거해 주었으면 하는 필자의 망상이 서글프기만 한 현실이 안타깝다.
제22대 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국회의원 당선자 3백 명 정치인들의 야망은 어디까지일까? 국익을 위한 애국과 국민 삶을 행복하게 할 민생의 길은 요원한 것처럼 보인다.
진영논리에만 치우쳐 있고 국가경영은 암울할 만큼 더디다.
정의는 이긴다는 말은 무색해졌고 이기는 것만이 정의인 양 우쭐거린다. 그렇다.
이기는 것만이 정의라는 수식어도 세상 이치에서는 복합될 수 있다. 필자는 중학 시절 축구를 했다. 사범대학을 갓 졸업하고 부임한 체육 선생님으로부터 축구를 배웠고 학교 대표선수가 됐다.
체력 단련을 위한 지구력과 축구의 기본기 그리고 인성교육까지 소년 시절의 인간 교육을 이 선생님으로부터 영글어진 셈이다. 그때 이 선생님은 `정의는 이긴다`가 아니고 `이기는 것이 정의`라고 가르쳤다.
부연해서 하는 가르침이 이겨야만 학교 관계자 동문과 선생님의 칭찬이 뒤따르고 더불어서 짜장면도 비빔밥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선생님의 말씀이 옳았다.
훈련 시간 중 가끔 고등학교와의 연습경기를 가질 때가 많았다. 패하면 회초리가 종아리에 와 닿았고 이기면 창화관의 짜장면이나 선미옥의 비빕밥을 얻어먹을 수 있었다. 이겼다는 것에 대한 보상이랄 수 있었다.
60여 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종로 거리에 있는 창화관의 짜장면이 생각났고 구법원 앞의 비빔밥집 선미옥이 어렴풋이 떠오른 것도 이기는 것에 대한 보상을 깨닫게 됨이다.
그 당시 우리 팀은 도민 체전우승, 부산일보 주최 청룡기대회 우승, 전국체전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면서 `이기는 것이 정의`라는 미심쩍은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였고 열심히 기량 연마를 했기 때문이다.
60여 년 전 전국체전에서 우승하고 돌아온 날이 생생하게 기억된다.
우승의 주역 그 선생님과 우리들은 시내 중앙 로터리에서 금메달과 꽃다발을 목에 걸고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보무도 당당하게 시가행진했던 행복한 기억이 새롭게 떠오른다.
이번 총선 당선자 3백 명도 `정의는 이긴다`가 아닌 `이기는 것이 정의`라는 세상 이치를 깨닫게 한 결과일까? 현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야당의 선거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일까? 아무튼 여소야대의 현 정치 상황에서 이 정부가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 국민의 힘 일부 정치인들의 세미나에서부터 현 정부를 비판하는 것인지 야당을 비판하는 것인지 애매한 `쓰레기를 덮어두지 말고 치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현 정부와 국민의 신뢰 관계가 깨졌기 때문이라는 자성의 발언도 있었다.
제21대 마지막 국회에서도 불협화음이 그치질 않고 있다. 야당의 발목잡기가 불을 보듯 뻔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제21대 국회에서 마지막으로 추진하는 법안들이 다섯 개나 된다.
양곡관리법 개정안, 채상병 특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민주유공자법 개정안 등이다. 어떻게 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여ㆍ야 정치인 모두에게 고한다. 이기는 것이 정의라는 것을 깨달았다면 향후 이기기 위해서는 국익과 민생을 위한 정치를 한 번쯤 펼쳐 볼 때가 아닌가 싶다.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현 정국의 타개책을 풀어나가는 정치를…!
http://www.changwonilbo.com/news/303094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